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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소소한 일상77

(소소한 일상/ 미국생활) 지옥을 맛보다 ! (?) 살면서 혹시 지옥 같았던 시절이나 경험이 있으신가요? 살면서 너무 힘들고 어려운 일을 겪으면 지옥 같다고들 표현합니다. 저도 어른이 되고 난 이후엔 그런 감정을 느낀 적이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몇 년 전에 아주 잠깐 지옥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한 3년전 막 대학원을 졸업하고 인턴생활을 하느라 초등학교로 출퇴근을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때 당시 시부모님과 함께 살고 계셨기 때문에 아이들이 학교를 끝나면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봐주셨지요. 그래서 저는 큰 걱정 없이 직장을 다녔습니다. 제가 일을 다 마치고 집에 들어갈 쯤이면 보통 4: 30분 정도이고, 아이들을 3시 이전에 집에 다 들어옵니다. 미국은 부모들이 거의 학교에 가서 아이들을 픽업해 오기 때문에 중간에 무슨 일을 당할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 2020. 11. 10.
(미국생활/ 소소한 일상) 우리 뭐 먹어? 미국에선 미식가들을 푸디 ( foodie)라고 합니다. 먹는 걸 좋아하고 먹는 것이 인생의 낙인 사람들이죠. 저희 집이 약간 foodie family 입니다. 쉬는 날이 되거나 여행을 가도 잘 먹는 게 너무 중요합니다. 정말 매끼마다 밑반찬 빼고 싹쓸이 해주는 덕분에 음식쓰레기는 거의 안나올 정도입니다. 가족 중에서도 가장 심한 미식가들이 남편과 큰딸입니다. 전에도 말했듯이 남편은 행그리가 있을 정도로 먹는 게 큰 삶의 일부인데, 아빠를 빼다 박은 큰딸이 있습니다. 먹는 취향, 입맛도 비슷하고 먹는 걸 너무 좋아하는 부녀지간입니다. 둘다 달걀을 너무 좋아해서, 삶은 달걀 서로 더 먹겠다고 부녀지간에 싸우는 걸 보면 기가찹니다. 저는 계란에 대해 아무 감정 없던 사람이었는데, 둘이 너무 먹어대는 바람에 삶.. 2020. 11. 5.
(드라마/응답하라 1988) 어떤 집에서 살고 싶으세요? 요즘 둘째 아들이 “ 응답하라 1988”에 빠졌습니다. 저는 방영할 당시 이미 다 보았지만 다시 재방송으로 보아도 재미있더라고요. 아들은 거기 나오는 사람들을 보고 “ 한국 할머니랑 할아버지 처럼 말한다”라고 합니다. 제 고향이 부산이라 부모님과 친척들이 다 사투리를 쓰시니까요. 사투리가 심한 대사를 어떨게 다 이해할까 싶었는데, 영어자막을 보면서 키득키득 웃으며 좋아합니다. 아들은 거기 나오는 드라마의 몸개그 코드가 맞는 것 같아요. 저는 보면 볼수록 정봉이와 저희 아들이 겹쳐보여 혼자 웃었습니다. ^^ 처음 방영할 당시엔 덕선이 남편찾느라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다시 보면서 드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나라면 과연 어떤 집에서 살고 싶을까? 하면서요. 물론 부모의 입장과 자식의 입장에서 살고 싶은 가.. 2020. 10. 27.
(소소한 일상/ 부부생활) 나한테 수고하란말 하지마!! “수고해~ 오늘은 수고해라고 해도 되지ㅎㅎ?” 요즘 남편이 출근하기 전에 물어봅니다. 한동안 남편은 저에게 수고해란 소리를 잘 못했습니다. 몇 년 전에 제가 심하게 “버럭” 한 적이 있었거든요. 막내를 낳고 시어머님께서 한 달 산후조리를 해주시고 LA로 돌아가신 후에 스트레스가 극에 도달한 적이 있었습니다. 막내는 이제 겨우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아 한창 밤중 수유를 하는 중이라 저는 잠을 잘 자지 못했고, 아직 손이 많이 필요한 3살반된 아들과 그때 막 중학교를 들어가서 한창 반항하던 큰 딸을 돌보는 시기였습니다. 거기다 저는 미술대학원 마지막 졸업학기라 이것저것 할 것이 많이 있었지요. 친정도 아무 연고도 없는 미국에서 정말 홀로 모든 것을 해야 하는 상황이였습니다. 남편은 나름대로 저를 많이 도와.. 2020. 10. 24.
(소소한 일상/죽음의 교훈) 죽음은 우리 곁에 있다. "죽음의 교훈, 즉 우리가 살고 사랑할 시간이 제한되어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시간을 최선으로 이용하고 생을 최대로 충만하게 살려고 노력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한쪽 어깨 위에 짊어지워진 죽음의 실체를 부인하고, 당면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죽음이 주는 지혜로운 교훈을 스스로 버린 결과, 현명한 지식을 가지고 충만한 사랑을 할 수 없게 된다" 아직도 가야할길 중에서 이번 주에만 아는 지인의 부고를 2번 들었습니다. 한분은 정년 퇴임하신 노 목사님으로 나이는 아흔이 넘으셨지만 누구보다 건강하셨습니다. 자주 아프시고 기력이 없으신 사모님을 사실 더 걱정했었습니다. 정정하신 목사님은 그 나이에도 작은 교회나 개척교회가 어려울 때 설교로 교회를 돕는 일을 정말 즐거워하셨습니다. 코로나가 시작되고는 한 .. 2020. 10. 23.
( 소소한일상/가족이야기) 누가 제일 좋아요? 오늘은 처음으로 둘째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 조용하고 혼자 너무 진지한 아이라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별로 없거든요. 손 귀한 집안에 5대손으로 태어났지만, 집에선 가장 어리바리하고 맘 여린 아들입니다. 전에 잠깐 언급했듯이 불안이 높아서 겁도 많고 뭐든 새로운 것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녀석입니다. 속상하고 화나는 일이 있으면 말은 못 하고 닭똥 같은 눈물만 뚝뚝 흘릴 땐, 어릴 때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그래서 가끔은 너무 답답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저랑 비슷해 코드가 가장 잘 맞는 아들입니다. 그리고 그나마 따지기 좋아하는 두 딸들에 비하면 다루기 쉬운 아들이기도 합니다. ^^ 어쨌든 타고난 재능은 두 딸들에 좀 떨어지지만, 그래도 또 저희 시아버님께는 .. 2020. 10.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