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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소소한 일상77

(부부생활/소소한 일상) 남편이야기 세번째: 미친거 아냐? 미국은 카드를 주고받는 문화가 발달되었습니다. 고마운 마음을 전할 때나 생일이나 기념일, 밸런타인데이 등 특별한 날에 주는 카드가 곳곳에 많이 팝니다. 그러다보니 Hallmark 같이 카드를 전문적으로 파는데도 많고, 슈퍼마켓 같은 곳에서도 많이 팔지요. 특별한 멘트와 예쁜 디자인이 많아 저도 구경을 참 많이 했었습니다. 그래서 였는지 저희도 가족끼리 카드를 많이 주고받습니다. 정확히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저희 집의 특별한 가족문화로 자리 잡은 지 오래되었습니다. 생일이나 기념일 크리스마스가 되면 꼭 서로에게 카드를 써주는 것입니다. 사실 제가 우겨서 시작한 문화입니다. 감수성이 너무 아날로그라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평소엔 해주지 못하는 " 오글거리는 멘트" 를 카드에 담아주.. 2020. 9. 14.
(소소한일상/위로) 전하지 못한 진심이 없길. 내 이럴 줄 알았다. 아침부터 눈이 팅팅 부었다. 어젯밤 10시도 안돼서 잠이 든 나는 12시쯤 화장실에 가기 위해 일어났다가 거의 10년만에 나에게 오빠가 쓴 이메일을 보고 깜짝 놀랐다.오빠는 나의 글 "상처 받은 어린아이 엄마가 되고 치료사가 되다"를 보고 나에게 메일을 보냈다. 그 글 중간에 오빠에 관한 글이 있었고, 나는 이 무심하고 무관심한 동생이 이럴 수밖에 없었던 변명과 사과를 했었다. 나는 나만 피해자라 생각하고 자란 어린시절을 회상해보니 그도 참 힘들었을거라.. 그 마음 모른 채 하고 산 세월이 참 미안했다. 나는 지금까지 말하지 못한 내 진심을 오빠에게 전해달라 엄마에게 부탁했다. 그런 나의 글을 보고 오빠가 답장을 보냈다. 자신이 몇 년 전에 쓴 에세이와 함께...자신은 사과의 글이라.. 2020. 9. 10.
(부부생활/소소한 일상) 남편이야기 2-그냥 생긴대로 살아~ 요즘은 미니멀 라이프가 대세라고 하지만, 사실 저희 집은 맥시멀 라이프 스타일입니다. 연령대가 다른 아이들이 셋이라 필요한 게 많기도 하고, 다른 큰 이유는 경제권을 가지고 있는 남편의 소비성향과 성격 때문입니다. 먹는 거 좋아하고 호기심 많고 도전하길 좋아하는 성격에, 뭐든 많이 싸게 사는 걸 선호하다 보니, 세일 상품 , 새로 나온 상품은 지나치지 못합니다. 그래서 장을 보러 가면 남편은 돈이 두배 이상 듭니다. 선진국인 미국에 살지만 집안 경제 수준은 후진국입니다. 술도 안먹는 우리집은 앵겔지수가 상당히 높거든요.^^ 또한 집에서 자주 쓰는 물건은 차고에 항시 저장 보관되어 있습니다. 오래전 저희 친정엄마께서 저희 집 차고를 보시고 “ 야야~ 옛날 우리 동네 구멍가게보다 뭐가 더 많다(사투리)” 라.. 2020. 9. 9.
(부부생활/소소한일상) 남편이야기, 그의 이기적인 귓구멍(?) 남편이랑 오래 살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혼자 보기 너무 아까운 캐릭터”라는 것입니다. 외모는 후덕한 풍채를 자랑하고 그의 입담이나 깐죽거림은 개그맨 이수근 정도 됩니다. 가장 비슷한 캐릭터를 찾으라면, 디즈니 만화영화 쿵후 판다의 주인공 판다 “포” 와 비슷합니다. 먹는 거 좋아하고 너무 재미있지만 마음도 참 따뜻한 사람이거든요. 그러나 여기에 또 반전이 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남자다운 풍채와 달리 속은 또 “천상여자” 입니다. 부지런하고 살림이나 청소는 저보다 훨씬 좋아하고 잘합니다. 그리고 모든 신체감각이 저보다도 예민해서, 옷도 아무 재질이나 입지 못하고, 미각도 살아 있어 딱 먹어보면 무슨 재료가 들어갔는지 대번에 알아차립니다. 우리 집 대장금입니다.( 그래서 음식하는 제가 피곤합니.. 2020. 9. 7.
(부부생활/소소한 일상) 우리부부가 사는 법 2 “니 장례식에 화한 하나도 안 해줄 거야!” COSTCO(미국 대형 할인마트)에서 꽃다발을 한 아름 사 오면서 남편이 하는 말입니다. 남편이 이런 냉정한 (?) 말을 하는데는 사실 다 이유가 있습니다. 몇 년 전 탤런트 김자옥 씨가 암으로 돌아가시고 나서 여전히 아내를 그리워하는 남편이 납골당 근처로 이사를 가서 매일 그녀를 만나러 가는 모습이 TV에 방영된 적이 있었습니다. 생전에 꽃을 좋아하던 아내를 생각해서 꽃다발도 자주 사서 말이죠. 그 모습을 보면서 남편분의 마음이 백분 이해가 되기도 했지만, 죽은 다음에 저게 다 무슨 소용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분은 평소에도 아내가 좋아하는 꽃을 항상 사다주셨을 것 같았지만요. 그러면서 갑자기 든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래 나도 내가 좋아하는 꽃.. 2020. 9. 6.
(부부생활/칭찬의힘) 우리 부부가 사는법 저는 개인적으로 청소와 설거지를 무지 싫어합니다. 그러니 당연히 관심도 없고 잘하지도 못하지요. 그러나 먹는 것이 가장 큰 삶의 즐거움인 다섯 식구가 사는 우리 집은 설거지가 정말 많이 나옵니다. 그리고 미국은 한국처럼 배달문화가 발달되어 있지 않아서, 요즘 같은 시국엔 거의 집에서 다 만들어 먹어야 합니다. 그래서 전 꼭 식기세척기를 사용합니다. 아침 부터 차곡차곡 모았다가 저녁에 한꺼번에 돌리지요. 그래서 그 무엇보다 제겐 세척기가 꼭 필요합니다. 예전에 오래 쓰던 식기세척기가 고장 났을 때의 막막함이란.. 평소에 가전제품이나 요리 도구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지만 세척기가 고장 났을 때 남편에게 세척기 빨리 사달라 졸랐을 정도 였으니까요. 그러나 사실 아무리 식기세척기가 있어도 하루종일 5식구 먹.. 2020. 9.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