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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소소한 일상77

(소소한일상/위로) 사랑하는 딸에게 사랑하는 딸에게 우리 딸이 태어난 지 벌써 17년 전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네 덕분에 너무 행복했고네 덕분에 너무 기뻤지그러나 때론힘들기도 괴롭기도 했다. 그건 너 때문이라기보다는내 못난 자아때문이였지 그때 26살 엄마는 참 어렸다.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것도 참 많은 그리고 세상 모든 것 다 내 맘대로 하고 싶은어린아이였어.겉으로는 태연했지만늘지 않는 영어 때문에 주눅 들고내가 모르던 너의 아빠의 모습에 당황하고누구한테도 받아본 적 없는 사랑을너에게 한없이 베푸는 게 쉽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그때엄마는 네가 너무 이쁘고 좋았지만한번도 빛나보지 못했던 내 인생이라너보다 내가 더 빛나고 싶었던 시절이었던 같아 엄마가 너무 어려서엄마가 너무 몰라서엄마가 너무 부족해서너를 더 많이 품어주고기다려주.. 2020. 8. 24.
(육아/소소한일상) 엄마도 엄마가 필요해요 엄마도 엄마가 필요해요 “조금 더 자도 돼” 일어나 지지 않는 몸을억지로 일으켜 세울때아침 준비할 테니 좀 더 자라고 해줄나도 엄마가 필요해요. ‘뭐 그런 사람이 다 있니?’사소한 인간관계 문제에도 제대로 들어보지 않고무조건 내 편만 들어주는 나도 엄마가 필요해요. “먹고 싶은거 없어?”이렇게 물어봐주며내가 좋아하는 반찬으로만 밥을 차려주는 나도 엄마가 필요해요. ‘너 사고 싶은 거 사’뻔히 아는 내 살림에기죽고 살까 봐 몰래 용돈 쥐어주는 나도 엄마가 필요해요. ‘힘들어서 어떡해?’아무 말하지 않아도 내 표정만 보고도 내 맘 읽어주는나도 엄마가 필요해요. '잘하고 있어. 너 만큼만 하라 그래'일도 엄마도 노릇도 엉망인 것 같아 좌절이 될 때이렇게 당당히 말해주는나도 엄마가 필요해요. 엄마도 엄마가 있어.. 2020. 8. 10.
(심리상담/소소한 일상) 상처받은 어린아이, 엄마가 되고 치료사가 되다. 만 25살에 결혼하고 26살에 큰 딸을 낳고 엄마가 되었다. 결혼할 당시만 해도 이제 나는 성인이고 믿음의 자녀이니, 나의 아픈 과거 따위는 중요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집은 남들 보기엔 너무나 평범하고 정상적인 가정이었다. 가정폭력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찢어지게 가난했던 것도 아니고... 술이니 바람 노름. 이런 것들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집이었다. 그냥 부부싸움과 고부 갈등이 잦고 엄한 부모님이라는 정도. 그러니 어디 가서 상처니 아픔이니 말하는 것도 나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나의 상처나 아픔쯤은 별것 아니라며, 그리고 나는 이제 믿음의 가정에 믿음의 남편을 만났으니 나는 자연히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가정을 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을 줄 알았다. ( 너무나도 순진했던 나 ㅜ.. 2020. 7. 22.
(소소한일상/위로) 당신은 어떤 책입니까? 방학동안 밀린(?) 드라마를 보다가 몇년전에 했던 출판사 드라마를 보았다. 연상연하, 어리고 잘나가는 연하남과 경단녀가 된 애 딸린 이혼녀의 사랑이야기는 정말 신데델라 동화만큼 현실적이지 못했지만 마지막회 대사가 참 기억에 남았다. "사람의 인생은 한권의 책과 같다. 책 한권으로 세상을 바꾸지 못하지만 그 책으로 누군가 웃고, 위로 받고, 힘을 낼 수 있다면 그걸로 존재의 의미가 충분하다고.." 남편과 산책하며 그 드라마 이야기를 하면서 물었다. "당신은 어떤 책이야?" "나?.. 만화책이지 ㅎㅎ" "그럼 나는 어떤 책 같아?" "너... 음... 교과서?" 정확한 남편의 통찰력(?)에 웃었다. 남편은 정말 웃기고 때론 야사시한 만화책이고 나는 정말 재미없는 교과서다 만화책과 교과서의 특이한 만남이지만 .. 2020. 7. 21.
(육아/소소한일상) 나는 엄마다 스물살이 넘어 늦게 배운 영어로 100페이지 넘게 영어로 논문을 쓰는 것보다 자식을 키우는게 훨씬 더 어렵고 힘들더라 내가 이렇게 화나고 짜증이 나는 것은 다 아이들 탓이라며 비난도 해보고, 또 때로는 나 때문이라며 자책도 하지만.. 여전히 정답은 없다.. 대학교... 대학원 ...모두 사람에 대해 공부하면서도 세 아이를 17년째 키우면서도... 심리학 서적과 자녀교육서를 100권을 넘게 읽어도. 딱 이렇게만 하면 된다는 나에게 정답 같은 책은 없더라. 물론 자녀를 사랑하라는 말이 기본이지만 그 사랑의 방법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였고 그 사랑을 하기 위해 내가 먼저 변해야 하는 것이 가장 힘들고 안 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자녀를 키우기 어려운 것은 먼저 수십 년째 굳어진 나는 바꿔야 하기 때문이고 상대/.. 2020. 7.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