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야기/소소한 일상

(부부생활/소소한일상) 남편이야기, 그의 이기적인 귓구멍(?)

by art therapist (아트) 2020. 9. 7.

 

 

 

막내딸이 5살때 그린 아빠입니다. 너무 비슷한거 같아서 ㅎㅎ

 

 

 

 

남편이랑 오래 살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혼자 보기 너무 아까운 캐릭터”라는 것입니다. 외모는 후덕한 풍채를 자랑하고 그의 입담이나 깐죽거림은 개그맨 이수근 정도 됩니다. 가장 비슷한 캐릭터를 찾으라면, 디즈니 만화영화 쿵후 판다의 주인공 판다 “포” 와 비슷합니다. 먹는 거 좋아하고 너무 재미있지만 마음도 참 따뜻한 사람이거든요.

 

 

 

 

 

 그러나 여기에 또 반전이 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남자다운 풍채와 달리 속은 또 “천상여자” 입니다. 부지런하고 살림이나 청소는 저보다 훨씬 좋아하고 잘합니다. 그리고 모든 신체감각이 저보다도 예민해서, 옷도 아무 재질이나 입지 못하고, 미각도 살아 있어 딱 먹어보면 무슨 재료가 들어갔는지 대번에 알아차립니다. 우리 집 대장금입니다.( 그래서 음식하는 제가 피곤합니다.) 그러니 당연히 후각도 예민하지요. 저한테는 나지도 않는 냄새가 집안이나 음식에서 난다며, 불평할 때도 많습니다. 여행을 가도 잠자리가 바뀌면, 잠을 잘 자지 못하고 힘든 사람은 늘 남편입니다. 그런데  또 여기에 반전이 있지요. 모든 감각이 예민한 데 청력은 떨어집니다.  가는 귀가 먹어 다른 사람 말을 금방 못 알아듣습니다. 

 

그래서 일어나는 해프닝이 정말 많았습니다. 기가 막힌 에피소드가 너무너무 많지만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몇 가지만 나눠볼까 합니다. ^^

 

제가 얼마전 문 앞에 택배가 와서

“ 자기야! 뭐 왔어~ 쿠키가 또 왔네” 그랬더니

“ 뭐! 토끼가 왔다고?”

“아니 ~ 쿠 !키! 박스!”
“뭐? 토끼밥 왔다고?”

 

 또 다른 해프닝은 예전에 다른 지인과 제가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습니다. 

“ 그래서 어제 콩자반을 만들어 먹었는데…”

갑자기 옆에 있던 저희 남편 “ 뭐 ? 어제 곰장어 먹었다고?”

 

그리고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몇 년 전 해프닝이 있습니다. 

교회 목사님 사모님과 집에서 식사 후 함께 다과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야기 주제는 목사님의 친구목사님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 엄목사님이 찬양인도를 잘하시더라고요” 그랬더니

목사님께서 “예.. 엄 목사님 사실 악보도 못 읽으시는데 그렇게 찬양인도를 잘하세요”

그랬더니 제 옆에 있던 울 남편 갑자기 깜짝 놀라면서 “ 예?! 엄 목사님이 앞을 못 보신다고요?!!!”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다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

 

이렇게 가는 귀가 먹어서 대화에 지장을 주는 이 귀가 또 특정 소리엔 엄청 예민합니다. 어느 날 미리 잠든 남편은 집이 떠나가라 코를 드르렁 골면서 자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묵음으로 보던 유튜브 영상 볼륨을 1로 올리는 순간, “ 아~ 뭐야! 시끄러워서 잠을 못 자겠잖아”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그때 속으로 헐 했죠. “아..뭐야~이 이기적인 귓구멍은...”

그러나 전 여전히  이 덩치 크고 예민하고 웃기고 이기적인 귓구멍을 가진 남편을 사랑합니다.

 

 

관련글

(소소한일상/위로) 당신은 어떤 책입니까?

 

(소소한일상/위로) 당신은 어떤 책입니까?

방학동안 밀린(?) 드라마를 보다가 몇년전에 했던 출판사 드라마를 보았다. 연상연하, 어리고 잘나가는 연하남과 경단녀가 된 애 딸린 이혼녀의 사랑이야기는 정말 신데델라 동화만큼 현실적이

artistherapy.tistory.com

 

 

(부부생활/소소한일상)남편이야기 네 번째: “ 자기야 걔 있잖아.. 그..”

저희 남편은 사람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항상 “자기야... 그 누구지? 교회에 키 작고 안경 낀 사람..” 그럼 제가 “ 이00! 뭐야 ~맨날 보고 이름을 기억 못 해~”라고 합니다.  하

artistherapy.tistory.com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