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초등학교에서 상담사로 일하면서 내가 아이들과 대부분 하는 것이 놀이치료이다. 놀이치료엔 거의 모든 활동이 포함된다. 미술, 음악, 운동, 카드나 보드게임, 블록놀이, 소꿉놀이, 모래놀이 등등
놀이는 크는 아이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활동이다. 놀이를 통해서 아이는 창의성, 사회성, 자존감, 융통성등 많은 정서발달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아이들과 잘만 놀아도 많은 정서/행동문제를 고칠수 있었다. 나도 놀이를 통해서 위축되고, 상처 받고 , 문제행동이 보이는 아이들이 많이 좋아지는 것을 보면서 늘 드는 생각이 있었다. 집에서도 충분히 다 할 수 있는 것들인데..
물론 치료사/상담가가 되기 까지는 우리는 복잡한 심리적 이론과 분석이 필요하고 훈련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우리는 모든 연령대와 온갖 종류의 정신질환을 다뤄야 하므로.그러나 아이들을 대상으로, 내가 하고 있는 대부분의 치료적 행위들은 집에서 부모들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들이다. 몇 가지 주의사항들만 조심하면 누구든지 할수 있다. (그러나 나도 사실 우리 아이들에게 많이 못해주고 있음을 고백한다. 집에만 오면 나도 먼저 쉬고 싶다.^^) 부모들이 조금만 신경을 쓰면, 부모가 아이들의 치료사가 되어 줄 수 있다고 늘 생각했다. 모든 부모들이 제대로 아이들과 놀아준다면 나 같은 직업은 아마 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이들과 제대로만 놀아도 아이는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큰다고 믿는다. 요즘같이 모두가 다 같이 생활하고 어차피 아이들과 놀아야 한다면 제대로 노는 것이 좋지 않을까?
아이들과 함께 놀면서 치료적 효과를 내고 싶다면, 첫 번째로, 아이들과 처음 시작할 때는 집에서 할 수 있는 것에 한에서 무조건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부터 놀아야 한다.(집안에서 물놀이를 하고 싶다고 하거나 공놀이를 하겠다 하는 것은 안된다.) 그래야 아이들이 집중할 수 있고 흥미를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이 무언가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다는 느낌은 아이에게 큰 자신감을 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온전히 자신의 맘대로 하기보다 상대방의 의견도 물어보고 조율할 수 있는 사회적 기술도 같이 병행하면 좋다. 그리고 시간을 정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엄마 아빠도 무한정 놀아줄 수는 없다. 아이와 그전에 30분이나 1시간 약속을 하고 신나게 놀아주는 것이다.
두 번째는 그 놀이 시간은 무조건 아이에게 집중하고 경청해야 한다. 경청하고 아이에게 집중하는 것만큼 아이들의 기분을 좋게 하는 것은 사실 없다. (경청 포스트 참조) 스마트폰과 컴퓨터, 책 등 모든 것을 내려놓고 30분-1시간 아이와의 놀이에만 집중해라. 그렇다고 아이를 구경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상호작용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세 번째는 놀이시간에 아이를 가르치려하지 마라. 많은 부모들이 아이와 함께 있을때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어 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금방 부모의 의도를 파악하고 활동에 흥미를 잃을 수 있다. 물론 때론 훈육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그 시간에 아이에게 뭔가를 가르쳐보겠다는 의도는 버리는 것이 좋다. 아이들과 함께 놀며 웃고 즐겨라.( 활동이 별로 당신에게 재미없더라도 재미있는 척이라도 해라.) 웃음만큼 아이들의 마음을 열게 하는 것이 없다.
그렇다고 막무가내 허용은 안된다. 놀이의 주 목적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지 아이들 독단적으로 이기거나 게임을 룰을 맘대로 바꾸는 것이 아니다. 아이에게 분명히 지켜야 할 룰이 있고, 그 안에서 함께 보내는 시간의 즐거움을 알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 이 게임의 규칙을 통해서 아이들이 사회성 기술을 배울 수 있고 또 자신과 상대방의 실패나 실수에 대해서도 배울수 있다.)
네 번째는 어떤 활동을 하든 간에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아이의 결과물을 판단하고 놀리지 않는 것이다. 아이와 함께 보내는 이 시간 동안, 아이가 실수를 하거나 게임의 룰을 지키지 않는다고 화를 내면,더 이상 아이는 같이 보내려 하지 않을 것이다. (훈육은 할 수 있으나 화는 내지 않는것이다.) 그리고 아이가 만든 결과물이나 게임결과에 부정적인 피드백을 한다면 아이는 더이상 그 활동을 함께 하려 하지 않거나 아예 다음부터 시도하지 않을 것이다. 결과보다 함께 하는 시간과 과정을 즐길 줄 아는 아이가 된다면, 그 아이는 훨씬 더 도전적이고 창의적이 아이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즐거웠고 재미있었다고 말하라.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 말에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정말 소중히 여긴다고 느낄 것이다. 엄마 아빠가 무조건 희생하고 놀아주는 것이 아니라 네 덕분에 엄마도 아빠도 즐거웠다고 말한다면 그야말로 아이의 자존감은 쑥쑥 자랄 것이다.
처음에 이 모든 것을 100% 적용하며 놀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와 제대로 노는 것이 아이에게 공부를 가르치고 책을 읽히고 하는 것만큼 중요하다는 것만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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