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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부모자녀

(육아/부모자녀상담) 놀이가 진정 놀이가 될 수 있도록..

by art therapist (아트) 2021. 2. 26.

 

 

 

 

 

출산율이 점점 낮아지는 시대라 아이들이 태어나면 조부모 친척 식구들이 총동원하여 태어난 아이들 육아에 전념하게 됩니다. 그리고 많은 부모들과 친척들은 좋은 옷과 멋진 장난감 그리고 교육적 교재와 책으로 집안을 가득 채우기도 하지요. 하지만 늘 그렇듯 넘치는 것은 모지란 만 못할 때가 많습니다. 코로나 시기에 장난감이 불티나게 팔렸다고 합니다.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부모들이 새 장난감이라도 사서 아이들에게 안겨야 편했을 테니까요. 그러나 장난감은 사 도사도 끝이 없고 금방 싫증을 내고 그냥 방치될 때가 대부분입니다.  예전에 장난감 중독에서도 언급했듯이 아이들과 함께하지 않고 좋은 장난감만 사주는 것은 오히려 아이들에게 욕심과 과시욕만 키우는 것 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부모자녀교육/추천도서) 장난감중독: 장난감을 버려라, 아이의 인생이 달라진다 북리뷰

요즘 아이들 있는 가정은 집집마다 키즈카페 저리가라 할 정도의 장난감과 놀이기구를 쌓아놓고 아이들을 키웁니다. 저희 어릴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다양한 장난감과 인형들이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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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자식사랑은 늘 순서가 뒤 바뀐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자녀를 너무 사랑해서 부모들이 다른 아이들에게 뒤쳐질까 어쩔 수 없이 사교육을 시킵니다. 그러나 또 요즘은 창의력이니 인성교육에 대한 관심이 올라가면서 놀이와 아이의 자율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자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부모님들이 꽤나 있으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많은 부모들이 놀면서 교육도 되고 창의력이니 정서발달이 되는 교재나 놀이를 찾아보고 실천하려고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많은 부모님들의 의도가 " 불순" 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과의 놀이를 통해서 기어이 "교육/학습"을 하고 싶어 하시기 때문입니다. 1석 2조 3조의 효과를 보고 싶으신 것이지요. 그러나 이렇게 불순한 부모들의 태도를 아이들은 기가 막히게 압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아무리 좋은 책이니 좋은 교재라도 흥미를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들이 진짜 잘 놀면 사실 자연스럽게 배우는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창의성 발달은 물론이고 사회성 인지 정서발달 그리고 더불이 대근육 소근육까지 발달합니다. 특히 요즘 같은 시기 아이들이 대부분 움직이지 않고 꼼짝도 하지 않으려고 할 때 술래잡기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고무줄놀이. 사방치기 같은 놀이들은 정말 자연스럽게 운동도 됩니다.  그러나 이 좋은 놀이의 전제는  아이들인 진짜 재미있게 놀아야 합니다. 그 시간이 즐겁고 행복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시간들이 자연스럽게 매일의 삶에서 일어나야 위에서 언급한 좋은 놀이의 효과들을 후에 체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순서가 뒤바꿔어서 그런 효과를 보기 위해 잘 놀아줘야 한다고 생각하다면 둘 다 놓칠 확률이 높습니다. 

 

 

 

 

요즘은 예체능도 방과 후 교실이나 학원에서 많이 시킵니다. 운동이 여러 가지로 좋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전에 어떤 방송에서 아이들이 체육교실에 가서 축구를 배우는 것보다 또래 친구들끼리 축구를 할 때 훨씬 운동량도 많고 많은 것을 배운다고 했습니다. 체육교실은 정해진 시간이 있고 뭔가를 배워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기 때문에 아이들도 흥미를 잃기가 쉽고 한시 간 이상 하는 것이 어렵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친구들끼리 모여서 축구를 할 경우, 아이들이 이길 때까지 하고 싶어 하기도 하고 또 서로 포지션이나 위치를 바꿔 재미를 위해 하기 때문에 훨씬 오래 한다고 했습니다.  때론 본인은 하기 싫어도 친구에 성화에 어쩔 수 없이 하게 되기도 하지요. 이처럼 놀이 자체가 동기가 되기 때문에 누군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이렇게 동네에 함께 모여 친구들끼리 규칙을 만들고 해가 지도록 노는 모습들이 동네에서  사라진 지 너무 오래되었다는 것입니다.

 

저희 어릴 때처럼 학교 갔다 와 숙제만  대충 해 놓고 동네에 나가 해질 때까지 동네 아이들과 몰려다닐 수 있는 상황을 아니지만 아이들에게 "진짜 놀이"는 꼭 필요합니다. 지금같이 코로나 상황에서 동네 아이들과 몰려서 같이 놀 수는 없어도 집에서라도  아이들과 함께 놀 때 아이에게 무언가를 꼭 가르치려는 교육적 의도를 버리고 그 시간만큼 함께 장난치고 웃고 즐기수 있는 시간이라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전제가 먼저 되어야 부모가 가르치고 싶었던 다른 것들이 따라옵니다. 이 우선순위가 바뀌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아이들은 놀이가 밥이다"라는 책에선 제대로 놀아주지 않는 한국의 교육제도와 부모들의 태도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십니다. 이런 상태로는 청소년 자살 1위 국가라는 오명을 절대로 벗지 못할 것처럼 말이지요. 그래서 그분은 심각하게 놀이에 대한 여러 가지 제안을 합니다.  지금 현재 상황에서 실천하기 어려운 것들도 좀 있었지만 생각해 볼만한 것들이 있었습니다.

 

1. 아이에게 한가한 시간을 줍니다: 아이들은 심심하면 스스로 놀이를 찾습니다. (이럴 때 일어나는 두뇌 할동이 그야말로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에 좋은 것입니다. ) 여기선 게임이나 스마트폰은 주지 않는다는 전제입니다. 

2. 아이와 함께 놀 수 있는 이웃 친구를 만듭니다 :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좋은 친구야 말로 어떤 면에선 최고의 선생이자 부모이자 동무가 될 수 있습니다. 

3. 아이가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장소를 찾습니다: 집 근처의 산과 들이 있지 않더라도 아이들이 몸을 움직여 뛰어놀 수 있는 공간으로 자주 나가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신체발달은 정서발달과 동떨어지지 않습니다. 

4. 학습이나 창의력 등을 놀이와 연관 짓지 않습니다 : 놀이의 목적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놀이는 즐거움이고 웃음이지 학습이 아닙니다. 

5. 하루게 두세 시간 "놀이밥"을 꼬박꼬박 먹입니다: 아이들이 매일매일 자라기 위해서 건강한 영양분과 충분한 잠이 필요하듯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즐거운 놀이가 꼭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분의 책에 나오 "사주지 마시라"는 시가 마음에 꼭 박혔습니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와 놀고 싶은데

아이들은 동무들끼리 놀고 싶은데

아이들은 밖에 나가 놀고 싶은데

장난감을 사서 손에 쥐어주고

한꺼번에 책을 사주고

물건을 사주고 게임기를 사주고 

어디를 자꾸 보낸다. 

사지 마시라.

사주지 마시라.

사주면 아이들은 놀지 못한다. 

사주면 아이들 놀이는 멈춘다. 

사주면 아이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구르는 돌보다 못한

값비싼 장난감부터 내다 버려야 한다. 

부모가 사다 준 물건을 손에 쥐는 순간

아이들의 자유는 그 속에 갇히고

아이들의 퍼덕거리던 몸짓은 잦아든다. 

세상은 사야 한다고 날마다 떠들어 대지만 

아이들은 사주지 말아야 한다 

맨손과 맨발이어야 아이들로 자란다. 

사지 말아야 놀이는 시작한다. 

뭐가 없어야 놀이는 시작한다. 

심심해야 놀이는 시작한다. 

사지 않고 사주지 않고 아이를 키울 수 있어야 한다 

이 돈 비린내 진동하는 화폐의 세상을 사는 

참된 부모는 사지 않는 사람이다. 

어떻게든 사지 않고 아이 돠 지내는 사람이다. 

사지 않고 아이와 노는 사람이다. 

 

솔직히 아이들과 아무것도 없이도 재미있게 놀 수 있습니다. 신나게 자전거를 같이 탈 수도 있고, 밀가루로 찰흙 놀이도 가능하고  종이 한 장으로도 그림도 그리고 종이접기도 할 수 있습니다. 집에서도 얼마든지 술래잡기, 끝말잇기, 손유희 놀이 등도 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목욕을 하면서도 얼마든지 아이들과 재미있게 놀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부모들이 귀찮아서 하지 않을 뿐이지요. 많은 부모들이 자신이 사다준 장난감과 책으로 " 알아서 " 놀기를 바랍니다. 사실 저도 그럴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아이들의 진짜 놀이를 할 때 방해는 하지 말아야 한다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혼자 놀이를 즐기고 있을 때 " 쓸데없는 짓하지 말고 공부나 해라" 라던지 " 그 시간에 책이나 읽어라"는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가끔  아이들과 함께 놀 땐 그 시간만이라도 교육이니 학습이니 하는 마음 다 내려놓고 아이들과 신나게 놀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부모는 장난감을 많이 사주거나 부자 엄마 아빠가 아니라, 같이 재미있게 놀아주는 부모입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에게 뭔가를 자꾸 사주는 것으로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사기 놀이"에 길들여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대신에 아이들의 공허함을 부모가 함께 채워갔으면 좋겠습니다.  이것만이라도 할 수 있다면 훌륭하진 않아도 그럭저럭 괜찮은 부모이지 않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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