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요즘 초등학교 교과과정에 정서교육이 들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감정교육, 공감능력, 그리고 감정조절 능력을 같이 가르칩니다. 더 나아가 학교폭력/ 왕따 예방교육도 의무로 하고 있습니다. 사건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예방하자는 취지 입니다. 보통 어린아이들 정서교육에서 가장 많이 하는 것이 사람들에겐 여러가지 감정이 있고 그것을 구별할 수 있도록 가르쳐줍니다. 예를 들어 슬픈 것과 화나는 것은 다르다는 것, 그래서 화나고 슬플 때 어떻게 감정을 다스려야 하는지도 함께 가르칩니다.
그때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이 “What is your safe/calm place? 입니다. 아마 한국말로는 당신의 조용한/안전한 장소는 어디입니까? 가 될 것 같습니다. Safe place는 물리적으로 안전한 장소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힘들고 지칠 때 자신이 쉼을 얻거나 차분하게 있을 수 있는 심리적 공간을 말합니다. 따라서 장소가 될 수가 있지만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어떤 활동이 될수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에겐 자신의 방, 침대 혹은 부모님과 대화, 친구와 대화 일수도 있고 어떤 사람들에겐 바닷가, 산책, 독서, 그림, 신앙, 종교, 운동 혹은 애완동물과 시간을 보내는 등 여러 가지입니다. Safe place는 사실 공간을 초월하는 자신이 믿을 수 있고 위로받을 수 있는 모든 공간, 활동, 사람 등이 될 수 있습니다.
Safe place를 알고 있어야 하는 이유는 마음이 힘들고 지치거나 복잡할 때 그곳에서 자신의 마음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마음이 무겁거나 화가 많이 날때 가장 중요한 것이 진정시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국에선 모든 학년에 이런 관련된 활동을 합니다. 아이들이 어디가서 마음을 진정시킬지 가르쳐 주는 것입니다. 어제 초등학교 1학년인 막내딸의 일기의 주제가 “ What is your safe place?”였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이 된 딸은 Safe place를 물리적으로 집에서 가장 안전한 장소쯤이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 under the table (식탁 밑)”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 safe place는 네가 힘들거나 슬프거나 화날 때 어디 가면 젤 좋아? 마음이 편해? 어떻게 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아?” 물었더니 “ 엄마 배 만질 때!”라고 하더군요. 사실 저희 막내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들면 제 똥배를 만지작거리는 걸 좋아합니다. 그리고는 당연히 저한테 와서 주저리 주저리 억울한 이야기를 한참 하고 갑니다. 그러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지요. 그래서 “ 그럼 너의 safe place는 Mommy’s tummy (엄마 배)라고 써야지” 그랬더니 “ 그건 너무 창피하니까 그냥 Mommy’s arms(엄마 팔)이라고 쓸래” 라고 하더군요.^^
여러분의 safe place는 무엇인가요? 만약에 이 질문에 금방 답을 하실 수 있다면 너무 다행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이 의지하고 힘을 얹을 수 있는 곳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질문에 금방 답하기 어려우시거나, 만약 술이나 게임, 단 음식 등만 생각나신다면 지금 심리적으로 많이 외로우 실수 있고, 또 스트레스에 취약할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술이나 게임 단 음식들은 건강한 safe place가 되지 못합니다. 이것들은 자꾸 하다 보면 우리 일상생활에 부정적인 결과, 중독, 비만 등을 일으키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결과로 또 더 스트레스를 받게 되겠지요.
자신의 안전지대가 될만한 곳이 불분명하다면, 자신을 한번 돌아보시면서 언제 가장 즐겁고 행복한지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safe place 야 말로 자기 이해지능과 연결되어 있거든요. (아래 자기이해 지능 포스트를 참조하세요 )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이 자신을 행복하게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Safe place를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스트레스 조절 능력과 감정조절 능력이 높아집니다. 이것은 마치 우리가 요리할 때 한 가지 재료만 가지고 요리하는 것보다, 여러 가지 재료가 있으면 음식 맛이 더 풍성해지는 것과 같습니다.
사람의 성향과 기질에 따라서 에너지를 얻고 위로를 얻는 방법은 천차만별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배우자나 자녀에게 Safe place가 되어 줄 수도 있습니다. (가장 바람직한 모습이겠지요.) 그리고 그들이 우리의 safe place가 되기도 합니다.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삶에 Safe place는 꼭 필요합니다. 그리고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오늘 한번 나의 safe place는 무엇인지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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