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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인간관계

(심리상담치료/감정조절) 그 무엇보다 친해져야 하는 것은 바로 내 감정

by art therapist (아트) 2020. 7. 30.

 

 

 

Photo by  Tengyart  on  Unsplash

 

 

 

 

 

“감정을 바라보는 연습을 하세요

그 감정을 그대로 받아들이세요.

자신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다시 말해

자신의 마음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물지 않은 마음의 상처란

고통이 컸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 아니라,

고통을 경험하지 않으려 했거나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생겨난 것입니다.  

 

천 개의 문제, 하나의 대답 중에서"

 

성공하는 삶을 위해 우린 인맥이 중요하고 스펙이 전부인 것처럼 말하는 세상이지만, 행복한 삶과 인간관계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나의 감정과 친해지는 것이다.  인간은 이성적인 동물이라 주장하지만, 사실 인간은 여전히 감정적인 동물이다. 다만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며, 서로에게 사회화되어 가는 과정에서 감정을 어느 정도 조절해야 한다는 것을 알 뿐이다. 

 

사실 인간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고, 존중받는 감정은 배고프지 않고 아프지 않은 것만큼 중요하다. 이 이야기가 사실인지 아닌지는 가물가물 하지만,

 

옛날 어느 왕이 아이를 낳고 키우는데 드는 시간과 노력이 너무 아깝다고 생각하고, 가장 효율적으로 키울 방법을 생각했다고 한다. 아이들을  한 곳에 몰아넣고 신하들에게 영양가 있는 우유와 기저귀만 바꿔주는 걸로... 그러면 그는 부모들이 그 남은 시간을 다른 일에 훨씬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고,  그게 나라를 부강하게 하리라 믿었다. 그러나 그 실험은 오래가지 못했다고 했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모두 자라기도 전에 죽어버렸기 때문이었다.

이 이야기의 진실의 진위여부를 떠나 나는 이 이야기에  100% 동의한다. 사람은 단순히 잠자고 밥 먹는다고 자라는 게 아니다.  현재 과학이 어렸을 때 이런  정서적 학대를 받은 아이들의 뇌가, 일반적인 아이들의 뇌보다  크기나 뉴런 숫자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감정을 공유하고 감정을 나눌 수 있을 때 사람은 건강하게 자란다. 그리고 이 감정을 공유하고 나눌 때 가장 필요한 것이 공감이다.  공감이란 그냥 친구를 많이 만들고 사회생활을 잘하기위해 필요한것이 아니다. 공감은 나의 내면을 더 건강하게 하고 다른 이와의 심리적 연결과 소속을 위해 꼭 필요하다. 우리는 혼자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므로...

 

공감을 발달시키기 위해선 우리가 느끼는 여러 가지 감정과 친해져야 하고 익숙해져야 한다. 그리고 먼저 자신의 감정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감정조차 읽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내가 만나본 많은 사람들은 이 공감과 감정에 대한 잘못된 오해들이 많았다. 

 

첫 번째는 오해는  감정에  좋은 감정과 나쁜 감정 있다는 것이다.

 

“ 그런 생각하면 안 돼. 네가 어떻게 그렇게 느낄 수 있니?

너무 이기적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야”

 

 나도 개인적으로 참 많이 듣고 자랐고, 우리 사회 전반에 깔려있는 정서에는 아프거나, 무거운 감정들은 다 나쁘다는 정서가 깔려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감정을 느껴서는 안 된다고 강요하고 억압한다. 그러나 사실 감정은  억압한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이런 잘못된 오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부모를 미워한 너는 나쁜 사람이다. 아픈 동생을 이해하지 못하는 너는 이기적인 누나이다라고 듣고 자란 사람들은, 이런 감정의 흑백논리로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자신을 비난하며 자책한다. 이렇게 어그러진 자아를 가진 사람들은 평생 진정한 자신을 만나지도 못한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감정에 좋고 나쁨이 어디 있을까? 물론 상대방이 미운 마음에 누군가를 해치거나, 때리거나, 괴롭혔다면 그건 문제이다. 그러나 그건 나쁜 감정 때문이 아니라, 그 감정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 나온 “ 문제행동” 때문인 것이다. 사실 우리 사회가 이렇게 우리의 감정을 부정당하고 억압당하지만 않았어도, 자살률 1위 국가라는 오명을 씻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감정엔 옳고 그름이 없다. “ 아 그를 죽이고 싶을 만큼 화가났구나. 동생을 때리고 싶을만큼 미웠구나.  그냥 사라져 버리고 싶을 만큼 수치스러웠구나"라고 내 감정을  그리고 상대의 감정을  그대로 인정해 주면 된다. 사실 대부분 이렇게 격한 감정을 느껴도 다들 아무 짓도 하지 않는다. 이렇게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기만 해도 우리는 나를 더 나답게, 상대는 상대의 있는 그대로 받아줄 수 있게 된다.. 

 

두 번째 잘못된 오해는 우리 사회는 꼭 감정에 정해진 크기와 무게가 있는듯하다.

 

“ 너는 이런 것 같고도 우냐? 별것 아닌 것 가지고 난리다. 요새 애들은 멘탈이 약하다 등등"

혹은 스스로에게  "이런 걸로 슬퍼하면 안 돼, 이까짓 일에 화내선 안돼"

라고 마음을 다잡는다. 

 

 사람이 슬픔을 표현하고 화를 표현하는데 꼭 정해는 무게와 크기가 있는 것처럼.. 그래서 정해진 정도의 무게와 크기가 되지 않으면, 울어서도 화도 내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람의 성격과 자라온 환경, 기질이 천차만별이고, 감정은 감정일 뿐이다. 어떤 이는 소리에 예민하고 어떤이는 냄새에 예민하듯이… 각자 받아들이는 자극의 강도는 천차만별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받은 자극, 아픔, 사건의 무게를 달고 크기를 재어서 판단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사회적 기준이나 남의 판단으로  내가 느끼는 감정, 다른 이의 감정을 억압해서는 안된다.” 그냥 나는 그렇게 느껴진다고! 나는 그렇다고, 나는 그런 사람이라고!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상대의 감정에도 " 그래 그럴 수 있다"라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세 번째는 감정과 행동을 헷갈려하는 경우가 많았다.

 

'"화내는 아빠가 너무 무서워서 화는 나쁜것이라 느껴졌다" 

 

우리는 이런 무거운 감정에 대해 부정적이고 불편한 편견들이 많이 있다. 잠잠하다가 화만 나면 소리 지르고 물건을 부순 아버지, 슬프고 외로울 때마다 술로 마음을 달래고 자식들은 방치한 부모, 남편과 싸우고 심란한 자신의 마음을 아이들에게 짜증과 신경질로 풀어버리는 엄마.. 이런 "행동" 들을 보고 자라면, 화도 슬픔도, 섭섭함 이런 감정들은 “ 나쁜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사실은 감정이 나쁘다기보다는 부모들이 표현한 “행동들”이 건강하지 못한 것이었을 뿐이다. 우리는 소리 지르지 않고 물건을 던지지 않아도 화를 표현할 수 있음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슬플 때 우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배워야 한다. 몇 날 며칠씩 술로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복잡한 내 마음 건강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면 된다. 감정은 사실 아무 잘못이 없다. 

 

네 번째 오해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것이다.

 

"괜찮아 시간이 약이야." 혹은  "도대체 언제 까지 이럴건데!"

 

사실 많은 사람들이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 서로 위로해 주지만, 시간은 꼬이고 복잡한 감정이 정리되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표현하지 않은 감정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참는 것이 복이 되는 것은 내가 화난 마음에 분을 “공격적이고 나쁜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을 참는 것은 복이 된다. 하지만 무거운 감정을 그냥 억지로 참게 되면, 우리의 마음은 점점 무뎌지고 딱딱해진다. 물론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그냥 좋은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무딘 사람으로부터 불안, 우울, 공황장애, 화병 그리고 신체질환까지 커지는 경우까지 정말 다양하다.

 

언젠가 TV에서 임신도 하지 않았는데 이유모를 산통을 겪는 50대 주부가 나왔었다. 너무나 조용하고 평범해 보이는 그 주부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일어나는 애를 낳는 것 같은 고통때문에 일상생활이 어려웠다. 병원에 검사를 해보니 별다른 질병도 없었지만, 하루에 몇번씩  이유 없이 대장이, 보통사람의 10 배 이상씩 커지는 것을 발견했다. 후에 정신과 상담 중에 그녀가 어릴 적 너무나도 폭력적이고 무서운 아버지 밑에서 공포스럽게 큰 것을 알았다. 그러나 그녀는 그것을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함구했다. 자신의 남편에게도… 자신은 자신의 아픈 과거를 함구하고만 있으면 사라질 줄 알았던 것이다. 그런 그녀의 30년 넘는 억압과 화병이 이런 신체증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아픈 감정, 무거운 감정일수록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잊힐 거라고, 참을 수 있다고 애초부터 생각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건강하다.

 

 

 

 

Photo by  Cristian Newman  on  Unsplash

 

 

 

 

그럼 우린 감정이랑 어떻게 친해져야 할까?

 

먼저, 세상에 여러 종류의 감정이 있다는 것을 배우고 자신이 시시때때로 느끼는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이 시작이다. 기분 좋은 감정(행복하다, 편안하다. 사랑받고 있다. 신난다. 흥분된다. …)도 여러 가지이고, 우리를 힘들게 하는 감정들 ( 불안하다. 화난다. 걱정된다. 실망했다. 불편하다. 피곤하다. 수치스럽다. 질투 난다. …)도 여러 가지이다. 그리고 내가 느끼는 그 감정을 그대로 인정하면 된다.  

 

나는 개인적으로 큰 아이를 키울 때 아이와 종종 부딪히고, 이유 없이 아이에게 짜증이 나는 나를 발견했다. 그러고 나서 내가 큰 아이에게 질투하고 있음을 느꼈다. 처음엔 그 감정이 무엇인지 몰랐지만, 내가 느낀 감정이 질투라는 걸 알았을 때 나는 적잖이 당황했다. 어떻게 엄마가 딸에게 질투를 느낄 수 있냐고.. 하지만 나는 그랬다. 나는 내가 가져보지 못한 다정하고 재미있는 아빠와 온 식구들이 그 아이에게 쏟아붓는 관심과 사랑에 질투가 났다. 그런 내 마음이 부끄럽고 아팠지만, 그것을 인정하고 나니 내 마음이 한결 가벼웠고 큰  아이에게도 훨씬 편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또한 나의 생각뿐 아니라 나의 달라지는 신체증상도 살펴보는 것이 나의 감정을 인식하는데 좋은 방법이다. 나는 어릴 적 자주 배가 아프고 머리가 아팠다. 그게 나의 긴장이고 불안 때문이었다는 것은 나중에 다 크고 알았다. 미국에서 상담대학원을 다니며 영어가 부족한 나는,  매 학기 첫 수업 땐 장이 꼬이듯 배가 아팠다. 그래서 아예 첫 수업은 항상 굶고 다녔다. 그러나 내가 불안이라는 감정을 배우고 나서 배가 꼬이는 증상, 손에 땀이 나고, 심장이 두근거리고 머리가 아픈 증상이 불안의 대표적인 신체증상이라는 걸 알았다. 그 외에도 잠이 너무 안 온다던지 아니면 잠만 잔다던지 하는 것들도 우울증의 대표적인 신체증상이고, 심장이 빨라지고, 이가 악 다물어지고, 머리에 열이 오르는 것 등이 화났을 때 대표 증상이다. 따라서 내가 이런 신체증상을 인식하고 인정하면 된다. “ 아.. 내가 지금 불안하구나.. 걱정이 있구나. 화가 나고 있구나.” 이렇게 알아차리는 것만으로 나를 좀 더 세심하게 돌보고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냥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정말 좋아지지만 그 감정 누군가에게 표현할 수 있다면 더 좋아진다

그래서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7년을 오래 사는 이유중에 하나라고도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것이다. 여자들은 친구와 혹은 처음 만난 사람과도 감정을 쉽게 교류할 수 있기 때문에.. 누군가 나를 편견 없이  바라봐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표현하는 게 가장 좋지만, 사실 그런 존재가 없는 사람들도 많다는 걸 안다. 그럴 경우엔, 일기나 그림으로라도 그 감정을 뱉어낼 수 있다면 우리의 마음은 훨씬 건강해진다. 왜냐면 내 안에 묵혀있는 감정이 없으므로  내 마음은 누군가를 포용하고 받아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물론 이 과정이 쉽지 않다. 때로는 아프고 눈물도 날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을 도망가지 않고 대면하면  우리는 분명 그 전보다는 더 행복한 사람 , 그리고 다른 이의 마음도 읽어줄 수 있는 성숙한 사람, 그리고 다른이들과 훨씬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다. 

 

 

 

 

Photo by  Aaron Burden  on  Unsplash

 

 

 

 

 

 

"육아팁: 이렇게 중요한 감정을 배우는데 사실 부모의 역할이 정말 중요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의 감정을 부모가 읽어줘야 아이는 배우고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감정을 가르쳐주는  과정은 다음 포스트에 올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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