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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소소한 일상

(소소한일상/미국생활) 남편의 친구를 소개합니다.

by art therapist (아트) 2021. 1. 15.

 

 

 

 

 

 

 

 

오랜만에 남편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이민 생활을 하시는 분들은 많이 공감하시겠지만, 외국에서 마음에 맞는 친구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거기다 저희 집처럼 아직 자라나는 아이가 많은 경우는 정말 저희 앞가림하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거든요. 그래서 저나 남편이나 교회 성도들 말고는 다른 사람들과 교제를 하고 친분을 쌓을 시간적 여유가 많이 없어서 친구가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남편이 유일하게 자주 만나고 좋아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바로 COSTCO, 코스코 입니다. 미국의 대형 할인마켓이고 이젠 한국에도 입점되어 있어서 많이들 익숙하신 그 코스코입니다. 저희 남편의 코스코 사랑은 제가 미국에 왔을 때부터였으니 이제 20년도 넘었네요. 물건이 엄청나게 다양하진 않지만 좋은 물건을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하고, 또 환불과 교환이 정말 잘 되는 곳이라 남편의 무한 신뢰를 받고 있습니다. 

 

제가 미국에 왔을때만 해도 이 정도의 인기는 아니었는데, 소비자들에게 좋은 물건을 그 어디보다 싸게 판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코스코는 정말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코스코의 성장을 보면서 엄청 뿌듯해하는 남편입니다. 그럴 줄 알았다며요.^^ 거기다 몇년 전 남편의 사무실이 코스코 가는 길목에  자리를 잡으면서, 정말  참새가 방앗간 들리듯 아침저녁으로 들락거리며 신상품, 세일 상품을 구경합니다. 그래서 지역마다 다르게 물건을 전시하는 것도 알고 또 상품의 위치를 바꿔놓으면 귀신같이 알아차립니다. 여행을 가게 돼도 그 근처에 코스코가 있는지 먼저 찾아볼 정도입니다. 

 

 

 

 

 

너무 자주 이용하다 보니 마케팅 패턴도 읽는 듯 했습니다. 가끔 장을 보다가 사야 할 물건이 생겨도 " 아! 아냐.. 이건 좀 있다가 세일을  할 것 같아. 세일 할때 사자."라고 합니다. 그러면 정말 몇 주 뒤에 진짜 세일을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혹은 " 이건 지금 사야 돼, 앞으로 이건 안 나올 것 같아. 있을 때 사야 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 제가  " 그냥 코스코에 매니저로 취직을 하는 거 어때? 이 정도 관심과 애정이면 취직시켜줄 것 같아..ㅎㅎ"라고 합니다. 

 

평소에도 많이 쟁여놓은 걸 좋아하는 성격이니 코스코에서 자주 장을 보고, 아이들 크리스마스 선물, 제 선물 그리고 여행 패키지 등등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코스코를 통해서 구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가끔 제 선물은 좀 다른데 가서 사달라고 할 정도입니다.ㅜㅜ 너무 자주 사다 보니  환불을 할 경우도 많지만, 저희 남편은 이미 코스코의 VIP 가 되었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말도 안 되는 것도 환불을 받아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그가  코스코를 더 사랑할 수밖에 없겠지요.

 

사실 코스코가 한 10년 전까지만 해도 이 정도의 규모는 아니였습니다.  온라인 판매도 없었고 도시마다 하나씩 정도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정말 세계적으로 많이 커졌습니다. 그러니 판매하는 물건들도 훨씬 많아졌지요. 특히 추수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남편은 코스코 온라인 품목도 자주 들여다봅니다. 새로운 물건도 많이 판매하고 세일도 많이 하거든요.  몇 년 전에도 혼자 온라인 아이쇼핑을 하고 있는 그를 보며 저도 같이 들여다본 적이 있었습니다. 매장에도 없는 다양한 물건들은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길래

 

“ 코스코도 이제 별 쓸데없는 물건을 다 파네. 저런 걸 누가사? 요즘..”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남편이 저를 빤히 쳐다보더니 심각한 얼굴로  “ 내 친구에게...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아 줄래?” 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완전 헐... 했습니다. 

 

그 뒤로 공식적으로 코스코는 남편의 베스트 프렌드가 되었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저를 빤히 보더니 “ 뭐 필요한 거 있어?”라고 물어보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 아니 없는데.. 왜?” 

그랬더니 너무 행복한 얼굴로  "나 아침에 친구 만나러 갈 거거든~오늘  Friday잖아~ㅎㅎ” 하는 것이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은 만나줘야 한답니다. 20년 동안 절친으로 지낸 그들을 떼어놓을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까지  좋아하는데 제가 말리 도리는 없겠지요. 앞으로도 그의 코스코 사랑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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