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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부모자녀

(사이코지만 괜찮아/드라마속 심리이야기) 자녀들의 독립심: 손, 아귀

by art therapist (아트) 2020. 11. 1.

www.youtube.com/watch?v=4BHIrmuB_V0

 

 

얼마 전 사이코지만 괜찮아라는 드라마가 끝났습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사실 많이 놀랐습니다. 심리학과 정신질환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너무 탁월했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드라마 속에 소개된 동화들을 보면서 더 그랬습니다. 이렇게 쉽게 사람의 심리를 설명하다니. 모르긴 몰라도 작가가 심리학을 제대로 공부하신듯 했습니다. 

 

블로그를 하면서도  이 드라마를 잠깐씩 언급한적이 있었지만, 언제가 꼭 드라마에 나왔던 동화책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어른과 아이 모두 읽을 수 있는 동화책이거든요. 오늘은 거기에 나왔던 동화책중에 손, 아귀라는  책을 골랐습니다. 간단한 내용은 사랑하는 딸을 위해 무엇이든 다 해주던 엄마가, 후엔 엄마때문에 아무것도 할 줄 모르게 된 딸을 바다에 버리는 내용입니다. 

 

이 내용을 보면서 요즘 한국사회에서 많이 나오는 " 헬리콥터 맘과 잔디깍기 맘"이 생각난 저 혼자가 아니길 바랍니다. 헬리콥터 맘과 잔디 깎기 맘 모두 자녀 주변을 뱅뱅 돌면서 자녀가 할 일을 모두 대신해 주거나, 장애물을 모두 치워주는 극성 부모입니다. 요즘 아이들 자원봉사를 부모가 대신 해줬다던지, 대학교 수업 출석을 엄마가 갔다던지 심지어 병원 실습을 빼먹은 아이 혼날까 봐 일부러 교수님께 전화를 걸어준 엄마들이 있다는 게 이상하지 않으니까요. 그런 부모밑에서 아이는 실패도 어려움도 없이 클지 모르겠지만, 절대로 독립적으로 자신감 있게 절대로 클 수 없습니다. 아이들도 알거든요. 자신이 이룬 모든 것들이 자신이 한 것이 아니라 부모가 대신해준 것을. 그리고 자신은 혼자서 아무것도 할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그들도 압니다. 

 

이런 평탄한 삶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어른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겪게 되는 어려움에 다시 부모의 도움을 청하거나,  의지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관계가 반복되다 보면 부모들도 " 내가 언제까지 너의 뒤치다꺼리를 해줘야 하냐?"라는 말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부모의 가장 큰 역할 중에 하나는 우리 아이가  언젠간 부모 없이도 혼자서 독립적으로 살수 있는 책임감 있는  어른으로 만드는 것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독립심과 책임감은 갑자기 스무살, 서른살이 되었다고 생기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때로는 넘어지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나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줘야 하는데 , 많은 부모들이 자라나는 아이에게 "너는 공부만해라" " 일단 대학만 가라" 라고 강조하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어릴때  부터 여러가지 모습으로 실패와 성공 그리고 책임과 의무에 대한 경험을 지속적으로 경험한 아이들이 자신감 있고 책임감 있는 어른으로 자랍니다. (물론 어릴 때 귀하게 크다가 집안이 갑자기 몰락하거나, 부모님의 부재로 맨 땅에 헤딩하듯이 후에 철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

 

아이들이 만날 세상은 절대로 엄마의 품처럼 안락하지도 편안하지 않습니다. 안락한 세상에만 거한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도 다시 편안한 엄마품에만 거하길 원할 것입니다. 물론 부모는 자녀에게 안전지대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 안전지대는 24시간 편의점 같은 곳이 아닙니다. 부모가 되어줄 안전지대는 히말라야 산 중턱에 있는 베이스캠프 같은 곳이 되어야 합니다. 자녀들이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다가, 때로는 다치고 혹 예기치 못한 폭풍우와 산사태를 만났을 때 내려와 에너지를 충전하는 안전지대가 되어야 합니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아가 생기기 시작할 때쯤부터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하게 내버려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엄마가 해주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모두에게 편하고 좋아 보일수도 있지만, 아이 스스로  근육을 키우듯이 자신의 능력도 써보고 움직여야 튼튼해 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스스로도 뭐든 해보고 할수 있다는 마음을 가진 아이들이 자존감이 훨씬 높습니다. 

 

솔직히 아이들이 만 10살이 넘어가면 웬만한 것을 스스로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때만 해도 초등학교만 들어가도 동생들을 데리고 놀면서 라면정도는 혼자 끓여 먹었던 것 같습니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만 열 살이면, 스스로 가방을 챙기고 옷을 입고,  자신의 방을 정리하고 간단하게 토스트에 계란 후라이 정도는 할수 있습니다. 이렇게 스스로 뭐든지 자신이 할수 있다고 느끼는 아이와 " 네가 하면 뭘 하니? 기다려봐 엄마가 해줄게 " 한 아이 중에 어떤 아이의 자존감이 높을까요? 당연히 전자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가사활동에 참여시키는 것이 아이들의 자기 효율감과 재능 발견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들이 많습니다.  

 

한때 열풍이 불었던 스카이 캐슬에서 엄마가 아이에게 " 넌 공부만 해, 다른 건 엄마가 다 해줄게"라는 대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대사가 너무 소름 끼치게 무서웠습니다. 그 말은  " 공부만 해! 엄마가 너를 공부만 할 줄 아는 바보로 만들어 줄게"와 사실 같은 말이기 때문입니다.  

 

 

 

 

 

 

 

 

 

어릴 때 아이들의 실패가 안쓰럽고, 혹은 아이들이 하는 것이 못내 어설퍼서 대신해주고 싶은 마음 들더라도 참아야 합니다.  그런 시행착오를 거쳐서 아이들의 날개가 점점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날개가 점점 커지면 부모가 떠밀지 않아도, 알아서 자신의 길을 찾아 훨훨 잘 날아갈 것입니다. 그런 모습이 서운할 수도 있고 흡족하게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그 모습을 기다려주고 응원하고 지지해 주는 것이 부모의 마지막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모두 자녀를 너무 사랑합니다.  그러나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신도 모르게 아이들의 날개를 꺾는 일도 많이 있습니다. 아이들을 대신해서 장애물을 치워주고 길을 닦아주는 것은 사랑이 아닙니다.  아이가 넘어지고 쓰러질 때 스스로 일어나길 기다려주고, 자신의 일에 스스로 책임지는 법을 배우도록,  때로는 모질어지는 것도 사랑입니다.   

 

아이들의 독립심이 중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정작 많은 부모들은 사랑하고 아껴준다는 이유로 아이들의 독립심을 꺾어버리고  날개를 꺾는 경우를 너무 많이 보았습니다. 그리고 스무 살이 넘고  서른 살이 넘도록 자기 앞가림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한탄하는 부모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분들에게 다시 묻고 싶었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적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격려한 적이 있는지..

부모가 원한 전공, 부모가 원한 직업, 부모가 원한 배우자가 아니라, 아이에게 선택권을 준 적이 있는지..

그리고 그 아이의 선택을 아이가 스스로 책임질 수 있도록  격려했는지,

아이들이 실패와 좌절을 견디고 이겨낼 수 있도록 지켜보았는지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아이가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어른이 되었다고 한탄하기 전에 ,

부모가 아이의 손과 발을 잘라버리지는 않았는지, 

손, 아귀에서 나오는  어리석은 엄마는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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