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심리학/ 심리상담) 조두순 사건: 중독이 무서운 이유-알콜중독, 성중독

 

 

 

 

Photo by  Paolo Bendandi  on  Unsplash

 

 

 

성폭행범 조두순이 올해 12월에 출소한다고 합니다. 자녀를 가진 부모라면, 특히  저같이 딸 가진 부모라면 그의 출소에 분노와 염려가 증폭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조두순 사건을 보면서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이 너무 많았습니다. 어째서 그는 고작 12년밖에 형량을 받지 않았을까? 그의 과거를 보면 성폭력과 사람을 죽인 전과까지 있는데 모두 심신 미약, 술에 취에 있었다는 이유로 모든 범죄가 고작 2-3년형을 받지 않았습니다. 정말 욕 나오는 주취감경 법입니다. (개인적으론 술에 대해 너무 관대한 한국 문화부터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술 문화는  알코올 중독이나 알코올 의존을 불러일으킬수 밖에 없는 문화입니다. ) 그 외에도 그는 성폭력과 다른 폭행사건으로 전과가 18 범입니다. 그런 그가 8살 여아를 강간함으로 영구적 신체 손상을 입혔음에도 불구하고 고작 12년이라니요. 미국 같았으면 그의 죄의 형량이 쌓이고 싸여 한 100년은 넘게 받았을 것 같습니다.

 

어찌 보면 이 모든 문제의 발단은 그의 알코올 중독과 성중독에서 시작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조두순의 아내는 그와 아직 결혼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그가 출소하면 아내에게로 돌아갈 것이라 했습니다. 그녀는  그의 모든 문제를 술 탓이라 돌렸다고 합니다. 술만 마시지 않으면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아내분도 제 관점에선 정상적인 분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분은 자신의 방관이 얼마나 많은 피해자를 만들었는지 깨닫지 못하고 계신듯 합니다.) 이렇게 온갖 문제를 일으키는 술을 그가 끊지 못하는 것이, 심각하고 중대한 병인지 둘 다 알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알코올 중독이 성중독까지 이끌어 준 것이지요. 너무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그의 지인들 말을 들어보면 술을 마시지 않고는 평소에 이런 범죄를 저지를 만큼의 대범함이나 공격성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중독의 무서운 점이 바로 이것입니다.  때론 그들은 너무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이지요. 그러나  심각한 문제는 중독은 점점 확장되고 커진다는 것입니다. 정말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해 집니다.  처음의 시작은 지겨운 삶의 일탈이나 잠깐의 즐거움을 찾는 것이었다가 그것이 점점 개인의 삶을 잠식해 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한 가지 중독은 다른 중독을 이끌어 줍니다. 알코올 중독이 마약이나 게임, 성중독이나 도박중독 등으로 확장되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게임, 마약, 술, 성, 쇼핑, 도벽 등 모두가 시작은 잠깐의 해방감이었고 즐거움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쾌락과 일탈은 더 큰 쾌락과 짜릿함을 찾게 되고 나중엔 무슨 짓을 해서라도 이전보다 더한 쾌락을 찾게 되는 것입니다. 심지어 그것이 범죄가 된다 할지라도..

 

 

 

 

 

 

특별히 성중독의 시작은 대부분 몰래 포르노를 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여기까지는 모든 사람들이 이해하고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 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어떤 사람들은 포르노를 보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채팅을 시작하고 일회성 성관계 만남을 가지도 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서로 합의하에 하는 것이 아닌, 모르는 사람과 강제적인 성관계에 흥분과 짜릿함을 느끼기 시작하면 정말 이젠 범죄가 되는 것입니다. 조두순도 1983년 이미 길을 가던 만 19세 여자를 강간한 전력이 있고 그 이후에도 성폭행으로 여러 번의 전과 기록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성중독과 성폭력의 끝판왕이 아동 납치, 폭력, 강간입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엔 조두순은 벌써 이 수준에 도달한 인물 같았습니다. 그런 그를 그냥 사회에 내보내는 한국법에 사실 너무 기가 차긴 했지만, 지금은 보호감호가 잘 이루어지길 바랄 수밖에 없는 것이겠지요.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개인적으론  술문화에 관대한 것처럼, 한국은 성범죄에 대한  처벌이 정말 ‘솜방망이’ 수준밖에 되지 않음을 미국에 살면서 더 뼈저리게 느낍니다. 조두순 사건뿐만 아니라 N 번방 사건도 피해자는 널려 있으나 가해자는 잡을 수가 없는 상황이니까요. 그러나 사실 가해자는 그 동영상을 본 사람들 모두가 다 가해자가 아닐까요?  미국에선 이런 미성년자 성폭력 동영상을 보거나 유포한 사람들은, 개인적 처벌을 받기도 하지만 미성년자 관련 직종에서 아예 일을 할 수 없습니다. 개인 신상 기록에 흑역사가 다 남거든요. 더 나아가 성폭력이나 아동포르노, 미성년자 성폭력과 관련된 범죄자들은 미국에선  사실 사람 취급받기가 힘듭니다. 우스개 소리로 감옥에 가서도 '최악 저질 범죄자'로 찍혀서 여러 가지 불이익이 있다네요. 그리고 나와서도 한동안 전자 발찌는 물론 자신의 집의 위치가 모든 사람들에게 공개되기 때문에 여러모로 수치스러운 삶을 살아야 합니다.  범죄자도 인권이 있는데 너무 한 거 아니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어릴 때부터  이런 성범죄는 심각한 범죄이고 그 댓가가 너무 크다는 것을 가르쳐주기 때문에 함부로 범죄에 가담하지 않게 하기 위함입니다. 

 

술 문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에선 한국처럼 마시면 아마 다들 알코올 중독자로 치부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음주운전은 '살인미수' 정도의 죄로 여기기 때문에 처벌이 어마어마합니다. 그리고 술이나 마약으로 인한 범죄행위와 위법행위는  벌이 더 가중되어 중하게 다뤄지지 한국처럼 '심신 미약'으로 감형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미국은 자신이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술을 마시는 것에 대해 매우 경계하고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러다 문제가 생기면 자신이 이룬 모든 삶이 한순간에 무너질 것을 다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미국이 범죄가 없는 천국이거나 중독이 없는 나라는  아닙니다. 할사람들은 다 하더라고요 ^^ 그러나 전반적이 사람들의 시선이 따갑고 엄중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다들 조심합니다. 

 

술을 마시고 포르노를 본다고 모두가 중독자 되고 범죄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의 마지막 종착역이 범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가 인식한다면, 한국사회가 좀 다른 시각으로 이 문제를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조두순이 미리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았다면, 그리고 그가 1983년에 저지른 강간으로 고작 2년이 아닌 10년 이상의 처벌을 받고 성범죄자라는 낙인이 찍히는 수치를 겪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두순은 나영이 사건으로 12년이 너무 많다고 법원에 항소를 했었다고 합니다. 그에게 강간, 폭행을 당한 수많은 피해자들과 그들의 가족들에게  문신처럼 남은 아픔과 고통은 12년 가지고는 택도 없을 텐데도 말이죠.  조두순이 나오는 것에 대해 분노하고 두려워 하기 이전에,  제2, 제3의 조두순이 나오지 않기 위해 술 문화와 성중독에 대해 좀 더 심각하고 엄중한 사회적 태도와 시각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블로그의 글들이 심각함과 가벼움을 너무 넘나드네요.^^ 심리적으로 피곤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범죄심리/추천도서) 사이코패스는 일상의 그늘에 숨어 지낸다 북리뷰

 

 

(심리상담/ 부모자녀교육) 성폭력, 생각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범죄/ 인간관계) 조두순사건을 보고: 공감능력의 중요성

(알콜중독 자가진단/알코올 사용장애) 알콜 중독에 대한 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