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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소소한 일상

(드라마이야기/ 소소한 일상) 배달의 민족에서 배려의 민족으로

by art therapist (아트) 2020. 11. 26.

 

 

 

 

 

산후조리원이라는 드라마는 1-2회 만보고  끝내지 못했습니다. 산후조리원 생활을 해보지 못한 저는 왠지 출산 이후의 과정은 공감이 잘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어제 넷플릭스를 돌아다니다가 “최강 배달꾼”이라는 드라마를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아마 한 2-3년 전쯤 한 드라마인 것 같았습니다. 내용은 “ 이태원 클래스”라 많이 비슷해 보였습니다.  젊은 흙수저 배달꾼들과 금수저 재벌가 이야기로  시장 골목의 상권을 두고 경쟁하는 구도였습니다. 

 

드라마가 엄청 재미있다기보다는, 이야기를 끌고 가는 “배달기사”의 삶을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미국은 땅이 너무 넓어서 음식  배달문화가 발달하지 않았었습니다. 정말 고작 피자배달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로 조금씩 음식 배달도 늘어나긴 했습니다. 그래도 한국처럼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거나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미국은 아직 한국처럼 교통체증이 심하거나  좁은 골목은 없거든요. 그래서 대부분 밴이나 승용차로 배달을 합니다. 그러니 당연히 오토바이 배달이니 퀵배송은 없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큰 물건 말고는 거의 오토바이 배달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좁은 골목을 요리조리 빠져나가기가  편하고 빠르기도 하기 때문이겠죠. 요즘 같은 코로나 시기엔 정말 배달이 폭증한다고 들었습니다. 나를 위해 편리를 제공하는 서비스 직종임에도 불구하고  뉴스나 드라마를 보면 여전히 배달하시는 분들에 대한 편견과 시선은 바뀌지 않는 것 같습니다. 드라마에서도 나오듯이  많은 사람들이 한 달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둘 만큼 힘든 직업인데 말이죠.

 

거기다 예전에 응급의학과 선생님들이 나온 프로그램에서 의사분들은 오토바이 타는 분들을 정말 싫어한다고 했습니다.   다른 차사고와 달리 오토바이는 일단 사고가 나면 중상 이상인 경우가 많고, 여러 군데 한꺼번에 다치기 때문에 너무 위험해서 손쓸 겨를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을 하는 분들은 이런 위험부담까지 안고 계신 것입니다. 특히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은 배달은 폭증하지만, 배달하시는 분들에겐 너무 위험한 날일 것입니다.

 

그리고  배달을 하신 분 중에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안정적인 분들이 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그러니 제대로 된 보험처리나 치료를 받지 못하는 분들이 너무 많다고 했습니다. 예전에 응급의학과 이국종 교수님도 응급실을 찾아오는 70-80% 사람들이 저소득층이라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분들은 가족의 생계 때문에 힘들고 위험한 일을 마다 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런 분들에게 사고의 위험이 훨씬 많은 것입니다.  교육의 기회가 적었거나, 경제적 여유가 없는 분들이 생계를 위해 배달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분들에게 사고까지 나면 엎친데 겹치는 꼴이 됩니다.  그래서 어렵고 힘든 사람들은 계속 더 힘들고 어려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한국은 정말 배달의 민족입니다. 외국에서 살아본 사람들 모두다  무엇이든 집 앞으로 배달이 되는 한국 시스템을 정말 많이 부러워합니다. 그러나 그 자랑스러운 모습이면에, 사람들의 무시와 편견 그리고 사고위험을 감수하고 다른 가게보다 더 빨리 신속하게 배달해야 하는 분들이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했습니다. 만약에 누군가 나를 위해 목숨을 걸고 무엇을 해준다면 절로 감사한 마음이 들지 않을까 했습니다.  무엇이든지 당연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감사한 마음으로 받았으면 어떨까 합니다. 이제 배달의 민족인 동시에 배려의 민족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저는 드라마보다 정말 별별 생각이  다 드는 나이가 되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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