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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150

(부부생활/소소한일상) 남편이야기, 그의 이기적인 귓구멍(?) 남편이랑 오래 살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혼자 보기 너무 아까운 캐릭터”라는 것입니다. 외모는 후덕한 풍채를 자랑하고 그의 입담이나 깐죽거림은 개그맨 이수근 정도 됩니다. 가장 비슷한 캐릭터를 찾으라면, 디즈니 만화영화 쿵후 판다의 주인공 판다 “포” 와 비슷합니다. 먹는 거 좋아하고 너무 재미있지만 마음도 참 따뜻한 사람이거든요. 그러나 여기에 또 반전이 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남자다운 풍채와 달리 속은 또 “천상여자” 입니다. 부지런하고 살림이나 청소는 저보다 훨씬 좋아하고 잘합니다. 그리고 모든 신체감각이 저보다도 예민해서, 옷도 아무 재질이나 입지 못하고, 미각도 살아 있어 딱 먹어보면 무슨 재료가 들어갔는지 대번에 알아차립니다. 우리 집 대장금입니다.( 그래서 음식하는 제가 피곤합니.. 2020. 9. 7.
(부부생활/소소한 일상) 우리부부가 사는 법 2 “니 장례식에 화한 하나도 안 해줄 거야!” COSTCO(미국 대형 할인마트)에서 꽃다발을 한 아름 사 오면서 남편이 하는 말입니다. 남편이 이런 냉정한 (?) 말을 하는데는 사실 다 이유가 있습니다. 몇 년 전 탤런트 김자옥 씨가 암으로 돌아가시고 나서 여전히 아내를 그리워하는 남편이 납골당 근처로 이사를 가서 매일 그녀를 만나러 가는 모습이 TV에 방영된 적이 있었습니다. 생전에 꽃을 좋아하던 아내를 생각해서 꽃다발도 자주 사서 말이죠. 그 모습을 보면서 남편분의 마음이 백분 이해가 되기도 했지만, 죽은 다음에 저게 다 무슨 소용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분은 평소에도 아내가 좋아하는 꽃을 항상 사다주셨을 것 같았지만요. 그러면서 갑자기 든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래 나도 내가 좋아하는 꽃.. 2020. 9. 6.
(소소한일상/미국생활)두려움에서 익숙함이 되기까지, 나의 영어정복(?) 이야기 만 23살에 미국에 공부하러 왔지만 사실 중고등학교 때 전 영포자 (영어를 포기한 자)였습니다.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영어의 주어와 동사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할 정도였으니까요. 그 와중에 대학을 아동학과에 가서 공부를 하면서 공부가 너무 재미있어지고 특수교육과 심리학이 발전된 미국에서 제대로 더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때부터 영어는 제 삶에서 진정 “십자가”가 되었습니다. 엉덩이 붙이고 책 읽고 공부하는 것은 쉬웠지만, 사실 언어는 그렇게 해서 늘지 않는다는 것을 한참 뒤에 알았습니다. 아무리 대학교 때부터 영어 공부를 열심히 시작했다고는 하지만, 기본도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토플을 위한 영어공부가 잘 될 리 만무했고, 또 워낙에 성격이 부끄러움도 많이 타고, 말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니라.. 2020. 9. 5.
(부부생활/칭찬의힘) 우리 부부가 사는법 저는 개인적으로 청소와 설거지를 무지 싫어합니다. 그러니 당연히 관심도 없고 잘하지도 못하지요. 그러나 먹는 것이 가장 큰 삶의 즐거움인 다섯 식구가 사는 우리 집은 설거지가 정말 많이 나옵니다. 그리고 미국은 한국처럼 배달문화가 발달되어 있지 않아서, 요즘 같은 시국엔 거의 집에서 다 만들어 먹어야 합니다. 그래서 전 꼭 식기세척기를 사용합니다. 아침 부터 차곡차곡 모았다가 저녁에 한꺼번에 돌리지요. 그래서 그 무엇보다 제겐 세척기가 꼭 필요합니다. 예전에 오래 쓰던 식기세척기가 고장 났을 때의 막막함이란.. 평소에 가전제품이나 요리 도구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지만 세척기가 고장 났을 때 남편에게 세척기 빨리 사달라 졸랐을 정도 였으니까요. 그러나 사실 아무리 식기세척기가 있어도 하루종일 5식구 먹.. 2020. 9. 4.
(소소한일상/신앙생활) 내려놓음 딱 20년 전 미국에 왔다.. 아직도 20년전 부산 김해공항 국내선에서 ( 그땐 김해엔 구포 가는 비행기만 있었건 걸로 기억.. 인천공항도 없던 그 시절 ㅜㅜ) 가족 친지 친구 2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정장입고 서울이나 다른 도시로 출장가는 사람들로만 분비던 공항에서) 울고 불고 기도하던 기억과, 미국오기전까지 비행기는커녕, 서울도 손에 꼽을 정도로 밖에 다녀보지 못하고 집 떠나는 게 큰일인 줄 알았던 소심한 나는 11시간 비행기 내내 울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 누가 보면 등 떠밀려 미국 가는 줄 절대 아니었음 ㅋㅋ) 딱 3년만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원 학위만 따고 한국으로 돌아오리라 당찬 각오와 포부를 안고 떠났다. 그러나 나는 20년 동안 살고 있다. 내가 원해서 정착한 미국에서 20년 .. 2020. 8. 29.
(미국생활/소소한일상) 다시찾은 하늘!! 며칠 동안 저희 동네엔 연기와 매연으로 전혀 하늘을 볼 수 없었어요. 매캐한 냄새로 정말 동네엔 개미 한 마리 돌아다니는 것 같지 않았어요. 마치 죽은 동네 같아 보였습니다. 그러다 드디어 오늘 우리 동네 트레이드 마크인 파란 하늘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너무 반갑더라고요. 상쾌한 공기도 더불어... 거의 일주일 만에 온 집의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프레쉬한 공기를 즐기고 있습니다. 산불을 진압하느라 고생하신 분들이 너무 많은 것 같고 또 이렇게 예쁜 하늘을 볼 수 있는 것도 그분들의 노고가 아닌가 해서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요즘 정말 사소한 일상의 소중함과 감사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어요. "있을 때 잘하자. 있을 때 감사하자. 있을 때 즐기자" 하는 마음만 계속 드네요. 오늘은 왠지 하늘만 쳐다봐도 기.. 2020. 8.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