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20년 전 미국에 왔다..
아직도 20년전 부산 김해공항 국내선에서
( 그땐 김해엔 구포 가는 비행기만 있었건 걸로 기억.. 인천공항도 없던 그 시절 ㅜㅜ)
가족 친지 친구 2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정장입고 서울이나 다른 도시로 출장가는 사람들로만 분비던 공항에서)
울고 불고 기도하던 기억과,
미국오기전까지 비행기는커녕,
서울도 손에 꼽을 정도로 밖에 다녀보지 못하고
집 떠나는 게 큰일인 줄 알았던 소심한 나는
11시간 비행기 내내 울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 누가 보면 등 떠밀려 미국 가는 줄 절대 아니었음 ㅋㅋ)
딱 3년만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원 학위만 따고
한국으로 돌아오리라 당찬 각오와 포부를 안고 떠났다.
그러나 나는 20년 동안 살고 있다.
내가 원해서 정착한 미국에서 20년 동안
내 맘 데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것만 뼈저리게 배웠다.
( 고작 오늘 저녁에 먹을 메뉴 정도, 내가 입을 옷 정도만 선택할 수 있는 힘 밖에 없다는 것을)
사람들을 그것을 내려놓음이라고도 하고 받아들임이라고도 하더라.
내 욕심을 내려놓고 내 환경과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는 것..
내가 애를 셋이나 낳을 줄은..
그리고 그놈들이 하나같이 나의 기대와 소망과는
다른 성품과 모습으로 자랄 것이라곤 상상하지 못했었다.
( 그래도 다 너무너무 사랑해! ㅎㅎ)
내가 미술 공부를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고
또다시 상담 공부를 하면서
미술 치료사와 가족치료사가 될 줄도
20년 전의 나는 감히 꿈꾸지도 못했던 것이다.
남편이 사업을 시작하고..
그때부터 시부모님과 한집에서 7 식구가 북적거리며
7년을 살 줄도 예상하지도 못했고..
교회가 나눠지고, 믿었던 사람들이 떠나고..
사랑했던 사람들과도 이별하고..
또다시 만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 사람들과 다시 만나게 되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또 이번 코로나로 5 식구 옹기종기 모여 이렇게 오래 지내게 될 줄도
코로나가 끝이려니 싶었는데
여기저기 산불로 공기조차 우리 맘대로 쉴 수 없게 되리라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이런 예측할 수 없는 사건과 상황들을 반복하면서..
나는 내려놓음과 받아들여짐을 훈련하고 있음을 배웠다..
인생 내 맘 데로 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게 축복이었다.
내 맘대로 되지 않는 아이들을 붙잡고 아등바등하던 나를 내려놓고,
절대로 친구 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받아들이며
떠나고 싶지만 떠나지 못하고..
붙잡고 싶지만 붙잡을 수 없었던
수많은 관계를 내려놓을 때..
평안했고 성장했다.
그리고 앞으로 더 성장해야 하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니 나의 계획 따위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나의 허접하고 얕은 계산에서 나온 계획은
딱 그 정도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주님의 계획과 인도하심은
언제나 뒤돌아보면 무릎을 탁 치는 순간이 있더라.
아.. 이러려고 이걸 배웠구나.
아.. 이때를 준비함이었구나.
앞으로의 나의 20년도..
나는 잘 모르겠다.
특히 이 코로나는 예상한 것보다
나와 남편의 직장과 일터에 영향을 많이 주었다.
아마 우리는 새로운 모습의 학교, 일터, 식당과 상점들과
마주해야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을 것이다.
물론 당장은 이 예측 불허한 앞날이 좀 불안하긴 하지만..
나는 안다.
주님의 인도가
나의 얄팍한 계획보다 훨씬 낫다는 것을..
아마도 진짜 내가 원한 집순이의 삶을
실현시켜 주실라나 보다.^^
무엇이 되었든지 간에
감사함으로 순종함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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