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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150

(미국생활/소소한일상) 전혀 당연하지 않았던 것들... 몇 주째 우중충한 하늘과 연기로 밖에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란색 하늘이 보이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회색빛 하늘이 24시간 계속되고 있어서, 원래 이 동네 하늘이 어땠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사진을 찾아보았네요.사진 속 정말 높고 푸르른 하늘과 예쁜 구름들이 너무 그리워지네요. 그때는 매일 보던 하늘이라 큰 감흥이 없었는데 말이죠. 지금 이렇게 다시 보니 그야말로 그림 같은 배경입니다. 그래서 미국에 놀러온 가족들과 지인들이 하나같이 날씨만 한국으로 가져가고 싶다곤 했었는데요. 그 그림 같은 배경에서 아이들이 자전거 타고 산책하던 때가 너무 그립습니다. 비가 오지 않으면 산불은 진압되기 어렵다고들 하는데, 캘리포니아는 12월 겨울이 되기 전까지 비가 거의 오지 않습니다. 즉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 2020. 9. 17.
(부부생활/소소한 일상) 남편이야기 세번째: 미친거 아냐? 미국은 카드를 주고받는 문화가 발달되었습니다. 고마운 마음을 전할 때나 생일이나 기념일, 밸런타인데이 등 특별한 날에 주는 카드가 곳곳에 많이 팝니다. 그러다보니 Hallmark 같이 카드를 전문적으로 파는데도 많고, 슈퍼마켓 같은 곳에서도 많이 팔지요. 특별한 멘트와 예쁜 디자인이 많아 저도 구경을 참 많이 했었습니다. 그래서 였는지 저희도 가족끼리 카드를 많이 주고받습니다. 정확히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저희 집의 특별한 가족문화로 자리 잡은 지 오래되었습니다. 생일이나 기념일 크리스마스가 되면 꼭 서로에게 카드를 써주는 것입니다. 사실 제가 우겨서 시작한 문화입니다. 감수성이 너무 아날로그라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평소엔 해주지 못하는 " 오글거리는 멘트" 를 카드에 담아주.. 2020. 9. 14.
(미국생활/소소한일상) 모든 영광은 케이팝과 한국드라마에게 미국에 사는 많은 한인 가정들의 고민 중에 하나가 한국어입니다. 모든 부모들이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라는 자녀들에게 한국어를 잘 가르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특히 영어가 서툴거나 또 한국으로 돌아갈 계획이 있는 가정이라면 이중언어를 완벽하게 가르쳐야 하는 부담감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러나 현실은 사실 쉽지 않습니다. 어릴 땐 잘하는 듯하다가, 아이들이 학교를 들어가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아이들은 친구들과 하루종일 학교에서 영어를 쓰는 것이 편해지기 시작하면 한국어 실력은 형편없이 떨어집니다. 정말 의욕이 강한 부모들이나 혹은 영어를 아예 하지 못하는 부모가 아닌 경우 빼고 , 한국말이 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이들도 부모가 어느 정도 영어로 말해도 알아듣는다고 생각하면 전부 영어로 말합니다. .. 2020. 9. 11.
(소소한일상/위로) 전하지 못한 진심이 없길. 내 이럴 줄 알았다. 아침부터 눈이 팅팅 부었다. 어젯밤 10시도 안돼서 잠이 든 나는 12시쯤 화장실에 가기 위해 일어났다가 거의 10년만에 나에게 오빠가 쓴 이메일을 보고 깜짝 놀랐다.오빠는 나의 글 "상처 받은 어린아이 엄마가 되고 치료사가 되다"를 보고 나에게 메일을 보냈다. 그 글 중간에 오빠에 관한 글이 있었고, 나는 이 무심하고 무관심한 동생이 이럴 수밖에 없었던 변명과 사과를 했었다. 나는 나만 피해자라 생각하고 자란 어린시절을 회상해보니 그도 참 힘들었을거라.. 그 마음 모른 채 하고 산 세월이 참 미안했다. 나는 지금까지 말하지 못한 내 진심을 오빠에게 전해달라 엄마에게 부탁했다. 그런 나의 글을 보고 오빠가 답장을 보냈다. 자신이 몇 년 전에 쓴 에세이와 함께...자신은 사과의 글이라.. 2020. 9. 10.
(미국생활/소소한일상) 온 세상이 노랗다 "엄마엄마! 세상이 온통 노란색이야~" 큰딸이 호들갑을 떨며 올라오며 말합니다. 요새 또 공기가 안 좋아져, 창문과 커튼을 치고 지내 밖을 제대로 못 봤거든요. 아침엔 안개가 많이 껴서 해가 늦게 나오려나 보다 했더니, 낮 12시가 넘은 지금은 세상이 아예 노랗게 변했네요. 딸에게 인터넷에 왜그런지 좀 찾아보라고 했더니 연기 때문에 햇빛이 제대로 통과하지 못해서 생기는 현상이랍니다. 한마디로 이 연기와 구름층 위로는 맑다는 말이지요. 근데 정확히 과학적으로 왜 그런지 잘 모르겠습니다.^^ 여기 베이 지역 다 그렇다는군요. 마치 노란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는 것 같습니다. 요새 여러모로 정말 다이내믹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근데 요즘은 정말 평범한 안경을 끼고 평범하게 살고 싶네요~ 관련글 (추억여.. 2020. 9. 10.
(부부생활/소소한 일상) 남편이야기 2-그냥 생긴대로 살아~ 요즘은 미니멀 라이프가 대세라고 하지만, 사실 저희 집은 맥시멀 라이프 스타일입니다. 연령대가 다른 아이들이 셋이라 필요한 게 많기도 하고, 다른 큰 이유는 경제권을 가지고 있는 남편의 소비성향과 성격 때문입니다. 먹는 거 좋아하고 호기심 많고 도전하길 좋아하는 성격에, 뭐든 많이 싸게 사는 걸 선호하다 보니, 세일 상품 , 새로 나온 상품은 지나치지 못합니다. 그래서 장을 보러 가면 남편은 돈이 두배 이상 듭니다. 선진국인 미국에 살지만 집안 경제 수준은 후진국입니다. 술도 안먹는 우리집은 앵겔지수가 상당히 높거든요.^^ 또한 집에서 자주 쓰는 물건은 차고에 항시 저장 보관되어 있습니다. 오래전 저희 친정엄마께서 저희 집 차고를 보시고 “ 야야~ 옛날 우리 동네 구멍가게보다 뭐가 더 많다(사투리)” 라.. 2020. 9.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