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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소소한 일상

(육아/소소한일상) 나는 엄마다

by art therapist (아트) 2020. 7. 10.

 

 

Photo by  Chema Photo  on  Unsplash

 

 

스물살이 넘어 늦게 배운 영어로

100페이지 넘게 영어로 논문을 쓰는 것보다

자식을 키우는게 훨씬 더 어렵고 힘들더라

 

내가 이렇게 화나고 짜증이 나는 것은

다 아이들 탓이라며 비난도 해보고,

또 때로는 나 때문이라며 자책도 하지만..

여전히 정답은 없다..

 

대학교... 대학원 ...모두 사람에 대해 공부하면서도

세 아이를 17년째 키우면서도...

심리학 서적과 자녀교육서를 100권을 넘게 읽어도.

딱 이렇게만 하면 된다는 나에게 정답 같은 책은 없더라.

 

물론 자녀를 사랑하라는 말이 기본이지만

그 사랑의 방법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였고

그 사랑을 하기 위해 내가 먼저 변해야 하는 것이

가장 힘들고 안 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자녀를 키우기 어려운 것은

먼저 수십 년째 굳어진 나는 바꿔야 하기 때문이고

상대/ 아이는 있는 그대로 받아 들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아이들 키우면서 나에게 가장 힘든 일은...

우선 있는 그대로의 아이들의 기질과 타고난 성격을 편견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었고

20년 넘게 나에게 익숙한 삶의 태도와 방식을 버리거나 참는 것이었고..

나는 전혀 경험하지 못한 삶의 행동은 억지로라도 해야 하는 것이었다.

 

전혀 관심도 없고 쓸데도 없는 아이들의 재잘 거림을 따뜻한 미소로 들어주는 것

아이들이 무엇을 배울 때 다그치지 않고 기다려 주는일..

짜증과 귀찮음이 아니 사랑스러운 눈길로 아이들을 바라보는 일..

 

소리치고 윽박지르고 싶은 것을 참는 것

아이들의 실수도 너그럽게 용서하는 것

진심으로 늘 고맙다 사랑한다 말하는 것

'이것도 몰라'' 내 이럴 줄 알았다'' '너 바보야 왜 이것도 못해'..

이런 익숙한 말들이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것을 삼켜야 할 때이고

한대 그냥 쥐어박고 싶은 손을 조용히 내리는 일들이었다. 

 

자녀를 키우는 것은

너무 익숙하지 않은 행동을 하려니 어색해서 힘들었고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던 행동을 참아야 해서

나에겐 너무 힘들었다.

 

가장 중요한 건 내 마음 깊은 곳에 가라앉아 있던

묵은 상처들이 아이들로 인해 대면하게 만들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쩌면..

나는 이들로 인해 더 빨리 치유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람의 마음의 상처는 덮어두고 묵혀둔다고 치유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프고 힘들었지만 내 안에 상처가 드러나고 대면해야 회복되었다. 

 

그래서 빨리 돌이키는 게 답이다.

깨달았을 때 빨리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내가 엄마로서.. 사람으로서 부족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새로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좋은 엄마 완벽한 엄마는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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