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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가 되는 예술/북리뷰

(트라우마심리/추천도서) 몸은 기억한다.

by art therapist (아트) 2020. 9. 14.

 

 

 

 

 

 

 

 

"기본적인 욕구가 채워지지 않은 사람은, 생각이 아주 고귀하고 세상에 널리 알려진 업적이 아무리 많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존재로 남는다. 교수님은 치유를 좌우하는 건 바로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이라고 하셨다. 즉 자기 몸의 현재 상태를  본능적인 욕구 측면까지 모조리 인정할 수 있을 때만 비로소 자신의 삶을 온전히 책임질 수 있다는 것이다 "
"회복하려면 자신의 몸과 마음에 대한 소유권을 되찾아야 한다.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자신이 느끼는 것을 그 일에 압도되거나 분노하거나 수치스러워하거나 주저하지 않고 그대로 느끼는 상태를 의미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위해 1, 침착하게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2. 과거를 상기시키는 이미지와 생각, 소리, 신체 감각을 접해도 계속 침착함을 유지하는 법을 배우고, 3. 현재를 충 실리 살고 주변 사람들의 일에 관심을 갖는 법을 배우고, 4. 살아남기 위해 택한 방법을 포함해 자기 자신에게 비밀을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 본문 중에서.

Trauma means something happened that should not happen

and something didn't happen that should happen before.

    "트라우마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일어난 것과

또 일어났어야 할 일이 일어나지 않은 것입니다. "

 

예전에 트라우마 관련 훈련을 받을 때 강의 하신 박사님의 말씀이다. 그분의 말이 나의 머리를 때렸다. 트라우마에 대한 나의 오해와 착각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면 트라우마는 성폭력, 폭행, 전쟁, 부상, 사망 사고 등 사람들에게 일어나지 았았으면 하는 일들이 일어난 경우만 생각한다. 그러나 이 강사분은 다른 트라우마도 있다고 했다. 인간에게 살면서 당연히 일어났어야 할 일, 부모와의 애착, 안정감,  존중받고 사랑받는 것, 다른 이와 감정을 교류하는 것 등 사람의 발달과정에서 꼭 일어나야 했었던 일들이 일어나지 않는 것도 트라우마라고 하셨다. 그 말에 정말 이때까지 나와 주변의 사람들에게 보였던 여러 가지 답답했던 문제들의 이유가 다 보이는 것 같았다.

 

 

 

 

 

 

 

 

한국문화는 전쟁과 가난 그리고 정치적 압박 때문에 시대적트라우마가 있고 그로 인해 자녀들과 정서적인 교류를 하는 것이 어려운 세대를 거쳐왔다. 그리고 이런 시대적 트라우마는 자녀에게 또 다른 트라우마를 주는 계기가 되었다.  개인적으로도 크게 부모에게 학대를 받거나 폭행을 당하지 않았음에도 내 삶에서 트라우마와 같은 흔적이 보일 때마다 너무 괴로웠다. 별일 아닌 것에 유난 떠는 나인 것 같아서. 그러나 그분의 강의로 확실이 알았다. 나의 부모는 정서적으로 나에게 애착을 형성해 주지 못했다.  안정된 애착이 형성되지 못한 나는 정서적으로 많이 굶주리고 아팠다. 즉 나에겐 일어났어야 하는 일이 일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여전히 많은 가정에서 사실 그럴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이 트라우마는 생각보다 우리와 가깝다는 말이었다.

 

그것을 알고 트라우마에 관련돼 책을 찾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세계적인 의학박사이자 트라우마 권위자의 책이다. 소위 심리학이 " 뜨고" 나선 서점에 가볍고 읽기 쉬운 심리학 관련 서적이 깔려있지만, 이 책은 단연코 내용으로나 페이지로 절대 가볍지 않다. 나도 처음에 책의 두께에 흠짓 놀랬지만, 내용은 너무 알차고 유익하다. 개인적으론 트라우마 관련 전공서적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줄을 치며 공부하듯 읽어야 하는 책이나 지루하지 않다. 트라우마가 어떻게 우리 뇌에서 작용하는지부터 시작해서  치료의 과정까지 과학적인 증거와 그가 접한 수많은 환자들의 예시로 너무 흥미진진하게 구성되어 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같은 치료사를 준비하던 친구에게 선물을 하기도 했다. 심리상담 관련 분야의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혹시 트라우마에 대해 더 알고 싶거나,  과거의 트라우마로 아직도 현재의 삶이 행복하거나 만족스럽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그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시간이 지나가면 잊힌다. 강산이  두 번이나 변했는데 넌 아직 왜 그러냐"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잊고 싶지 않아서 못 잊는 것이 아니다. 잊혀지지가 않는 것이다. 그의  머리는 잊고 싶으나 그의 아픔과 고통을 여전히 몸이 기억하고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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