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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가 되는 예술/북리뷰

(여행책/소소한 행복) 최호철, 박인하의 펜 끝 기행 북 리뷰

by art therapist (아트) 2020. 10. 25.

 

 

 

 

 

 

 

한 2년 전쯤 남편이 갑자기 세계여행에 꽂힌 적이 있었습니다. 갑자기 집도 다 정리하고 세 아이들을 데리고 세계여행을 가자는 것이었습니다. 그게 여기서 이러고 사는 것보다, 아이들에 더 큰 인생 경험이 된다면서요. 생활비니 아이들 학교니 이런 거 저런 거  다 재쳐 놓고라도, 저는 세계여행이라는 소리에 숨이 턱 막혔습니다. " 날 데리고 세계여행? " 싶었습니다.

 

몸 힘든게 세상에서 젤 싫은 날 데리고 세계여행이라니...

걷는 것도 싫어하고,
하루에 꼭 1끼는 한식을 먹어야 하며,
물도 무서워해서 배 타는 것도 싫어하고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케이블카니 비행기 타는 것도 싫어하는 날 데리고 세계여행이 말이 되나 싶었지요.
그것도 15살 8살 4살 된 아이들을 데리고 말이죠.

상상만 해도 피곤했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한동안 혼자서 어디로 갈지 경로를 고민하고, 경비 마련을 구상하더니, 어느 순간 잠잠해졌습니다.^^

이렇듯 저는 여행을 별로 즐기진 않습니다. 대신 눈으로 구경하는 건 좋아합니다 그래서 여행책이나 여행 프로로 대리 만족을 많이 합니다.

 

이렇게 돌아다니는 게 싫지만 내 평생 딱 한번 해보고 싶은 여행이 있긴 있습니다. 스케치 여행!!
여기저기 마치 관광지 도장깨기 하듯이 돌아다니는 여행 말고, 한 곳에 며칠 묵으면서 여유롭게 스케치할 수 있는 여행은 언제가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미국부터 말이죠. 미국에서 20년 넘게 살지만 캘리포니아도 아직 구석구석 잘 모르고, 다른 주에 놀러 간 건 손에 꼽을 정도이니까요. 


막내까지 다 키워놓고 남편이랑 캠핑카 하나 사서, 미국부터 돌아다니며 스케치 여행은 하고 싶단 생각만 막연히 합니다. 그래서 그런 종류의 책을 찾아보기도 하지요. 그러다 오래전에 사다 놓기만 하고 읽지는 못한  '펜 끝 기행'  이란 책을 오늘 읽었습니다.  제목에서 보여지듯이 그림으로 여행지를 보여주는 책입니다. 본 투 비 완전 집순이이지만 그래도 7개월 넘게 집콕생활이 지겨운 나머지 바깥세상 구경하고 싶단 생각이 갑자기 들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7개월 만에 처음으로 남편과 아이들이 모두 외출을 하는 엄청난 행운도 얹었거든요.  그래서 침대에 뱀처럼 똬리를 잡고 앉아 책을 들었습니다.  제가 너무 좋아하는 행위! ^^

 

 

 

 

사진보다 그림이 멋있어보이는 건, 작가의 감성이 묻어나서 이지 않을까 싶어요. 너무 멋있습니다. 

 

 

 



만화가인 최호철 씨와 박인하 씨의 여행 기행입니다.  최호철 님은 삽화 담당이시고 박인하 님은 글을 쓰셨습니다. 한 분은 화가에서 만화가가 되셨고 또 한 분은 작가에서 만화가가 되셨다네요.  삽화가 메인인 책이라 글은 1/3도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제주도, 일본, 이탈리아, 중국 그리고 다시 울릉도와 독도로 이어진 여행 이야기가 그려집니다. 두 분 다 만화가 이시라 그림에도 글에도 유머와 위트가 넘칩니다.


특히 그림을 그리신 최호철 작가님은 원래 사실적이고 디테일 살이 있는 작품 할동을 많이 하셔서, 스케치도 입이 떡 벌어지는 작품이 많습니다. 깨알 같은 디테일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다 찍어 올리고 싶었지만 그분의 저작권이 있어서 몇 장만 올렸습니다. 


그림이 워낙 많아 다 읽는데 사실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지만, 만약 제가 이 나라들로 여행을 가게 된다면 다시 찾아볼 것 같습니다. 책을 다 보고 나서 다시 펜을 잡고 눈에 보이는 데로 한번 그려보고 싶다는 욕망도 솟구치게 했습니다. 다시 한번 버킷리스트인 스케치 여행에 대한 마음도 다 잡아 보고요. 그림과 여행을 좋아하시는 분이시라면 가볍게 읽기에 좋은 책인 거 같아요. 눈이 즐거워지는 책이었습니다. ^^ 


 

 

 

만화가라서 그러신지 이 작은 인물들 모두의 특징이 달라요. 너무 대단하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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