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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가 되는 예술/북리뷰

(세계여성인권/추천도서) 사막의 꽃 북리뷰

by art therapist (아트) 2020. 8. 27.

 

 

 

"나이 먹은 집시 여인이 피가 말라붙은

들쭉날쭉한 면도날을 꺼내고 침을 탁 뱉어 옷에 닦았다.

그리고 곧 내 살이, 내 성기가 잘려나가는 것을 느꼈다.

가장 끔찍한 부분이 남아 있었다.

(아카시아 나무의) 가시로 살에 구멍을 여러 개 뚫은 다음

그 구멍을 희고 질긴 실로 엮어 꿰맸다.

오줌을 누기 시작하자 피부가 타들어가는 듯이 따가웠다.

집시 여인은 오줌과 월경이 빠져나올 구멍을

겨우 성냥개비 들어갈 만큼만 남기고 꿰맨 것이다

 '사막의 꽃중에서"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는데 남성만 할례가 있는 것이 아니라 여성도 할례를 하는 곳이 있더라. 그 나라들에선 여성의 성기는 부정하다고 판단해서 만 10세 전 여아 성기의 성적으로 민감한 부분을 제거해 성적인 쾌감을 평생 느끼지 못하게 하고, 남편을 맞이하기 전까지 입구를 꿰매버려 처녀성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첫날밤을 치르거나 애를 낳을 때 훨씬 아프고 고통스럽다고 한다.   아프리카와 중동 28개국뿐 아니라 심지어 뉴욕 이주민 사회에서도 관례라는 구실로 이뤄지기도 한다고 하고 이 할례를 받지 않으면 부정하다 여겨져 결혼은 꿈도 못 꾸고 마을 사람들에게 지탄을 받고 쫓겨난다고 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다 동참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할례가 의료적으로 문제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소독이나 마취도 하지 않은 채 누구에게 사용했는지도 알 수도 없는 도구를 가지고 갑자기 어느 날 예고도 없이 노파 혹은 떠돌이 집시가 찾아와  아무도 없는 벌판에 가서 할례를 행하고 스스로 아물기를 그냥 방치한다는 것이다. 스스로 아물어 집으로 돌아오면 살았다 생각하는 것이고, 못 걸어오면 그 벌판에 짐승의 밥이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할례 때문에  정말 많은 여자 아이들이 죽거나, 큰 질병 내지는 불구가 된다고 했다. 그리고 위에서 설명했듯이 성냥개비만 한 구멍으로  결혼하기 전까지 소변과 월경을 해야 하기 때문에, 소변도 보통은 30분 이상 걸리고 월경을 할 때마다 고통스럽고 아프다고 했다. 2005년도쯤 읽은 것으로 기억하는데 읽으면서 너무 기가 막히고 믿어지지 않았다. 

 

그 후 상담대학원 공부하면서 다른 다라의 " 믿어지지 않는" 문화를 소개할 때 나는 이 책을 선택했다. 예상대로 교수님 빼고 거의 이런 문화가 있는지 모르더라. 그래서 여성할례를 더 공부해보니, 말로는 종교의 이유를 들먹였지만, 코란 어디에도 여성의 성기가 부정하다는 말은 없다고 했다.  이 몇 천년 동안 유지된 이 문화는 철저히 남성들의 욕심과 욕망에 의해 많들어진 관습이었다. 여자들의 성기를 미리 꿰매어 처녀성을 유지하게 하고 또 여성들의 성적 쾌감을 주는 부분을 잘라버려 혹시라도 생길 "바람"을 막고자 함이었던 것이다. 본인들을 2명 이상의 아내들을 마음대로 취하면서...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남성과 종교와 괜히 싸우고 싶은 마음이 생길 정도였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여성들조차도 이 심각한 문제에 대해 반발하거나 반항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책에 의하면 미국으로 이민 온 사람들 조차도, 여전히 이런 관습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당연히 미국에선 들키면 아동학대에 들어가기 때문에 더 비밀리에 한다는 것이다. 트라우마적인 관습이다. 만 3-4세에 마취도 없이 수술하는 것도, 또 이것 때문에 자신의 언니나 여동생이 죽어나가는 것을 보는 것도 다 트라우마이고 학대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여성들이 더더욱 옴짝달싹을 못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이미 어렸을 때부터 PTSD 가 있을 수밖에 없다.  

 

운 좋게도 이 책의 저자는 13세에 60세 노인에게 둘째 부인인가 셋째 부인으로 팔려갈 뻔한 결혼로부터 도망쳐 영국, 미국으로 갔다. 물론 도망치면서 그녀의 삶 또한 힘들고 고달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고 주어진 기회를 잘 잡아서 미국에서 세계적이 모델이 되었다. 그러고 그때 자신이 다른여자들과 다른다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이 책에서 생리통 때문에 날마다 고생하는 걸 보고, 친구가 산부인과에 가보라고 했고 생에 처음 간 산부인과에서 의사의 충격적인 표정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 도대체 어떤 사람이 이런짓을 했냐고?" 그리고 나서 그녀는 봉합된 실을 풀고 치료를 받아 자유를 얻었다. 그리고 자신의 문화에서만 있는 이 여성할례의 반인륜적 문제와 추악한 관습을 세상에 알리는 인권운동가가 되었다. 그녀의 책과 영화가 알려지면서 많은 나라들의 지탄이 있었고 2013년 WHO에서 여성 할례 금지법이 정해졌고 2030년까지 여성할례를 근절시키겠다고 했단다.

 

얼마나 많은 나라에서 법으로 인정되고 받아들여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몇 천년 동안 지속된 그 관습이 쉬 사라질까 싶기도 하다. 그러나 한 사람의 용기가 어둡고 냄새나던 그곳을 활짝 열어준 것만으로도 그녀의 행보가 너무 멋있는 것 같다. 책을 따라가다 보면 아프리카 여성의 정말 고단한 삶을 보는 것 같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용기 있고 용감한 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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