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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인간관계

(심리상담/심리적 경계선): 바운더리 (Boundary),이 선 넘으면 침범이야!

by art therapist (아트) 2020. 11. 6.

 

가수 아이유의 노래에 이런 가사가 있었습니다.  이 선 넘으면 침범이야 ~삐

 

물리적으로 남의 집에 함부로 들어가거나 남의 물건을 빼앗거나 손해를 주면 범죄가 됩니다. 사회에서도 폴리스라인이 있고 군사경계선도 있지요. 이런 선들에 대해선 우리가 함부로 넘어선 안된다는 것을 압니다. 나와 너사이 영역의 경계가 다르고 소유권의 다름이 분명히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간관계에서도 심리적 경계선이 있는 것은 잊고 사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에게 심리적 경계선, 바운더리가 다 있습니다. 신체적으로도 너무 가까이 붙어 있으면 불편한 것처럼 심리적으로도 누군가, 나의 영역을 침범하거나 지배하면 불편합니다. 아무리 부모님이고  내가 낳은 자식이고 살을 부대끼며 사는 배우자라 하더라도, 각각의 사람에게 자신만이 고유영역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영역은 사실 나의 허락 없이는 누구도 들어오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때로 가족이라는 이유로 개인 고유의 영역을 함부로 침범할 때가 많습니다. 

 

 

 

 

 

 

 

 

 

 

 

 

주변의 관계에 따라 위의 그림처럼 친밀도와 범위가 다르긴 하지만 각각의 영역이 있습니다. 나와 가족이 가장 가까운 관계이지만 우리가 같은 심리적 바운더리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중심에 있는 핵심영역은 나의 고유영역입니다. 서로 간의 영역은 사실 존중되어야 하고 지켜져야 사람들은 안전하다고 느낍니다. 

 

이 바운더리가 중요한것은 이 경계선이 무너지면  심리적 에너지가 너무 많이 소모되기 때문에 정신건강에 치명적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삶을 살아야 할 때가 많기 때문에 낮은 자존감, 열등감, 그리고 무기력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전에도 언급했듯이 사람에겐 자신이 자신의 삶을 통제할 수 있다는 통제감이  정말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 self 영역에 누군가 들어와서 그 통제권을 뺏어 간다면 개인은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에 따라 이 경계가 좁고 높은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넓고 낮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것은 사람의 기질에 따라 조금씩 다를수 있지만 그래도 우리가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살아가면서 내가 상대방의 고유 영역을 침범하지는 않는지 생각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실 그 누구보다 이영역을 많이 침범하는 사람들이 바로 가족입니다. 그래서 가족과 그렇게 꼬이기 시작합니다.

 

이 바운더리 안에는 사실 여러가지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정서적 바운더리-

고유의 가치관과 생각, 기질 그리고 라이프 스타일입니다. 때로는 우리는 친하다는 이유로 상대의 생각과 가치관 그리고 기질을 판단할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왜 결혼안해? 애는 낳아야지.. 성격이 그렇게 소심해서 어떡하냐? 사회성 좀 키워라. 너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냐? 왜 그 직장을 아직도 다니냐?" 등의  말들은 충고라기 보다는 비난과 비판에 가까운 것이고 허락 없이 나의 영역에 들어오는 것과 같습니다.  혹은 부모의 문제나 형제들의 문제를 내가 해결해야 한다는 메시아 신드롬이 있는 경우에도 나와 가족 간의 경계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각각의 관계에서 서로 협력하고 도와주는 관계가 되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경계를 열고 닫을줄 알아야 합니다. 

 

물질적 바운더리-

물질적 바운더리는 내가 소유한 물건과 물질적 공간을  남이 함부로 침해하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모르는 남과는 이 경계를 분명히 하고 사는 경우가 많지만, 가족끼리 잘 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별히  딸을 도와준 답시고 살림살이를 다 바꿔놓는 다던지, 마음대로 물건을 버린다던지 하는 것은 사실 침해입니다. 특히 결혼한 아들, 딸 집에 비밀번호를 알아내어 시도 때도 없이 들락거리는 것은 정말 심각한 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 보이는 이런 물질적 바운더리의 침범이 큰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관계를 꼬이게 합니다. 아무리 가족이라도 사적이 공간과 소유주에대한 존중은 꼭 필요합니다. 이 경우는 대화를 통한 서로 간의 합의가 먼저이겠지요. 

 

 

 

 

 

 

 

 

 

 

 

시간적 바운더리-

모든 사람이 24시간이 있지만 각각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관에 따라 시간을 쓰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1시간을 그냥 허비하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5분도 허투로 쓰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엔 정말 시간이 돈이라는 말이 와 닿거든요. 남의 돈은 함부로 사용하지 않으면서 남의 시간을 함부로 사용하려는 사람들이 있지요.  저도 개인적으로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약속시간을 어기거나 늦는 경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습관적으로 늦는 사람의 경우 전혀 나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가족이라는 이유로 시도때도없이 불러내거나 들이닥쳐서 시간을 보내길 원하는 것입니다. 친한관계일수록 서로의 시간을 침범하거나 낭비하지 않도록 존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체적 바운더리-

신체적 바운더리도 누가 되었든지 간에 내가 느끼기에 불편하다면 침범입니다. 사실 이 경우 모르는 사람이 침범한 경우는 무조건 폭력이나 추행이 되어서 심각한 문제가 되지만, 가까운 가족끼리 이런 침범도 심각하다는 것을 모르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아무리 가족이라해도 상대가 불편해하고 싫다면 하지 않아야 합니다. 전에도 말했듯이 원하지 않는 어떠한 성관계도 폭력입니다. 그것이 부부나 연인이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사춘기 때  아버지가 귀엽다고 엉덩이를 툭툭치고 어깨를 주무르는 것이 정말 너무너무 싫었습니다. 그때마다 소리를 지르며 싫다고 하는데  다들 “ 딸인데 뭐 어떠냐? 아빠가 딸도 못만지냐?” 라고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정말 죽고 싶을 만큼 화가 나고 아빠가 미웠습니다. 그리고 속으로 “ 그럼 뭐~ 자식은 다 맘대로 해도 되는 거야? 나는 뭐 물건이야? 아빠는 뭔데 자기 맘 데로야!”라고 속으로 분노한 적이 한두 번이 아녔습니다. 물론 모든 딸들이 저같이 행동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누가 되었든 상대가 싫다면 멈추는 것이 배려이고 존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대의 바운더리를 침범하지 않으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물어봐 주는 것입니다. 심리적 바운더리에서 심각한 문제가 생기는 사이는 모르는 남이 아닙니다. 대부분 가까운 가족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가족 사이에선 가깝다는 이유로 혹은 내가 내 자식을 배우자를 더 잘 안다는 이유로, 혹은 도와준다는 이유로 침범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가족이라도 나와 내 부모, 자녀, 배우자는 다른 사람입니다. 각각 고유의 생각과,  가치관 기질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는 독립된 인격체입니다. 그러니 내가 함부로 넘겨짚는 것은 위험합니다. 그전에 상대의 의견을 물어봐주는 것이 정말 필요합니다. "언제 보는 것이 편하니?  00할건데 주말에 올래? 지금 통화가능해? 00 요일 00시에 시간 어때? 내가 너의 도움이 필요해.  부엌 정리 좀 해야 할 것 같던데 내가 도와줄까?" 이렇게 먼저 상대의 의견을 물어봐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상대방에서 원하지 않으면 포기하거나 조율할 방법이 있으면 조율하는 것입니다.  

 

 

 

 

 

 

 

 

 

 

 

 

다른 많은 사람들 중에는  거절을 못해서 아무나 자신의 영역을 들락거리게 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경우는 자신의 바운더리를 좀더 견고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과정중에 필요한 것이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입니다. 저처럼 내향적인 사람들은 사실 많은 모임을 거절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어떤 경우 차갑다. 이기적이다고 오해를 할 때도 많습니다. 그러나 그런 오해를 받을지라도 나에게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것을 먼저 하는 것이중요합니다. 설렁 오해를 받을지라도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있기 때문에 작은 손해를 감수할 용기가 생깁니다. 그러나 거절을 못하는 많은 사람들의 경우 이미 통제권이 자신에게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니 자기이해나 확신이 떨어지고 자신의 삶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결정을 내리 못한 경우가 많아서 거절을 못하는 것입니다. 

 

 거절을 못하는 사람들의 경우는 자신의 거절로 말미암아 불이익을 받을것 같은 두려움도 있습니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거나 자존감이 낮은 경우에 사실 많이 보입니다. 내가 거절하면 나쁜 사람이 되거나 그 관계에서 버림받을 것 같은 두려움이어서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여자들의 경우는 소속감이 중요하기 때문에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나의 거절로 때로는 손해를 볼 수도 있지만, 인생을 멀리 본다면 필요에 따른 예의 바른 거절을 익히는 것이  건강한 사회생활과 정신건강에 훨씬 도움이 됩니다. “ 아..그날은 000 이 있어서 힘들것 같습니다. 저는 000 상황은 좀 불편합니다. 다른 모임에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주 스케줄을 이미 다 짜여있어서 힘들 것 같습니다. 00 날 말고 다른 날로 하면 안 될까요? 등등으로 나의 생각을 잘 전달한다면 상대도 언제 가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인생을 좀 살다 보니 다른 이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것보다, 그냥 나 답게 행동하는 것이  서로에게 더 건강한 관계를 가져다준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심리적 바운더리는 이기적인 개인주의가 아닙니다. 물론 한국은 공동의 이익을 위해서 개인의 불이익은 당연히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사회였기 때문에 아마 이 바운더리가 이기적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심리적인 경계선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을 짓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철옹성같이 문도 창문 하나 없는 갑갑한 집도 문제일 수 있지만, 벽도 지붕도 문도 없는  집이라면 나를 지켜줄 수 없습니다.  바깥과 분리된 견고한 벽과 문이 있어야 내가 그 안에서 편안히 쉴 수 있고, 그렇게 쉼을 얻는 우리는 때로는 문을 열고 바깥은 나가 열심히 일하고 기분 좋게 손님을 맞이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이 집의 주인은 나이고, 내가 언제 문을 열고 닫을지는 들어오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결정한다는 점입니다.  지금 어떤 집에 살고 계세요? 그 집의 벽은 튼튼하고 견고한가요? 그 집에서 편안한 쉼을 얹을 수 있나요? 아니면 나의 허락 없이 들어온 사람 때문에 불편하신가요? 오늘 한 번쯤  나의  개인적인 바운더리에 대해 생각 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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