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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부모자녀

(부모자녀교육/심리상담) 나의 자녀교육의 기준은 어디인가?

by art therapist (아트) 2020. 8. 27.

 

Photo by  Ben Wicks  on  Unsplash

 

예전에 김창옥 강사가 한 말이 있습니다. 부부 사이에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남편과 아내의 기준이 너무 틀리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남편은 자신의 기준을 자신의 아버지에게 두기 때문에 과거의 가부장적이고 무뚝뚝한 아버지에 비해 자신은 아내에게 너무 잘한다고 생각하고, 아내는 자신의 기준을 드라마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에 둔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남편의 행동이 성에 찰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 이야기가 왠지 설득력이 있어 보였습니다.  남편들은 자신의 아버지보다 훨씬 가정적인 자신에 너무 뿌듯하지만, 아내의 성에는 차지도 않는 것을 보면 막막하고 실망스러울 것입니다. 그러나 부부관계에서는 서로가 잘 대화해서 적절한 “현실적”인 기준을 만들어 조율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이런 기준이 부모와 자녀의 사이에서 오면 좀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보통 지금의 부모들을 예전과는 달리 자녀들에 관한 공부도 많이 하고  정말  자녀들에게 잘 할려고 합니다.  그러나 자녀의 요구는 한도 끝도 없는 것 같아 너무 막막할 때가 많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무뚝뚝하고 애정표현도 없고 부부싸움이 심했던 가정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저 나름대로의 행복한 가정에 대한 간절함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겐 칭찬도 많이 해주고, 애정표현도 많이 하고 아이들 앞에서 건강한 부부관계를 보이리라 다짐했고, 저 스스로 어느 정도는 지키며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래전 첫째가 11살이고 둘째가 4살이고 막내가 막 태어났을때,  저희 집을 방문하셨던 우리 부모님은 각각의 아이들에게 관심을 보여주고, 때론 그들의 응석을 받아주고 품어주는 저를 보며, “ 몸에서 사리 나오겠다. 얘네들을 무슨 복이냐. 너희같은 부모 만나서..”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저희 부모님의 눈엔 아이들을 다 참아주고 기다려주는 저와 남편이 너무 신기하고 대견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들은 그렇게 못하셨으니까요.

 

 

 

그러나 문제는 저희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양육을 한다고 했지만, 아이들은 아이들 나름대로 늘 불만이 있었습니다. 큰애는 늘 엄마아빠의 칭찬이 부족하다 했고, 둘째와 막내는 엄마 아빠가 큰소리 내는 것이 너무 무섭다 했습니다. ( 아이 셋을 키우면서 또 부부가 18년을 함께 살면서 어떻게 큰소리 안 내고 살 수 있나요?) 저는 속으론 너무 억울했습니다. 나름 저는 받아보지 못한 애정표현과 칭찬을 정말 많이 해준다고 생각했고, 물론 큰 소리 내며 야단치고 또 가끔은 남편과 투닥거릴 때도 있었지만, 아이들을  때리거나 협박하거나 윽박지르거나 혹은 남편과의 불화로 심한 고성이나 욕설 등이 오가거나 한적은 없었습니다. 그냥 남편과 나 둘 다 기본적으로 목소리가 커서, 조그만 언성이 높아져도 아이들은 싸우는 거라 착각할 때가 많았습니다.

 

제가 경험했던 나의 과거의 가정환경과 비교하면 우리집은 너무 행복한 가정이었습니다. 재미있고 다정한 아빠에 잔소리 별로 없는 엄마에, 그리고 우리 부부는 평소엔 닭살스러울 정도로 애정표현을 많이 하고 대화가 잘되는 관계였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불만이 있다니… 이런 생각에 서운하고 화가 나기도 했지만 제가 깨달은게 있었습니다. 나의 기준은 나의 과거에서부터 온 것이고, 아이들의 기준은 현재 자신들의 심정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기준의 괴리가 위에 나온 과거의 우리아버지들과 요즘 로맨틱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처럼  닿을 수 없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다른 점은 아내의 드라마 속 환상의 기준은 현실의 기준으로 조절하고 조율할 수 있지만, 자녀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상처와 아픔은 늘 상대적인것이거든요. 각각 사람의 성품과 아픔에 따라서 누군가에겐 별일 아니어도 누군가에겐 죽고 싶을 만큼 힘들일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모가 “ 이 정도면 충분한거 아니니?”라고 말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최선을 다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불만이 있는 아이들에게 섭섭할 때도 있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녀의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부모가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주지 않아서 서운하 것이 아녔습니다. 저는 저 나름대로 한다고 했지만, 여전히 그들 "마음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이지요. 자녀들이 나의 행동이나 말때문에 두려움을 느끼고 무서웠다면 그 마음을 인정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을 자녀가 원하는대로 다 해줘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자녀들의 심리적 욕구를 어느 정도는 인정하고 수용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녀가 늘 관심받고 싶어 하는 마음, 큰소리로 말할 때 느끼는 두려움, 엄마 아빠가 싸울 때 느끼는 불안감 등을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서는 안된다는 것이지 훈육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  

 

솔직히 가끔은 너무 지친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가 셋이고 각각의 기질이 다르니, 요구하는 것도 틀리고 상처받는것도 다 다릅니다. 그 각각의 아이를 늘 살피고 보살피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의 이런 고민과 노력이 절대로 헛되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들이 엄마 아빠가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자신의 의견과 감정이 수용되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만 해도 이미 그들은 행복한 아이들로 자랄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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