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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소소한 일상

(넷플릭스 다큐/ The Staircase) 계단: 아내가 죽었다.

by art therapist (아트) 2021. 3. 9.

 

 

 

 

 

 

 

 

 

 

남편도 저도 범죄/심리물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보통 그런 류의 드라마나 다큐가 눈에 잘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 The Staircase'라는 다큐멘터리를 보았습니다. 미국소설가였던  마이클 피터슨 (Michael Peterson) 이 아내 캐서린 피터슨 (Kathleen Peterson)의 살인 용의자로 재판을 받는 내용입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의 미국판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아요. 정말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이야기 있었습니다. 

 

마이클은 음주를 한 아내 캐서린이 실족해서 나무계단에서 굴러 사망한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에겐 살해 동기도 없었고 살해 도구나 증거도 불충분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망한 캐서린의 친딸과 가족들을 빼고는, 다른 모든 가족들은 마이클을 살인용의자로 보지 않았습니다. 그에게서 평소 어떤 폭력성이나 문제행동을 본 적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또한 그의 두 번째 아내인 캐서린과의 결혼은 너무나 행복해 보였다고 자녀들은 증언했습니다.그래서 초반에 그와 그의 변호사는 재판에서의 승리를 확신했습니다. 

 

그러나 검사의 주장은 달랐습니다. 캐서린의 부검결과  그녀의 머리에 난 여러 군데의 찢어진 상처가  계단에서 굴러서 생기기는 힘든 점과  마이클이 양성애자라 것 그래서 그가 평소에 가학적이 포르노를 즐겨 보았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때문에 캐서린과 결혼 중에도 게이를 만나 성관계를 갖는 등이 행보를 보였고 아마 그것이 아내에게 들켜서 부부싸움 중에 홧김에 아내를 살해한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또한 17년 전 그가 젊은 시절 독일에 거주할 당시  첫 번째 아내의 절친이 계단에서 떨어져서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때 그녀의 사망 사인은 뇌출혈이었습니다. 그녀는 평소 관련된 지병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집니다. 그 당시 싱글맘이었던 친구를 마이클과 첫 번째 아내는 가족같이 가깝게 지냈습니다. 마이클 주변에 일어난 이 두 번의 계단 사망사건을 연관지어 검사는 더 확실히 마이클이 범인이라 주장합니다. (사실 살면서 주변에서 계단에서 굴러 죽은 사람이  2명이나 나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긴 하지요.)

 

 

 

 

 

 

 

 

정리를 해 보면 겉으로 보기엔 마이클은 성공한 작가입니다. 그래서 경제적 여유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부인인 캐서린과는  행복한 부부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니 살인 동기가 부족해 보였습니다. 또한  첫 번째 아내의 절친이 사망하고 나서, 그녀의 두 딸을 모두 입양해서 자신이 키웁니다. 그리고 자신이 첫 번째 부인과 낳은 두 아들과 입양한 두 딸 모두 아버지가 절대로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철석같이 믿고 있었습니다.  자라면서 아버지의 폭력성이나 문제행동은 전혀 보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가족뿐만 아니라 마이클과 함께 일했던 사람들 모두 마이클을 훌륭한 인품의 소유자라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반대의 주장은 캐서린의 머리의 상처가 단순히 계단에서 굴러떨어진 모양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과 사망 당시 마이클의 알리바이가 없습니다.  마이클은 뒷마당에서 혼자 술을 새벽 2시 넘게까지 마시고 집에 들어갔을 때 아내가 쓰러져 있던 것을 발견했다고 했습니다. 그녀가 너무 오래 방치되어 있어서 그녀의 피는 거의 굳어져 있었다고 검시관들이 증언했습니다. 그리고 가족 모두 그가 가학적 포르노 중독자이고 양성애자인 것을 몰랐습니다. 마이클의 친동생만 그가 양성애자인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다큐를 보면 변호사 측도 검사측도 한치의 물러섬 없는 팽팽한 법정 싸움을 보면서,  보는 저도 남편도 도무지 정말 그가 범인인지 아닌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습니다. 그 당시 이 재판은 대대적으로 미국 방송을 타고 보도되어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사실 살인의 결정적인 증거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 가까이 되는 재판 끝에 마이클은 종신형을 받게 됩니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배심원제도라, 10명의 배심원들이 검사 측의 주장에 편을 들어줍니다.  아마 캐서린 머리의 상처 모양과 마이클이 양성애자였던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가 8년 정도  복역하고 있을 때쯤, 검사 측에서 의뢰한 혈액검사 검시관의 위증이 드러나면서 마이클과 그의 가족들은  다시 재심을 준비합니다. 

 

복잡한 과정 모두 생략하고 ( 미국법 용어는  너무 어려웠습니다. 거의 반은 못알아 들은 것 같습니다. ㅎㅎ 남편의 도움으로 겨우 해석가능 했네요.) 마이클은 여전히 자신은 결백하지만, 자녀들과 남은 자신의 여생을 위해서 자신의 살인을 법정에서 인정하고 이미 8년 복역한 것으로 자신의 형량을 줄이는 알포드 플리 ( Alford Plea) 신청하고 가족 곁으로 돌아가는 쪽을 택합니다. 재심으로 다시 재판을 시작하기엔, 그는 몸도 마음도 돈도 여력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가 정말 범인일까요? 저는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범인이라고 하기엔 그의 모습에서 진심으로 아내를 사랑하는 모습이 보였고, 또 자녀들이 정말 아버지를 사랑했습니다. 그가 사이코패스였다면 자녀들과 그런 관계가 가능할까 싶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가 진범이라면 그는 완벽한 사이코패스이지만 연기를 기가 막히게 잘하는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그가 범인이 아니라면 이렇게 억울한 인생은 없을 것 같았습니다.  사랑하는 아내를 잃었음에도 동정도 받지 못한채, 자신이 모아논 명성과 부를 이 재판으로 모두 날리고 감옥에서  억울하게 8년을 살았습니다. 그러고도 자신의 기록엔 살인자라는 누명을 절대 지울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아니라면 캐서린은 도대체 어떻게 죽은 것일까요?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요? ^^ 

 

이 다큐를 보면서  솔로몬의 이 말이 계속 생각이 났습니다. " 불을 가슴에 안고 다니는데 옷이 타지 않을 수 있겠느냐? 숯불 위를 걸어 다니는데 발이 성할 수 있겠느냐? 남의 아내와 간통하는 자가 이렇다." 마이클이 범인이라면 자신의 저지른 벌을 받는 것일테이고, 범인이 아니라면 자신이 감추고 싶었던 이중적 삶의 댓가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이였습니다. 게이와의 외도만 아니였어도 배심원의 마음을 돌릴수 있었을 테니까요. 아무튼 여러가지 참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다큐였습니다. 범죄심리/법정물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흥미롭게 보실수 있으실 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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