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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소소한 일상

(미국생활/ 소소한 일상 ) 다 느그들 때문이야 ~

by art therapist (아트) 2021. 3. 10.

 

 

 

 

 

 

 

 

 

 

 

 

코로나가 시작하면서 저희 가족은 확진자 보다 무서운 "확~찐자"가 되었습니다. 온라인 수업 땡 하면 밖으로 나가서 친구들과 실컷 뛰어놀다가 해질녘에 들어오는 막내만 빼고요. ㅎㅎ

 

사실 몇 년 전까지 저는 다이어트를 별로 한 적이 없습니다. 그렇게 미식가도 대식가도 아니기도 하고,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으면 장이 꼬이고 배가 아파서 과식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성격이 지랄 맞아 살이 잘 안 찐다고나 할까요. ^^ 남편은 배가 빵빵한 기분이 너무 좋다고 하던데 , 저는 그렇게 먹으면  속이 너무 부때끼고 기분이 안 좋아지더라고요. 또 젊었을 땐 (?) 한 두 끼만 굶어도 살이 금방 빠지기도 했습니다.  더더군다나 운동을 너무 싫어하는 사람이라 나중에  운동하면서 살 빼는 것이 너무 싫어서 체중을 늘리지 않으려고 조심하는 편이였습니다. 제 무릎관절은 소중하니까요 ^^

 

그러나 나이가 40이 넘어가니 정말 나이살이 붙는 것 같았습니다. 먹는 것이 늘어난 것도 아닌데 살이 찌기 시작하고  식단을 조절해도 살이  절대로  빠지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ㅜㅜ 그런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로 온 식구가 집에 있으면서 제대로 " 먹자파티"가 시작되었습니다. 워낙 먹는 것을 좋아하는 남편과 먹는 것이 삶의 즐거움인  큰 딸과 함께 있으면서, 자가격리 초반에 정말 별의 별것을 다 만들어 먹었습니다. 아귀찜, 팟타이, 타코, 김밥, 닭튀김, 김부각 등등 말이죠.  미국은 배달도 잘 안 되는 곳이니 남아도는 노동력과 시간으로, 평소에 하지 않던 음식들을 만들어 먹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에는 무조건 1시간 이내에 끝나는 요리를 선호했는데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안하던 음식도 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포장은 먹을때 마다 나오는 일회용 쓰레기에 도저히  양심상 자주 시킬수가 없어서 다 그냥 만들어 먹기로 했습니다.  사진에 올린 것은 완성품이 제대로 예쁘게 나온 아이들만 찍은 것입니다. 아마 일 년 동안 해 먹은 음식들은 훨~~~ 씬 더 많습니다. ( 요리 블로그 하시는 분들은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 저는 완성품 찍는 것도 너무 귀찮던데  요리하는 과정  일일이 다 찍으시니 말이죠.)  그렇게 집에서 만들어 먹기 시작하니 정말 쌀도 금방금방 떨어지고  식재료, 간식도 금방금방 없어지는 것이였습니다. 그러나 그러기가 무섭게 남편은 또 열심히 사다 날랐지요. ^^ 

 

 

 

 

 

 

 

모두다 큰 딸이 만든 것입니다. 예쁘게 성공한 건 포장해서 지인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네요. 

 

 

 

 

 

 

거기다 베이킹에 관심이 있는 큰애가 케이크, 마카롱, 크림 퍼프, 아몬드 쿠키, 추로스 등등 고칼로리 디저트까지 만들어 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일년동안 거의 빵집도 안 가고 외식도 안 하고 집에서 자급자족 생활을 했더니 각자 담당 영역이 나누어졌습니다. 저는 한식과 중식을 담당하고 남편은 초밥과 롤을 만들고 저희 큰딸은 디저트를  자연스럽게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역할분담이 되어 다양한 음식을 꼬박꼬박 챙겨 먹으니 살이 찔 수밖에요. ^^ 저는 지금 임신 때를 제외하고, 제 인생 최대 몸무게를 갱신하고 있네요. 거의 20년동안 저에게 살쪘다는 말을 한 적이 없던 남편도 " 자기.. 진짜 살 많이 쪘구나, 배가 많이 나왔는걸..." 라고 하더라고요. ㅜㅜ 

 

 

 

 

 

 

 

배달도 포장도 아닌 자급자족 요리입니다. 그렇다고 손님초대도 아닙니다. 그냥 저희 먹을려고 하는 겁니다  ^^ 요즘은 매일같이 이렇게 화려하게는 못 먹지만 그래도 주말은 늘 특식입니다. 

 

 

 

 

 

 

거의 임신 5-6개월때 몸무게라 이대로 가다간 정말 입던 옷들을 다 못 입게 되는 불상사가 생길까봐 지금 식단 조절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삼시세끼 다 차려줘도 저는 점심은 굶던지 아니면 고구마나 견과류와 따뜻한 차로 대신하면서 간식은 최대한 자제하려고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항상 저녁을 먹고 나면 남편은 제가  너무 좋아하는 과자를 들고와  "먹을래?" 라며 들이댑니다. 

"아~ 뭐야.. 당신 때문에 살을 뺄수가 없어, 내 다이어트의 최대적은 당신이야 ~ 이러니 살이 안 빠진다고~"

"이거  안 먹는다고 살 빠지는 거 아냐~ 운동을 해야 빠지지.."

"아 ~ 몰라 몰라! 이 집구석에선 내가  정말 살을 뺄 수가 없어! 다 느그들 때문이야~"

 

아무래도 이번 생은 먹다 죽을 팔자인가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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