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자녀가 어떤 어른으로 성장하길 원하세요?
제가 가끔 부모교육시간을 가질때마나 부모님들에게 물어보는 질문입니다. 그러면 대부분은 많이 당황해하십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대답은 “ 그냥… 뭐... 잘 컸으면 좋겠어요, 혹은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한 번도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 같은 경우 성인이 된 자녀를 상상하기 힘들고 아직은 머나먼 시간 같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실 부모에게 육아시간은 생각보다 짧습니다.
그러면 제가 다시 “잘 산다는 것/ 행복하다는 것은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살고 행복한 것일까요?”라고 물어보면 더 당황해하십니다. 모든 부모가 자녀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길 바라는 마음은 같을 것입니다. 그러면 정말 자녀들이 어떻게 해야 행복하고 잘 사는 건지에 대한 고민과 방향이 있어야 하는데, 많은 부모들은 그냥 대부분 주변의 부모들이 가는 방향으로 따라갑니다. 마치 무리에서 벗어나면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정말 그 방향이 우리 아이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이끌어 주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합니다.
한마디로 부모가 자녀양육에 대한 철학과 가치관이 있어야 합니다. 그건 어쩌면 부모 자신의 삶에 대한 철학과 가치관이 확실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육아 베스트셀러인 “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우다면”을 쓰신 박혜란 작가님도, 부모의 철학이 육아에 고스란히 드러나게 되어있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철학이 없는 부모들, 한마디고 고민과 생각이 없는 부모님들은 남들의 철학과 가치관에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녀교육을 하면서 부모님들이 많이 놓치고 있는 것이 자녀에 대한 큰 그림이었습니다. 자녀들은 단순히 대학 졸업 후 10년을 살아갈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들은 부모를 떠난 후 70-90년을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사회의 일원으로 자신의 삶을 책임지고 살아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좀 더 큰 가치와 삶의 태도를 알려줘야 합니다. 지금 당장 학교 성적과 영어능력, 수학 실력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성인이 될 아이들이 이 세상을 헤쳐나갈 힘과 태도를 길러 줘야 합니다. 그것은 부모의 철학과 삶에 가치관에 달려 있다고 믿습니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미래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단순히 좋은 스펙과 좋은 학교 졸업장이 그들의 인생을 책임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자녀가 어떤 어른으로 살아가길 바라십니까? 내 품 안에 있던 자녀가 홀로 세상을 맞서서 살아갈 때 때론 넘어지고 때론 고난이 찾아와도 다시 일어나고 도전하고 주변 사람들과 화합하여 “잘 살기” 위해선 가정에서부터 중요한 삶의 가치, 즉 마음의 근육을 키워줘야 합니다. 학교 공부만으로 자녀들에게 이런 삶의 가치, 책임감, 배려, 사랑, 성실함, 공동체 의식, 나눔, 긍정성, 용서, 끈기, 열린 마음, 도전의식 등등을 가르쳐 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가정에서부터 아이들이 이런 삶의 태도를 익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삶의 철학과 가치는 어린 자녀들에게 말로 가르칠 수 없습니다. 돈이 중요한 가정에선 말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세상에서 돈이 가장 중요한 존재인지 저절로 압니다. 성공이 중요한 가정에선 무슨 짓을 해서라도 일등만이 답이라는 것을 아이들이 배웁니다. 사랑이 넘치는 가정에선 부모가 사랑하라고 가르치지 않아도 몸으로 아이들이 느낍니다. 자녀들에게 삶의 중요한 철학과 가치를 가르쳐주고 싶다면, 부모 스스로 자신의 삶의 우선순위와 가치를 정비하고 자신이 믿는 철학과 가치대로 사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사실 이 이유로 육아와 자녀교육이 힘듭니다.
따라서 자녀들이 정말 “행복하고 잘 사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면, 부모부터 지금 "행복하게 잘 살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스스로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답을 찾으셔야 합니다. 더불어 정말 우리의 자녀가 어떤 사람으로 어떤 어른으로 살아가길 바라십니까? 앞으로 세상을 이겨나갈 멋진 어른이 되길 바란다면 좋은 학교 졸업장보다 마음의 근육, 스스로 삶의 중요한 의미와 가치에 대한 확신이 필요할 것입니다. 아마 그 의미와 가치는 각 가정마다 개인마다 다를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부모가 먼저 그 의미와 가치를 스스로 찾아서 실천하고 함께 배우지 못한다면 사실 자녀들도 행복하게 잘 사는 삶을 살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때론 이런 심각한 고민과 생각은 머리가 아픕니다. 그러나 가끔 삶에서 이런 진중한 고민이 주체적인 삶의 방향을 제시한다고 믿습니다. 사랑하는 우리의 자녀를 위해서라도 부모가 먼저 철학이 있는 삶,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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