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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부모자녀

(가족관계에서의 착각/ 오류) 가족안에서 가장 많이 하는 거짓말

by art therapist (아트) 2021. 2. 13.

 

 

 

 

 

 

 

 

 

 

한국은 지금 한창 설 연휴를 보내고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에 살면서 한국명절도 미국 명절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어중간한 위치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Chiniese New Year이라고 아이들 학교에서 언급은 하지만, 학교도 직장도 쉬지 않아 명절 분위기가 나지 않거든요.  한국도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어 있어서 명절 분위기를 느끼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예전 같으면 가장 가족들이 많이 모이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만, 또 갈등과 불화가 가장 잘 불거지기 쉬운 시간이기도 하지요.

 

오늘 아침에도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로 부터 심한 차별을 받아온 누나가 동생과 칼부림이 나서 경찰이 출동한 기사를 접했습니다. 자식 사랑이 극진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라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부모들이 가장 많이 하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부모들은 자식을 사랑하지만,  그 사랑의 크기가  각각의 자녀에게 절대로 같지 않다는 것을 정말 많이 보았습니다. 저의 어린 시절의 경험도 그랬고,  스스로도 아이가 셋이라 같이 있으면 그냥 편하고 코드가 맞는 아이가 있고, 사사건건 부딪히는 아이가 있습니다. 제 남편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건 우리가 모두  다른 모양으로  생겼기 때문이고, 부모가 되었지만  완벽히 훌륭한 인격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우리는 가족들에게도 절대로 공평하거나 진실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오히려 내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면 관계는 훨씬 더 건강해 진다고 생각합니다. 자녀가 여럿이면 부모가 편애하는 아이가 분명히 생길 수 있습니다. 그건 부모도 불완전한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스스로 그것을 인정하고 조심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훨씬 바른 방향이라 생각합니다. 자녀들이 나의 행동으로 인해 상처 받고 있지 않은지 세심하게 살피는 노력이 위의 사건처럼 자녀들에게 평생의 상처를 남기기는 않으리라 믿습니다

 

 

 

 

 

 

 

 

 

 

 

이것과 마찬가지로 또 많이 하는 거짓말이 " 딸 같은 며느리" 그리고 " 친구 같은 딸 혹은 아들" 입니다. 개인적으로 혈육으로 묶여야지만 친밀하고 좋은 관계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모든 관계는 적당한 거리와 자리가 있어야 건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부모 자녀 사이라도 각자의 개인의 바운더리가 있습니다.  그 바운더리는 개인의 원하는 만큼 소통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문화에선  부모이고 딸이고 아들이면 무조건 가깝고 친하다는 착각을 하지요. 그러나 사실 이런 관계만큼 위험한 관계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며느리에게 "딸같은" 이 붙으면 딸 만큼의 친밀함과 의무를 요구하는 것과 같고, "친구 같은 딸/아들"의 의미도 자녀에게 친구의 역할까지 기대하고 요구하기 쉽다는 말과 같습니다. 이런 이유로 많은 자녀들이 부모의 감정쓰레기통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부모자녀사이가 아무리 천륜이라도 서로에게 모든 것을 기대하고 충족시켜주길 원하는 관계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특별히 성인이 되어 분가한 자녀에게 "딸 같은 며느리 친구같은 아들/딸"은 참 말도 안되는  요구입니다. 독립된 자녀에게  여전히 부모가 그들의 삶의 일 순위가 되어 달라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결혼을 한 자녀들의 삶의 일순위는 부모가 아니라 그들의 가족이 먼저 되어야 합니다. 자녀의 배우자와 그들의 자식이 그들에게 일 순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장성한 자녀들과는  물리적 심리적 거리가 멀어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사실 이 이유로 결혼한 부부는 무조건 자신의 배우자가 제1순위가 되어야 합니다. 많은 부모들이 성인자녀를 떠나보내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의 배우자가 삶의 일 순위가 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아마 이 우선순위만 제대로 정립되어도 그 많은 고부갈등과 장서갈등은 사라지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라서 늘  이성적 판단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인간은 지극히 감정적이 동물입니다.  그리고 사람의 선택의 대부분 기준은 이성이 아니라 감정입니다. 그래서 받는 것 없는데도 예쁜 사람이 있고, 주는 것이 없는데도 미운 사람이 있습니다. 스스로가 이런 불합리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고 조심하려고 할때 오히려 우리의 관계가 더 건강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관계에선 적당한 거리돠 위치가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부모는 부모의 자리가 있고 자녀는 자녀의 자리와 위치가 있습니다. 그래서 가족끼리라도 내 맘이 네맘같지 않음을 인정하고, 서로 예의를 갖추고 존중할 때  오히려 더 소통이 잘된다고 믿습니다. 그런 건강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연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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