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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인간관계

(생각하기/나답게 살기) 때론 진지함도 필요하다

by art therapist (아트) 2021. 2. 15.



 

 

 

 

 

 



어느 날 큰 딸이 남편에게 느닷없이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 아빠는 맨날 장난만 치고 까불고 책도 잘 안 읽으면서 또 진지한 이야기 할 땐 생각이 깊잖아.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딸아이의 그 말에 남편은 칭찬이냐 욕이냐며 되물었지만 실제로 남편은 그랬습니다. 남편과의 대화의 스펙트럼을 따지자면, 예능 신서유기와 100분 토론이 왔다 갔다 하는 수준입니다. 대부분 배꼽이 빠져라 장난치고 개구쟁이 같을 때가 많지만 또 심각한 이야기를 시작하면 한없이 진지해집니다. 그러나 큰애가 궁금해한 것은 아빠는 어떻게 책을 읽지 않고 정보와 데이터를 어디서 얹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여기서 사람들이 흔히 실수하는 오류와 착각을 발견했지요. 책을 많이 읽지 않으면 지식이 부족해서 깊은 생각이나 판단은 잘 못할 것이라는 오류입니다. 왠지 공부를 잘하는 사람들이 무엇이든지 잘할 것 같은 오류와 같습니다. ( 그러나 사실 공부를 잘하는 사람들 중엔 공부만 잘하는 사람이 더 많거든요. ^^) 남편은 책 읽는 건 좋아하지 않지만 세상만사가 너무 궁금한 사람입니다. 저는 제가 관심 있는 거 말고는, 다른 것에는 아무 관심이 없지만 남편은 물건이나 제품 하나를 봐도 " 이건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이것보다 훨씬 더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혹은 사람들은 왜 그런 행동을 하고 끌릴까? " 등등 호기심과 궁금증이 너무 많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제가 " 호기심 대마왕"이라고 부르기 했습니다.

 

 

 

 

 

 


그리고 찾을 수 있는 것은 그 자리에서 정보를 바로 찾아보기도 합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스스로 " 생각하고 고민하기"를 참 많이 합니다. 그런 사람이다 보니 다큐를 보아도 드라마나 영화를 보아도 귀찮을 정도로 질문과 코멘트가 많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경험과 정보로 가지고 고민해서 내린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이 꽤 확고한 편입니다. 거기다 기본적으로 유머가 넘치니 여유 있게 다른 이의 의견이나 생각을 편견 없이 듣고 받아들일 줄 압니다. 덕분에 책을 많이 읽은 사람만큼이나 생각이 유연하고 열린 마음의 소유자입니다. 남편과 오래 살면서 지식을 얼마나 많이 쌓아놓느냐 보다는 자신이 얼마나 그 지식을 소화시켰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소화시키지 못한 지식이나 정보는 사실 아무 의미가 없을 때가 많거든요.  그래서 책이나 공부를 많이 한 사실보다, 그 정보들을 통해서 자신이 느끼고 깨닫은 것들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은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함으로만 얻을 수 있습니다. 


이렇듯 때로는 살면서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이 꼭 필요한 거 같습니다. 내 주변의 인간관계에 대해서, 나에 대해서, 삶에 대해서 그리고 미래에 대해서 말이죠. 살아가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두려운 것이 경직된 사고와 굳어있는 마음입니다. 이런 사고와 마음자세로는 절대로 나답게 살 수가 없거든요.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멈추는 순간 분별력이 떨어지고 , 분별력이 떨어지면 내 본능대로 살던지 아니면 남들이 가는 길을 그냥 따라가기가 쉽습니다

생각한다는 것이 때론 머리만 복잡해지는 것 같고 골치만 아픈 일 있은 것 같지만, 스스로 나답게 살기 위해서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살면서 24시간 진지하게 사는 것도 피곤한 일이지만, 생각이나 고민 없이 사는 사람들도 사실 위험하긴 마찬가지입니다. 늘 매 순간마다 심각할 필요는 없지만 가끔은 멈추고 때론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도 우리네 인생에서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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