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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부모자녀

(하워드 가드너/ 다중지능이론 ) 나는 저 나무에 올라가고 싶어 ~

by art therapist (아트) 2021. 3. 23.

 

 

 

 

 

 

 

 

 

가끔 아이들과 동네 산책을 하다가 좀 기둥이 튼튼한 나무를 보면 막내딸은 항상 " 엄마! 나 저 나무에 올라가고 싶어~"라고 말합니다. 그런 아이이니 집 앞마당에 있는 나무 위를 기어이 올라가려고 안간힘을 쓰는 딸을 종종 볼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전 그런 딸이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전 40년 넘게 살면서 나무 위에 한번 올라가 봐야겠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 " 거길 왜 올라가? 위험해서 안돼!"라고 말할때가 대부분입니다. 나무 타는 것 뿐만 아니라 동네오빠나 언니들이 보드를 타거나 롤러블레이드를 타고 다니면 기어이 자기도 하겠다고 덤빕니다. 무릎이 깨지고 멍이 들어도 기어이 타고 마는 아이입니다. 

 

그러니 제 기준에선 이해되지 않는 딸의 행동이니 안된다는 말을 할 때가 많고 인상이 찌푸려질 때가 흔합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저도 어릴 때  막내딸만큼 하고 싶었던 것이 있었습니다.  책이나 만화를 보면" 저 그림이랑 똑같이 그려보고 싶다. 저렇게 그림을 잘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어릴때 정말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그림을 따라 그려 보기도 하고 혼자 연습도 많이 했습니다. 그러면 부모님들은 늘 공부는 안 하고  쓸데없는 짓 한다고 많이 혼을 냈습니다. 저희 남편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린 시절 라디오나 카메라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궁금해하던 호기심 대마왕 꼬마는 그걸 다 분해해 버립니다. 그 당시 나름 고가의 물건이었던 라디오나 카메라 등 전자제품을 다 분해시켜버리는 아들을  정말 많이 혼냈다고 시어머님도 그러셨습니다.  그땐 그것이 아들의 재능이라고 한 번도 생각하신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렇듯 사람은 각각 가지고 있는 재능이 다 다릅니다. 그리고 그런 재능들은 개인의 소망과 바램으로 많이 나타냅니다. 그러나 많은 어른들과 부모들이 그것을 재능이라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명한 교육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도 다중지능이라고까지 합니다. 아이들은 타고난 각기 다른 재능이 있고 각기 다 다르게 배운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개인의 재능은 보통 2-4가지가 크게 나타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노력에 따라 모든 재능은 어느 정도까지는 다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이론의 설명입니다. 

 

 

 

 

하워드 가드너의 8가지 지능입니다. 명지대학교 청소년활동연구소 이미지

 

 

 

 

따라서  다중지능이론에 따르면 저는 공간지능과 자기 성찰 지능 그리고 언어지능이 가장 높게 나오지만, 신체운동 지능이나 논리수학 지능은 완전히 꽝인 수준입니다. 그러나 막내딸은 제가 관찰한 바로는 신체운동 지능과 인간친화 지능 그리고 음악지능이 정말 높습니다. 그래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나무를 올라타려고 하고, 물구나무를 하고 윈드밀, 그리고 춤추고 노래부는 것을 매일 같이 합니다. 이런 아이이니 밖에서 신나게 친구들 만나고 뛰어노는 것이 자신의 본능이자 욕구인 셈입니다. 그런 아이를 제 기준에 맞춰서 키우려고 한다면 아이는 너무 답답하고 재미없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현대 교육시스템은 논리수학 지능이나 언어지능이 있는 아이들이 주목을 받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논리수학 지능이나 언어지능이 높은 아이들은 반에서 10%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다른 90% 많은 아이들의 음악지능, 공간지능, 신체운동 지능, 자연지능, 대인관계 지능 등은 다 쓸모없는 것으로 치부될 때가 많습니다. 저나 저의 남편처럼 말이죠. 그렇게 그들의 재능들은 빛을 발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저처럼 운이 좋아 어른이 되어 재능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전에 언급했던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의 우종영 작가님께서도 자신은 정말 잘하는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였다고 했습니다. 공부를 잘하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회사생활 같은 집단생활도 힘들어하셨다고 했습니다. 남들에게 말을 유창하게 하지도 못하시고 손재주도 없어서 스스로 너무 한심한 사람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셨다고 합니다. 그러나 정말 그분은 아무 능력도 없는 분이셨을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분에겐 자연지능이 있으셨습니다. 이 자연지능은 동물이나 식물을 잘 관찰하고 교감하는 능력입니다. 그랬기 때문에 그분이 나무 의사가 될 수 있으셨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 현대 사회에서 이런 자연지능을 발견하기도 사람들에게 인정받기도 사실 쉽지 않습니다. 그러면 스스로 무능력과 좌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럼 어떻게 내안의 재능과 우리 아이의 재능을 찾아낼 수 있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 TV나 게임"같이 중독성이 강한 활동을 제외하고, 아이들이 하고 싶어 하는 활동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나무를 보아도 저처럼 그림으로 그려보고 싶은 아이가 있는가 하면, 막내딸처럼 타고 올라가고 싶은 아이가 있고, 우종영작가님처럼 나무가 잘 자라고 있는지 아프지 않은지 신경이 쓰이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어쩌면 본능이기 때문에 분명히 드러난다고 믿습니다. 다만 많은 부모님들이 그것이 그 아이의 재능이나 본능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쉽게 무시해 버리는 것입니다.

 

유난히 재잘거리고 말이 많은 아이, 주변에 친구가 끊이지 않는 아이, 자신의 생각이 분명한 아이,  사람들을 재미있게 해주고 싶은 아이,  한번 들은 노래를 금방 따라 부르는 아이,   춤추고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 맛있는 것을 만들어 대접하고 싶은 아이, 운동장에서 공을 가지고 하루 종일  놀 수 있는 아이, 동생을 잘 데리고 노는 아이, 기계나 로봇에 관심이 있는 아이, 동물과 꽃을  사랑하는 아이.... 이 모든 아이들이 잠재력이 풍부한 재능이 있는 아이인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부모가 원한 재능이 없다는 것은 아이에게  다른 재능이 있다는 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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