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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인간관계

(심리상담/ 역할적 자아) 당신의 페르소나는 무엇입니까?

by art therapist (아트) 2021. 7. 21.

 

페르소나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원래 연극에서 가면이라는 뜻으로 쓰인 이 단어를 사용하여 심리학자 융(Jung)이 인간에겐 각각 역할에 따른 페르소나 있다고 했습니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각 상황에서 적절한 페르소나를 가지고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고 했습니다. 한마디로 인간에겐 상황과 관계 속에서 주어지는 역할이  있고 그 역할에 따라 상대를 대하는 반응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저만해도 가정에선 딸이고, 여동생이자, 엄마이고, 아내이고,이모, 숙모이고 며느리입니다. 학교에선 상담사였다가, 교회 가면 반주를 하는 성도이지만 병원에 가면 주로 환자, 보호자이고 식당이나 상점에 가면 주로 고객이지요. 몇 년 전엔 미술 생도였다가, 대학원생이기도 했고 아르바이트를 할 땐 아르바이트생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블로그를 하고 있는 블로거이기도 하고 책을 좋아하니 독자이기도 합니다. 그냥 곰곰이 따져보지 않아도 저에게 주어진 역할적 자아가 족히 20-30개는 넘는 것 같습니다. 심리학자 융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페르소나는 1000개가 넘을 것이라고도 했으니까요.

그리고 각자의 역할에 따라서 자신의 행동과 태도는 달라집니다. 저도 집에 있을 때와 직장에서의 모습이 완벽히 똑같지 않습니다. 친정부모님과 있을때와 시부모님이 계실 때도 틀리고 블로그를 쓰는 저의 말투나 태도도 완벽히 저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학생이었을 때 제 모습과 제가 선생이 될 때의 모습은 다릅니다. 더 나아가 한국말을 할 때와 영어로 말할 때의 저희 모습도 사실 일치하지 않습니다. 이처럼 사람들은 상황이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역할에 따라 모습이 달라집니다. 마치 배역을 맡은 배우들처럼 말이죠.

 

그리고 이런 모습은 당연한 것입니다. 가족을 대하듯이 모든 사람을 대할 수 없고, 가정에서 직장 동료를 대하듯이 식구를 대한다면 문제가 있겠지요. 융도 언급했든지 각자의 상황과 역할에 따라 자신의 페르소나를 적절히 잘 이용하는 사람이 건강합니다. 그리고 어떤 몇가지 페르소나가 개인의 정체성이나 진짜 자아는 아닙니다.  그리고 건강한 자아를 가진 사람들일 수록 페르소나 사이의  태도와 행동에 차이가 있지만 심하지 않습니다.

이 역할의 모습이 차이가 심해지면 흔히 이중인격자라고도 하지요. 그리고 이렇게 심한 경우는 그 변화되는 역할마다 에너지 차이가 커서 정신적 에너지가 금방 소모됩니다. 그래서 연예인들이 정신질환에 취약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보여지는 직업적 역할이 삶에서 비중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또한 어떤 사람들의 경우 몇몇가지 특출 난 자신의 페르소나를 자신의 정체성으로만 인정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직업이나 직장에 올인을 하는 경우나 혹은 엄마, 아들, 딸이라는 페르소나를 자신의 정체성으로 정해버리는 수가 있습니다. 이럴 경우 그 페르소나에서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거나, 또 때로는 그 페르소나가 사라져 버리거나 다른 페르소나와 대치될 때 그냥 무너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들이었던 사람이 누군가의 남편과 아빠가 된 이후에도 아들의 페르소나만을 정체성으로 삼는다면 그 가정은 행복할 수 없습니다.

그 외의 다른 예로 직장인으로서의 페르소나만 강조한 한국의 아버지들의 경우 퇴직을 하시거나 회사에서 잘리는 경우 자신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경험을 합니다. 그래서 심한 경우 목숨을 버리기도 합니다. 마치 자신은 살 가치가 없는 사람처럼 말이죠. 또한 엄마의 페르소나만 부각된 엄마들의 경우 자녀의 성공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시켜주는 유일한 길이기에 자녀를 위해서 무엇이든 하게 됩니다. 마치 스카이 캐슬의 엄마들처럼 말이죠. 아이들에게도 학생이라는 페르소나만 너무 강조해 공부 공부만 시킨다면 아이들은 숨이 막힐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의 정체성엔 수십 수백가지의 페르소나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단순히 한 가지 페르소나가 실패했다고 해서 내 정체성이 사라지거나 쓸모없는 인간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몇 년 전 김미경 선생님이 학력위조로 그녀가 가장 화려할 때 모든 것을 접고 은둔 생활을 한 적이 있으셨습니다. 유명강사이면서 많은 젊은이들의 롤모델이셨던 그녀가 한순간 추락할 때 그녀는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은 것 같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어머니가 시골에서 쌀을 보내주며 "그깟 강사 못한다고 해서 안 죽는다며 이제 아이들 밥이나 해주며 엄마 역할이나 잘하라"라고 하셨답니다. 그때 그녀가 자신에겐 엄마와 아내라는 역할과 강사 외에도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 많다는 것을 깨닫으셨고 한동안 그 역할을 충실히 하며 마음을 다 잡을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또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우리에겐 여러 가지 페르소나가 있고 그 역할에 맞는 자아는 각각 다르다는 것입니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집에서도 선생님은 아닙니다. 군에서 군인이었다고 가정에서 군대식으로 식구들을 대한 다면 가까워질 가족들은 없습니다. 회사에서 사장이라고 가정에서도 사장대우를 바라는 것은 억지입니다. 그러나 간혹 보면 자신의 잘 나가는 위치를 어떤 상황이나 위치에서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것을 한마디로 갑질이라고 하지요. 얼마 전 벨기에 대사관 부인은 남편의 공적 지위를 자신의 페르소나인 양 착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대사관 부인"이라는 페르소나를 어디에서나 적용하려고 해서 사회적 무리를 일으켰습니다. 백화점에서 그녀의 페르소나는 그냥 고객일 뿐이었는데 말이죠.

직장에서의 나의 역할과 가정에서의 나의 역할 그리고 공공장소에서의 역할을 혼돈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이 역할에 대한 이해만 분명해도 우리 사회에 갑질이나 관계단절은 많이 해소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너무 한 가지 페르소나에만 올인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가족도 친구도 동료도 멀리하고 자신의 직업적 역할이나 목표만 부각한다면 인간관계에서 고립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만약 그 페르소나가 실패할 경우 인생 전체가 흔들리게 됩니다. 그러니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페르소나를 자신의 우선순위에 맞게 적절히 관리하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페르소나는 어떤 것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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