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유재석과 조세호 씨가 나오는 "유 퀴즈 온 더 블록"의 애청자입니다. 예전에 길거리를 다니며 만나는 시민들과 소통하는 것도 재미있었고, 코로나 이후로 세상의 아주 특별한 직업과 삶을 사시는 분들을 주제별로 모아서 함께 이야기 나는 것이 너무 흥미롭습니다. 마치 훌륭한 사람의 인터뷰나 책을 본 듯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주에는 " 국가기밀"이라는 주제로 여러 가지 모습으로, 국가와 국민의 안전과 보안을 위해 애쓰시는 분들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재미있었던 것은 그분들 중에 어릴 적부터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막연한 사명감이나 특정 직업에 대한 꿈이 있었던 분들이 있었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에 일하시는 허린 박사님이나 블랙 해커를 막기 위해 "화이트 해커"로 일하시는 박찬암 씨 같은 경우 어린 시절부터 그 분야에서 일하는 것이 꿈이었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루어 내는 사람들을 보면 참 대단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자신이 무엇에 관심이 있고 무엇이 되고 싶은지 확실했다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실 어린 시절의 꿈은 이렇게 대단한 사람들만 이루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가끔 지인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린 시절 꿈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말도 안 되는 황당한 꿈을 가지고 있었던 분들도 있지만, 다들 작은 소망들은 있었고 신기하게 대부분은 이루어졌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직업적으로 무엇이 되어야겠다는 꿈이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많은 경우 그냥 행복한 가정에 대한 소망 혹은 조금 더 나은 경제적 안정이나 독립이 많기도 했습니다. 그런 분들은 대체적으로 꿈을 이루신 것이지요. 그러나 세월이 흘러 내가 소망했던 것들이 이루 졌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감사한 마음은 적은 것 같았습니다.
제 경우에 보더라도 오히려 확실한 직업적이 소망이나 꿈보다는, 그때 그 불안한 가정을 벗어나고픈 소망과 그냥 좀 더 나은 미래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동경, 행복한 가정 그리고 그림을 한번 배워보고 싶다는 두리뭉실한 여러 가지 꿈이 있어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실 그 꿈들은 제가 잊고 있었던 사이에 다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꿈이 이루어졌다고 막상 엄청나 환호나 뿌듯함이 없었던 것 같아요. 아마 어릴 땐 꿈이었지만 어른이 되면서 당연하다고 여겼나 봅니다. 세월에 무뎌지고 잊고 있었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니 참 기분 좋고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어릴땐 꿈만 이루면 행복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잖아요. 누군가 현재의 모든 비극은 모두 다 나의 로망에서 시작했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그 말에 너무 공감합니다. 알콩달콩한 연애도, 번듯한 직장도, 행복한 결혼도 귀여운 자녀도 손에 잡히기 전에는, 모두에게 꿈이고 로망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꿈을 이루어 현실이 되면 우리를 괴롭히지요. 저도 철없던 대학생 시절 " 나는 결혼하면 애를 많이 낳을 거야"라고 늘 말하고 다녔던 제 입을 꼬매버리고 싶습니다. ^^
그래도 주변환경과 현실에 억눌리지 않았던 어린 시절의 꿈이 정말 나다운 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나마 자신이 가장 자신다웠던 시절이니까요. 그래서 전 지금도 현재의 상황에서 길을 잃었을 때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에 관심 있었던 아이였는지 돌이켜 생각해 봅니다. 저는 어릴 때도 수줍음이 많았고 그림을 그리는 걸 좋아해 크리스마스가 되면, 잠도 자지 않고 같은 반 아이들 카드를 모두 손수 그려 만들어 주던 아이였습니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아이들을 좋아했고요. 이렇게 어린 시절을 생각하다 보면 나다운 미래방향을 찾기도 합니다.
어릴때 꿈이 무엇이었나요? 분명 그중엔 지금 이루어진 것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럼 그 꿈을 이루어낸 스스로를 칭찬해 줘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끔 인생의 방향이나 확신을 잃어버린 것 같을 땐, 어릴 때 자신은 어떤 아이였는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아요. 분명 그 아이가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리라 믿습니다. 오늘은 그 누구도 아닌 나의 꿈에 대해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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