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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인간관계

(분노조절/감정조절) 화는 참는 것이 아니라 해체시키는 것입니다.

by art therapist (아트) 2020. 10. 12.

 

 

 

 

 

 

 

 

 

화에 대해서 간단하게 언급한 적이 몇 번 있었는데 이번엔 제대로 화를 다루어 볼까 합니다. 사실 한국문화에서 가장 흔하게 보이는 분노조절장애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기도 하고, 이 화 때문에 가까운 사이의 인간관계가 정말 많이 틀어지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는 모르는 사람이나 친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화를 내는 경우는 많이 없습니다. 타인에겐 오히려 예를 갖추고 조심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화를 내는 대상이 거의 다 배우자 아니면 자녀, 그리고 부모님입니다. 그건 가깝고 친하기 때문이라는 변명의 구실이 될 수 있지만, 어떤 경우엔 정말 소중한 사람에게 씻을 수 었는 상처를 줄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화는 참는다고 참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우리가 이것을 잘 조절하고 잘 해체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해체 시킨다는 것은 마치 빵빵하게 부풀어 있는 고무풍선의 바람을 터지기 전에 빼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화가 솟구쳐 이성을 잃으면 사실 그 어떤 훈련이나 좋은 말도 생각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점점 빵빵해지고 있음을 느낄 때 그 화를 해체시키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래서 이 화를 조절하려면 아래의 세가지를 알고 있는 것이 필요합니다. >

 

화가 무엇인지 제대로 인지한다.

나의 해결되지 않은 Unfinished business (미해결 과제)를 해결한다.

옥시토신을 높인다. 

 

첫번째 화가 무엇인지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화는 감정입니다. 따라서 이 화가 나는 감정 자체는 잘못되거나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국문화는 감정에 대한 오해가 참 많습니다. (아래 감정조절 포스트를 참조하세요.) 화가 나면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던지고 부수는 행위를 많이 보았기 때문에 화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이 많은 것이지, 화나는 자체는 사실 좋고 나쁨이 없습니다. 그냥 수만 가지 인간의 감정 중에 하나일 뿐이지요. 저를 포함해서 말을 안 하는 것으로  혹은 스스로 고립함으로 화를 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화를 느끼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표현함에 있어 공격적이고  파괴적 행동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따라서 화라는 감정은 사실 억울한 면이 많습니다. 

 

그리고 화는 스트레스가 높으면 자연스럽게 생길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사람의 내면의 공간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에 따라 그 공간의 사이즈도 천차만별입니다.  고무풍선처럼 유연할 수 있지만 사실 고무도 무한정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자꾸 쌓다 보면 언제간 떠집니다. 따라서 화가 많거나 공격성이 높다는 것은 자신의 삶의 스트레스가 과도하지는 않은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어떤 일에 유독 스트레스를 받는지, 줄이거나 피할 방법이 있다면 그것을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화를 인지할때 가장 중요한 점은 화가 나는 대부분은 일차적인 것이 아니라 이차적 감정일 때가 많습니다.  “화난다” 는 감정은  그것만으로 일차적 감정 즉 불의를 보거나 누군가와 싸움으로 화가 날 수도 있지만, 이차적 감정일 때가 훨씬 더 많습니다. 예를 들면  내가 무시를 당했다고 느끼거나 무섭거나 걱정이 될 때 오히려 화로 표현될 때가 많습니다. 특히 많은 부모님들이 자녀들에 대한 걱정을 화로 표현합니다. 예를 들면 " 너 엄마가 밤늦게 까지 돌아다니지 말랬지!”라는 말은 대부분 “ 네가 밤늦게 돌아다녀 엄마가 너무 걱정된다” 는 말입니다. 그러나 앞에서 처럼 그렇게 화를 내면 자녀는 부모가 나를 통제하려 한다고 느끼지 걱정한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따라서 내가 어떤 일에 화가 날때 보통 위의 그림처럼 복잡한 감정들이 마음속에 일어납니다.  그러나 이것을 일일이 살펴보기가 힘들어서 그냥 버럭 화를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정말 일차적 감정인지 이차적 감정인지 아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이것이 사실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살펴보아야 합니다. 내가 지금 정말 화가 나는 것이 인정받지 못해서 인지, 서러워서 인지, 억울해서 인지 등등 나의 내면의 이차 감정을 빨리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 진짜감정” 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 화가 많이 가라앉습니다. “아 내가 존중받고 싶구나, 아.. 내가 무서웠구나., 아.. 내가 지금 많이 불안해하고 있구나..” 등등 그때 자신의 감정이 정확이 어떤 것인지 안다면 그 감정을 다루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두번째  화를 해체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나의 미해결 과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이 이차적 감정의 대부분은 내 삶의 미해결 과제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미해결 과제는 과거에 중요한 어떤 심리적 사건들이 현재에도 나의 삶에 영향을 주는 것들입니다. 예를 들면 부모의 불화나 부재로 인한 애착 손상, 공감 결여, 불안 혹은 왕따 경험으로 인한 대인기피 혹은 열등감 등 각자마다 정말 다양합니다. 이런 경험들은 현재의 나의 삶에 지대하게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사람마다 똑같은 상황에서도 느끼는 감정이 다 다릅니다. 경쟁에서 지더라도 어떤 사람은 승자를 진심으로 축하해줄 수 있고 , 어떤 사람은 승자를 시기 질투할 수 있고,  어떤 사람은 스스로를 비하하고 비난할 수 있습니다.  그건 자라온 환경과 기질 그리고 자신의 미해결 과제에 달려있습니다. 이 미해결 과제가  자신의 내면을 많이 차지 하게 됩니다. 그래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상사건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스트레스를 만들 수도 있고, 또 자주 부정적인 감정, 질투, 시기, 억울함, 분노, 서러움, 부끄러움 등등을 느끼게 해서 사소한 일에도 욱하게 됩니다.  

 

 

 

 

 

 

 

 

저희 어머니는 공부에 대한 한이 많으셨습니다. 고등학교를 가고 싶었으니 외할아버지의 강압에 중학교 밖에 다니지 못하셨습니다. 그래서 학벌에 대한 열등감이 많으셨습니다. 어릴때 오빠랑 저랑 어머니의 말을 안 듣고 그러면 바로 나오는 말이 " 너희들이 엄마가 중학교밖에 안 나와서 이렇게 말을 안 듣니? 엄마가 중졸이라 무시하는 거야!" 라며 화를 내셨습니다. 그러나 사실 오빠랑 저랑은 엄마가 중졸이라는 것을 크게 생각한 적도 없고 부끄럽게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어머니 본인 스스로 학벌에 대한 열등감이 마음속에 지배적이었던 것이죠.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오십이 넘으셔서 검정고시를 치르시고 꾸준히 공부하신 후 대학원까지 졸업하셨습니다. 자신의 열등감을 극복하신 것이지요. 그리고 나선 그런 말씀이 사라지셨죠.

 

그러나 이과정이 사실 제일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이 미해결 과제가 되어 버린 것은 너무 고통스럽고 아파서 덮어놓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시 대면하기 싫거든요. 그러나 이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어떤 훈련을 해도 자신의 화를 다스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내면에 여유공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아는 지인 중에 정말 사소한 일로 아내분에게 화를 잘 내는 분이 있었습니다. 그런 그분의 욱하는 모습 때문에 또 그 아내분은 잔소리가 많았습니다. 그러니 관계가 원만하지 못했습니다. 저희가 오래 그분들을 지켜보며 그분의 마음을 스스로 좀 들여다 보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분은 항상 “ 나는 평안해. 나는 아무것도 없어. 나는 지금이 젤 좋아” 라고 항상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그 분의 욱은 그 이후에도 몇 년 동안 지속되었고, 부부관계에 악영향을 주었습니다. 저희도 정말 끈질기게 말했습니다. 사소한 일에 화가 나는 것은 이미 마음에 여유가 없다는 것이니 무엇이 그의 마음을 지배하고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  얼마전에 그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자신은 잊은 줄 알았는데,신혼초에 아내가 자신에게 섭섭하게 하고 화나게 하고 서운하게 한 것들이 아직 마음에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땐 자신의 그럼 심정을 말을 못 하고 몇십 년 그냥 지나왔는데 하나도 해결되지 않고 마음에 남아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아내에게 그 마음을 표현하고 났더니 한결 마음이 편해지셨다고 했습니다. 

 

물론 이런 사건 한 번으로 어그러진 관계가 단번에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분은 가장 중요한 것을 하나 알았습니다. 상대방에게 잘못을 찾기 전에 자신의 마음을 먼저 들여다볼 줄 알게 되신 것입니다. 그것만으로 앞으로 훨씬 좋아질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화를 해체하는데 중요한 요소는 옥시토신 호르몬을 올리는 것입니다. 사랑과 애정의 호르몬이라 부르는 옥시토신은 산모가 아이를 낳을 때 그리고 아이를 돌볼 때 나오는 호르몬입니다. 부부와 연인 사이의 스킨십에서도 많이 나옵니다.   이 호르몬이 높으면 상대에 대한 사랑과 신뢰가 높아지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수치도 낮춰주고 긴장을 푸는 데도 효과적입니다. 따라서 이 옥시토신이 높으면 자연적으로 공감능력과 감정조절 능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상대방과의 마찰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화낼 일도 없겠지요.

 

 그럼 어떻게 옥시토신을 높일 수 있을까요? 여러 가지가 많이 있지만 우리가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것들만 찾아봤습니다. 

  • 신체접촉: 사랑하는 사람과 포옹만으로도 옥시토신은 증가합니다. 따라서 사랑하는 자녀와 친구 배우자에게 스킨십을 아끼지 마세요. 특별히 자녀가 자랄수록 자녀나 배우자에게 하는 스킨십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억지로라도 가벼운 포옹, 악수, 마사지 등을 자주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모두의 공감능력과 감정조절에 정말 도움이 됩니다. 우리의 피부는 제2의 두뇌라고 까지 하거든요. 
  • 햇빛 쬐면서 가벼운 운동하기:햇빛이 옥시토신 분비에 도움이 된다는  말은  많이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요가나 가벼운  운동으로 몸을 움직이는 것도 우울증을 예방하고 스트레스 조절에 도움이 많이 됩니다. 따라서 햇빛을 쬐면서 가벼운 운동이야말로 일석이조입니다. 
  •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모임과 관계를 유지하기: 자신을 지지하고 격려하는 그룹과 모임을 정기적으로 만나는 것이 좋습니다.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또 같이 나눌 수 있는  진정한 공동체/가족 안에 거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누군가로부터 사랑받고 인정받고 있다는 느낌 만으로도 옥시토신이 증가한다고 합니다.  더불어 함께 웃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면 더 좋겠지요. 사람은 역시 혼자 살 수는 없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 반려동물이나 식물 키우기/봉사하기: 자신이 전적으로 누군가를 책임지고 돌보는 행위를 하는 것만으로  이 호르몬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누군가를 정성을 다해  돌보고 키우는 그 마음이 분명 공감능력과 감정조절 능력을 키울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정리해보니, 스스로를 잘 알고 또  많이 사랑받고 인정받은 사람들이 화도 덜 낸다는 결론이 나오네요. 따라서 주변에 화가 많은 사람이 있다면 “사랑받지 못한” " 자신에 대해 잘 모르는"   안타까운 사람이라 생각해주시는 건 어떨까 합니다. 그리고 우리 자녀와 배우자를 더 많이 안아주고 사랑해주는 것이 서로를 지켜주는 것이 또 여러 가지 문제를 예방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더 확인하게 됩니다. 사랑이 또 답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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