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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인간관계

(심리상담/성격/기질)저는 내성적인 사람입니다.

by art therapist (아트) 2020. 10. 6.

 

 

 

 

 

 

 

 

 

저는 내성적인 사람입니다. 사실 어릴 땐 이렇게까지 내성적인 사람인 줄 몰랐는데 나이가 들면 들수록 저희 내향성은 더 강해지는 것 같습니다. 어릴땐 이런 내성적인 성격이 싫어 성격을 좀 고쳐보려고 친구들과 일부러 어울려 밖으로 쏘다니기도 했는데 말이죠. 그러나 기질은 잘 바뀌지 않습니다. 재미 삼아해 보는 MBTI 성격검사나 적성검사를 하면 90-100% 내향성으로 나옵니다.  혼자 있는 걸 좋아하고 혼자 노는 걸 좋아합니다. 밖에 있으면 에너지도 금방 떨어집니다. 100% 집순이입니다. 그래서 사실 지금 팬데믹 기간에 아이들이 학교를 가지 않는 것만 제외하면 별로 불편하지 않습니다.  평소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거든요

 

제일 좋아하는 모든 활동들은 모두 혼자 하는 것입니다. 그림그리기, 책 읽기, 글쓰기, 피아노 치기, 음악 듣기, 혼자 이것저것 만들기 등등. 쇼핑도 여럿이 몰려가는 것보다 혼자 가는 걸 좋아하고 20년 전 한국에서  웬만한 사람들도 못한다는 식당에서의 혼밥도 전 잘했습니다. ^^ 요즘 같은 시대 유튜브가 아닌 블로그를 선택한 것도 나를 공개하고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유튜브보다는 아무도 모르게 혼자 할 수 있는 블로그의 익명성이 좋아서 선택한 것입니다.

 

 

 

 

 

 

 

 

 

 

그래서 제 소원이 일 년에 두 번, 상반기 하반기에 풍경이 예쁜 호텔에 가서, 호텔에서 주는 밥 먹고 혼자 있다 오는 것입니다.  한 2박 3일  내가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을때 먹고,  하고 싶은 일들만 하면서 혼자 놀다 오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꿉니다.  그럼 저희 남편은 엄청 서운해합니다. 어떻게 자신과 아이들을 ‘버리고’ 혼자 놀 생각을 하냐고 하죠. 이렇듯 남편은 또 외향적인 성격입니다. ( 이전글에 나오듯 어릴 때부터 쭉 외향적이고 개구쟁이입니다. ^^) 호기심 많은 남편의 소원은 세계여행이죠. 집순이인 저를 데리고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어딜 가든 알고 싶어 하고 따라가고 싶어 했죠. 여행을 가도 저는  쉬엄쉬엄 구경하는걸 좋아하고, 남편은 새벽부터 달리는 스타일입니다. 신혼초엔  서로 성격이 너무 다른 걸 몰라서  싸우기도 했지만 나중에 서로를 잘 알고 나선, 제가 스트레스를 너무 받고 힘들어하는 날은 남편이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밖으로 나가 줍니다. 집에 저 혼자 있으라고요. 요즘 같은 코로나 시기엔 24시간 아이들과 육체적으로 심리적으로 항상 함께 있어야 해서 오히려 그것이 저에겐  좀 더 힘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사람을 싫어하거나 무조건 회피하진 않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땐 말도 많고 때론 재미있기도 합니다. 내성적인 사람들은 익명의 다수의 사람들을 한꺼번에 만나는 상황이 외향적이 사람들보다 힘듭니다.  또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초반에 낯을 가리는 것이 다를 뿐이지,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오히려 익숙한 사람들에겐 한없이 편하게 대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몇 명의 친한 사람들과 정말 깊은 교제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세상엔 저처럼 내성적인 사람이 많습니다. 조사기준에  따라 인구의 40%가 된다는 사람도 있고 50% 가 된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실 만나는 사람의 반 정도는 내성적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피부로 느끼기엔 훨씬 적은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 내향성을 가진 사람들은 직장에서 일을 할 때 단점으로 부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감추고 싶어 합니다. 아니면 내성적인 자신의 성격을 고쳐야 하는 단점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가끔씩  내성적인 사람들을 리더십이 없고, 발표불안이 있고, 수줍음이 많거나 남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사회 부적응자와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 생각도 의견도 없는 사람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특별히 한국에선 성별에 따라 또 이 기준이 다릅니다. 여성들에겐 내성적인 성향을 강요하거나 장점이라 생각하고 남성들에겐  내성적인 성격이 큰 단점이나 문제처럼 치부합니다. 그래서 한국문화엔 이 성격에 이상한 이중잣대가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보면 여자라고 대부분 내성적인 것도 아니고 남자라고 대부분 외향적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제가 보기엔 사회성으로 보자면 남성들이 훨씬 떨어집니다. 남자들은 뇌구조상 공감능력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상담하면서 아이들을 만나고 주변을 돌아보면  남자와 여자아이들 사이에 큰 차이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 내향성은 한국 남자에게 더 불리합니다.  한국문화에선 남자들에게 리더십과 통솔력 등을 많이 강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국 남성들 중에 자신의 내성적인 성격을 고치려고 노력하는 것을 많이 봤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런 성향과 기질을 잘 바뀌지 않습니다. 다만 필요에 따라 사회성 기술이나 대화의 기술은 배울 수 있습니다.  내성적인 성격이 뭔가 부족하거나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내향적 성격은 자신의 에너지를 사람으로부터가 아닌 혼자 있을 때 충전이 되는 사람이지 사회 부적응자나 외톨이가 아닙니다.  그래서  내성적인 성격인  성향의 소유자 중에 세계적인 철학자와 문학가 소설가 예술가가 많습니다. 오히려 밖으로 나가는 에너지보다 자신의 내면의 생각과 고민이 많은 사람들이라 세심하고 철학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또한  예민하고 섬세한 사람들이 많아서 관찰력이 좋기 때문에 여러 가지 예술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그리고 사회생활에 필요한 기술은 얼마든지 배우고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도 제가 좋아하는 일들은 모두 혼자 하는 일이고  대중의 주목받는 것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꼭 해야 할 때는 합니다. 사람들 앞에서 발표도 하고 그룹을 이끌거나 주도하기도 합니다. 수십 명의 아이들을 통솔하기도 하고  부모들 대상으로 부모교육을 하기도 합니다. 이런 제 모습만 본 사람들은 대부분 제가 내성적이라는 것에 깜짝 놀랍니다. 전혀 그렇게 안 보인다고 다들 말합니다.  아마 내성적인 사람들은 모두 다 쭈볏쭈볏거리고 버벅거릴 거라 예상했나 봅니다. TV에 나오는 많은 연예인들 중에 내성적인 사람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유재석 씨도 자신은 항상 내성적인 성격이라고 말합니다. 자신의 성격은 연예인과 정말 맞지 않다고요. 다만 자신이 하는 일을 너무 좋아해서   꾸준히 하다 보니 사람들도 잘 이끌고 앞에 나서서 MC를 보는 것도 잘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사회성은 필요하다면 훈련으로 얼마든지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성적인 사람들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이나 확신이 있는 일이라면 사실 남들이 누가 뭐라 해도 끌고 가는 내적 동기가 강한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좀 힘든 일이라도 꼭 해야 하는 일이라면 누가 뭐라해도 끝까지 해내는 사람들입니다.

 

마치 제가 내성적인 사람을 대변해서 그들을  찬양하는 것처럼 글처럼 보이네요.^^ 그러나 이 글을 쓴 이유는 요즘 부모들이 많이 걱정하는 것 중에 하나가 “ 우리 아이가 내성적이라 너무 걱정이에요 ‘입니다. 특히 자녀가 아들일 경우는 “ 이렇게 숫기가 없어서 사회생활을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요”라고 한숨부터 내쉰다는 것입니다. 혹은 남편이 내성적이라 너무 재미가 없고 답답하다며 마치 성격에 문제가 있는 듯이 말합니다.  전반적인 문화가 서구화되어가면서 외향적이고 어디서나 자기 할 말 똑 부러지게 하고,  사람하고 어울리기 좋아하는 한마디로 서글서글한 성격을 다들 좋은 성격이라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런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공동체 생활을 할 땐 편할지 모르겠지만 그들도 그들 나름의 단점이 있습니다. 세상에 완벽한 성격은 없습니다. 

 

그리고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미래 커리어를 걱정을 하는 분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그러나 세상엔 셀 수 없는 수만 가지 직업이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직업들이 생겨날 지금 시대에  미리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있는 이곳 실리콘밸리의 많은 IT 컴퓨터 엔지니어들이 전형적으로 내성적인 남성들이 정말 많습니다.  상담사들이 ' 엔지니어 성격' 이 따로 있다고 말할정도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일을 잘하고 돈도 얼마나 잘 버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내가 일을 하고 직장에서 동료들과 사이에서 필요한 정도의 사회성은 자라면서 얼마든지 충분히 배울 수 있습니다. 

 

나의 자녀/배우자를 바라보며 내성적 이어서 큰일이다 숫기가 없어서 큰일이다 한숨짓는 모습이 더 아이/배우자를 움츠려 들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들 고유의 성격을 단점으로 만드는 큰 실수이기도 합니다.  대신 아이와 배우자가 좀 더 발전시켰으면 하는 사회성 기술을 키울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면 됩니다.  아이/배우자의 내성적인 성향을 인정해주세요.  내향적인 사람들도 얼마든지  세상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서 자신의 재능을 빛내며 살 수 있습니다. 외향적인 사람들은 우주를 찾으러 밖으로 나가지만 내성적인 사람들은 자신 속에 있는 우주를 발견할 것입니다. 

 

다음엔 “ 우리 아이/배우자가 내성적이에요 그래서 참 진중하고 생각이 깊어 저는 너무 좋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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