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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소소한 일상

( 부부생활/ 소소한 일상 ) 서로를 이해하기까지

by art therapist (아트) 2021. 7. 1.

 

"오구 오구 귀여워~ 일루와 봐"
오늘 아침 갑자기 출근을 하러 나가던 남편이 저를 그렇게 부르는 것입니다. 요즘 남편이 일하는 직장에 직원이 일주일 넘는 휴가를 가서 제가 그 일을 대신하러 같이 출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 가내수공업이란 이런 거죠 ㅎㅎ) 갑자기 남편의 그 소리에 " 왜? 뭐? 나 뭐 잘못한 거 있어?"라는 반응이 나오더라고요. 직감적으로 제가 무언가 큰 실수를 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ㅎㅎ

남편은 어제저녁 제가 남편의 차를 잠시 타고 지인을 만나고 온 뒤 전기차 충전을 당연히 하지 않았으리라 생각을 하고 아침에 충전을 하러 갔더니, 충전기를 차에 꽂아둔 것을 보고 " 웬일이야? 이 사람이.. 이 사람도 달라지는구나" 했답니다. 왜냐하면 저는 주로 남편이 시키지 않은 일은 하지 않는 사람이거든요. 근데 알고 보니 제가 차 문도 잠그지 않고, 자동차 키도 차에 둔 채 충전기만 꽂아 둔채 유유히 집으로 들어가 버린 것이죠. 그 모습에 " 역시.. 우리 마누라. ㅎㅎ" 했던 것입니다. 한 번에 하나밖에 기억이 안 되는 사람이었던 것이죠 ^^20년을 넘게 살아도 그렇게 잔소리를 들어도, 저는 남편처럼 절대로 꼼꼼한 성격은 못 되는 사람인 것입니다.

남편이 처음부터는 이렇게 반응하지는 않았습니다. 몇 년 전만 같았어도 아침에 불호령이 떨어졌을 일입니다. 차문도 잠그지 않은 채, 자동차 키도 안에 두고 나왔으니, 운이 나빠 자동차 도둑이라도 기웃거렸으면" 얼씨구나 이게 웬 떡이냐?" 할 일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정신이 있는 거냐! 없는 거냐! 어떻게 차에 키를 두고 내리냐!"며 남편에게 한소리를 듣고도 남을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이렇게 칠칠치 못한 제 행실을 보고 요즘은 늘 " 너 답다.. 너다워.. 그럴 수도 있지"라고 말합니다. 그리곤 역시 "우리 마누님은 나같이 챙겨줄 조수가 필요하신 분이시지" 하며 넘어갑니다. 왜냐하면 그도 제가 나름 꼼꼼하게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는 건 알지만 , 그렇다고 남편처럼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저를 거의 완전히 파악했다고나 할까요? 그렇게 사람의 기본 기질은 바꿀 수 없다는 것을 한 20년 알고 지내자 깨달은 것 같습니다.

부부생활의 핵심은 얼마나 상대를 이해하려고 하고 인정하느냐 인 것 같습니다. 저의 이런 허술하고 덜렁거리는 모습이 못내 언짢고 답답해 하던 남편인데, 오래 살다 보니 철없는 아이의 실수처럼 바라봐주는 수준까지 온 것 같습니다. 물론 그 과정이 늘 해피하고 재미있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그냥 웃으며 넘어갈 수 있는 날이 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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