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남편은 사람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항상 “자기야... 그 누구지? 교회에 키 작고 안경 낀 사람..”
그럼 제가 “ 이00! 뭐야 ~맨날 보고 이름을 기억 못 해~”라고 합니다.
하도 이런 경우가 많다 보니 요즘은 눈만 마주쳐도 누굴 말하려고 하는지 알 정도가 되었습니다. 지인들도 이러니 연예인들 이름은 더 힘듭니다. 배우가 맡은 역할에 따라 분장이나 배역이 전작과 차이가 많이 나면 거의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
어젯밤 둘이서 넷플릭스에서 지나간 드라마를 고르다 ‘아르곤” 이라는 드라마를 틀어 보았습니다. 1회 시작하자마자 “ 슬기로운 의사생활” 에서 장겨울 역할로 열연을 했던 배우 신현빈 씨가 나오더군요.
그래서 제가 “ 어! 겨울이다 겨울이.. 겨울이가 여기에서 나오네” 그랬지요.
그랬더니 “ 겨울이? 겨울이가 누군데?” 전 속으로 ‘ 또 시작됐군’ 했습니다.
(참고로 남편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전편을 저랑 같이 한편도 빼놓지 않고 정주행 했었습니다).
“그 있잖아~ 의사들 나오던 드라마에서 장겨울 선생! 유연석이랑 러브라인”
“유연석? 유연석은 또 누구야?”
“ 아 진짜!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신부되려다가 안 된 사람 있잖아~”
“아~ 아… 알았다. 걔 이름이 겨울이였어? 아... 그러네 그 사람이 여기도 나오네..”
그렇게 저희는 드라마를 한 10분 정도 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저에게
“ 아까 쟤 이름이 뭐였다고? 기쁨이?” 라고 물어보는 것이었습니다.
“ 아.. 뭐야~ 금방 가르쳐줬잖아~ 그렇게 쉬운 이름을 어떻게 기억을 못 하냐? 그냥은 안 가르쳐줘. 대신 빅 힌트 줄게. 계절 이름이야~”
“ 계절이라고? 아~ 아! 알았다. 알았어. 가을이!!!”
“.......ㅍㅎㅎㅎ 진짜~ 뭐야 일부러 이러는 거야~ 나 에피소드 만들어주려고?”
“ 아냐? 어! 그럼 뭐지? 아! 아~~ 겨울이구나. 겨울이.ㅎㅎ 그럴 수도 있지.ㅎㅎ”
그렇게 한바탕 배꼽을 잡고 웃었습니다. 저는 또 이렇게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하나 건졌습니다.
다른 사람 이름 좀 기억 못 하면 어떻습니까? 재미있으면 됐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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