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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부부관계

( 부부상담치료/예비부부 ) 혼수, 집 장만보다 더 중요한 "진짜 결혼준비”

by art therapist (아트) 2020. 9. 1.

Photo by Álvaro CvG on Unsplash

 

 

 

 

 

 

검색창에 "결혼 준비"라는 키워드를 치면 혼수 장만, 웨딩드레스, 예물, 웨딩촬영, 신혼여행, 웨딩 플래너 등등의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집니다. 그러나 결혼을 이미 해본 신 분들을 아시겠지만, 위의 결혼 준비가 정작 우리의 결혼생활에 엄청난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사실 별로 없습니다.   사람들은 몇개월에 걸쳐서 이 결혼식 준비를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결혼식에 대한 준비와 신혼살림에 대한 준비는 철저하게 하면서, 정작 “ 결혼생활”에 대한 준비를 하는 사람들은 많이 보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화려한 결혼식 준비와 과도한 혼수장만이나 예물 등으로 양쪽 집안에서 싸움이 나거나 혹은 신혼여행지에서 싸우다 그냥 돌아오는 커플들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취업보다 어렵고 명문대 들어가는 것보다 힘든것이 행복한 부부생활이고 육아인데, 정작 그것에 대한 준비나 교육은 전혀 없고 남들에게 "괜찮은 결혼"처럼 보여주고 싶은 우리의 결혼식 문화가 좀 안타까웠습니다. 다행히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되어 필요한 정보를 언제나 어디서나 찾을 수 있긴 하지만 우리가 혼수와 결혼식을 준비하는 시간의 반이라도 진짜 “ 결혼준비” 를 할 수 있다면 우리의 부부관계나 결혼생활이 좀 더 쉬워지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저도 결혼을 하고 애를 낳고 항상 하던 말이 있었습니다. “ 이렇게 힘든걸 왜 아무도 이야기 해주지 않았지? 왜  어떻게 하는 것이 맞는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냐고?” 한탄하던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넌지시 던진 사람들은 있었죠. "결혼은 무덤이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 라구요.^^ 제가 만약 18년 전으로 돌아가 결혼을 다시 준비해야 한다면 무엇을 준비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1. 나를 아는 것입니다. 

 

결혼은 나와 전혀 다른 인격체와 함께 사소한 일상에서 부터 삶의 가치를 공유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 잘 지내기 위해서 첫 번째 해야 할 일은 자기 자신을 정말 잘 아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결혼 적령기의 청년들이 자기 자신에 대한 탐구보다는, 남에게 잘 보이고 싶은 스펙을 쫓아 살고 또 결혼도 그런 기준으로 선택하는 경우를 보았습니다. 혹은 정말 아무 생각 없이 그냥 결혼할 나이가 되어서 적당한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되면 아마 결혼생활 내내 갈등과 혼란을 피할 수 없습니다. 

 

결혼하기 전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경우에 힘이 나고 어떤 상황에서 화가 나는지 등등. 그리고 자신이 추구하는 삶과 자신이 원하는 삶을 방향이 완벽하지는 않더라도어느 정도 윤곽이 있어야 상대방과 조율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자신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도 잘 모르는 경우엔  미지의 세계인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많은 부부갈등의 시작은 “ 자기 자신도 잘 모르고 상대도 잘 몰라서” 일 때가 많습니다. 결혼 하기 전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희미한 윤곽은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2. 부모로 부터 정서적 경제적 독립을 준비해야 합니다. 

 

한국문화에서 외국과 같은 완벽한 독립은 불가능하더라도 결혼할 대상이 나타났다면, 나의 삶의 우선순위가 나의 부모과 가족에서 나의 배우자와 나의 가정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한국문화에서만 유독 심하게 나타나는 고부갈등과 장서갈등의 대부분은  배우자가 자신의 원가족과 심리적 독립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내 부모이고 형제이더라도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면, 그 누구보다 먼저 생각하고 아껴줘야 하는 사람은 나의 배우자 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결혼을 하고 나서도 이 순서가 뒤죽박죽되어서 일어나는 부부싸움과 갈등이 정말 많습니다. 사실 처음엔 부모들이 서운해 하실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다 익숙해 집니다. 그래서 성경에서도 부부는 “ 부모를 떠나 하나가 돼라” 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심리적 독립은 경제적 독립 없이는 온전히 일어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너무 어린 나이에 (미성년) 결혼 하는 것이 위험합니다. 왜냐하면 배우자나 자신이 부모로부터 경제적 심리적 독립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꼭 경제적으로 안정이 된 후에 결혼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부유하진 않더라도 둘이서 협력해서 살아갈 수 있는 수준이라도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심리적 경제적 독립이 되지 않으면 나와 배우자의 문제뿐 아니라 원가족으로부터 발생하는 복잡한 문제를 피할 길이 사실 없습니다. 

 

 

 

 

 

 

 

 

 

 

 

 

 

 

 

3. 나의 상처와 열등감을 마주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많은 부부들이 싸우는 중에 가장 많이 하는 말이 “ 네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어!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야!  니가 나를 이렇게 나쁜 사람 만들고 있다고!”라고 소리치지만, 사실은 배우자가 나를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그 성품이 숨어 있었던 것입니다. 결혼이라는 제도 자체가 나의 모든 것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내가 사회적 기능을 하는 역할에선 그런 숨어있는 내면이 잘 드러나지 않지만, 가족보다 더 친밀한 사이가 되는 부부관계에서 이 내면의 아이들이 마구마구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자신만 알고 있고 그 누구에게도 드러내고 싶지 않았던 상처와 열등감이 있다면 이제 정말 치료를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 배우자와 밑도 끝도 없는 싸움을 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죠.

(자세한 내용은 내면 아이 포스트를 참조하세요.)

 

 

(부부상담치료/부부생활) 지긋지긋한 부부싸움, 내면아이를 돌아볼때입니다.

성인이 되어 만난 부부는 왜 이렇게 싸울까요? 서로가 사랑해서 결혼을 했고 또 이미 우린 사회에서도 인정해 주는 직업도 있고 성인인데 왜 이렇게 끝나지도 싸움을 하는 걸까요? 부부간에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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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나의 틀을 버릴 준비를 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착각이 있습니다. 나는 법 없이도 살 사람이다. 나는 다른 이에게 손가락질 한번 받지 않고 살았다. 그러나 이런 고상하고 품위 있는 자신이 배우자랑은 안 맞을 때가 너무 많습니다. 사람의 경험과 지식엔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20-30년 넘게 다른 환경과 가치관으로 살아온 두 인격체는 어찌 보면 전혀 다른 행성에서 살다온 사람과 같을 수 있습니다. 결혼한 많은 부부들이 배우자와  이렇게 안 맞을 줄 몰랐다고 합니다.  어떤 부부는 더 나아가 눈, 코, 입 달려있고 한국음식을 먹는다는 것 빼고 전부 다 다르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그러니 이렇게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일상생활을 공유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두 사람 간의 조율과 합의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틀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의 틀 안에 맞지 않는 배우자를 끼워 맞추려 하거나 뜯어 고치려고만 합니다. 그러면 계속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배우자가 달라지기 바란다면 나도 달라져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5. 대화하고 소통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부부생활에서 가장 큰 착각은  결혼만 하면  배우자와 “이심전심” 이 될 수 있을 것다고 믿는 것입니다. 말하지 않아도 배우자는 내 맘을 다 알 것이다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모두 “ 동상이몽”입니다. 같은 것을 보아도 각자 다른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부부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내 생각과 마음을 배우자에게 잘 전달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부모에게서 이런 소통의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자녀들이라면, 이런 긍정적인 대화와 소통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마치 처음 악기를 배우거나 처음 춤을 배우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너무 어색하고 힘들어서 사실 시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대화와 소통은 정말 중요합니다. 이것이 부부관계를 정말 튼튼히 세우기도 하고 끝장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나의 솔직한 마음을 예쁜 말 그릇에 담아 전달하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누군가로부터 배우지 못했다면, 지금부터 오랜 시간 훈련을 통해 가능하기 때문에 연애 중이나 결혼을 시작할 때 반듯히 서로 연습해야 합니다. 이 대화와 소통이 잘 되지 않으면,  싸우지 않고 살지는 몰라도 절대로 친밀하고 행복한 관계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소통의 기술 포스트를 참조하세요.)

 

 

(심리상담치료/대화의기술) 소통, 너무나도 어려운길 그러나 꼭 가야하는 길

소통, 너무나도 어려운 길 그러나 꼭 가야 하는 길.. 가까운 사이에서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감정은 안정감과 소속감일 것입니다. 부부, 부모, 가족 사이에서 연결되어있고 소속되어있다는 그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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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도 이 모든 것을 생각하고 준비하고 결혼하지 못했습니다. 아니 결혼이라는 것이 이렇게 복잡하고 힘든 공동체인 줄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저도 사랑해서 결혼하면 동화 속 왕자와 공주처럼 마냥 행복할 줄 알았습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동화속 왕자와 공주 이야기의 엔딩은 모조리 다 바꿔야 한다고요. "그래서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했습니다. 아니라 그래서 그들은 맨날 싸우고 화해하며 서로를 알아가고 노력해서, 노력한 만큼만 행복해졌다"라고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저도 그 말에 동의합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결혼식보다, 더 공들이고 준비해야 하는 것은 결혼 자체입니다. 그리고 서로가 그만큼 공들이고 노력한 만큼 부부는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친밀한 애착관계가 형성된 부부는 세상의 그 어떤 풍파에도 넘어지지 않는 안전한 요새가 서로에게 되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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