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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부부관계

(부부상담치료/부부생활) 지긋지긋한 부부싸움, 내면아이를 돌아볼때입니다.

by art therapist (아트) 2020. 8. 13.

 

 

 

 

 

 

 

 

성인이 되어 만난 부부는 왜 이렇게 싸울까요? 서로가 사랑해서 결혼을 했고 또 이미 우린 사회에서도 인정해 주는 직업도 있고 성인인데 왜 이렇게 끝나지도 싸움을 하는 걸까요? 부부간에  소통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https://artistherapy.tistory.com/83?category=874774 참조하세요), 그리고 부부싸움의 방법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https://artistherapy.tistory.com/48?category=874774 참조하세요.)

 

그리고 또 하나 부부싸움은 상담심리학의 관점에선 사실 2명이 싸우는 것이 아니라 4명이 싸우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에게는 내면의 아이가 있거든요.

 

내면 아이란 어린 시절 충족되고 해결되어야 할 욕구가 제대로 채워지지 않을 경우 그 심리적 공허함과 결핍 때문에 자라지 못한 ‘심리적 아이’를 말합니다. 따라서 내면 아이는 때론 우리의 신체나이만큼 성장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아무리 몸은 30-40대가 되어도 그 심리적 공허함과 결핍이 제대로 채워지지 않으면 심리적 성숙은 일어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성인이 되어도 나의 내면 아이가 10살 정도이면 그 2명이 동시에 배우자와 싸우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의 배우자의 내면 아이도 성장하지 못했다면 사실 4명이 동시에 싸우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쉽게 끝나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내면아이가 어린아이일수록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방어하거나 도망가기 바쁘기 때문 입니다. 자신의 속 사람이 너무 어리고 약하기 때문에 오히려 겉은 더 단단하고 차갑게 상대에게 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끔 주변의 부부싸움이 어떨 땐 초등학생들 싸움같이 보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럼 나에게/배우자에게 있는 내면 아이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내면아이가 성장하지 못한 대부분의 이유는 사람은 완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큰 문제가 없는 가정에서 자라도, 부모는 자녀에게 실수하고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이 자라는 동안 해소가 되지 못할 경우, 내 정서상태는 그 나이에 멈춥니다. 그러나  어린 시절 가정환경이 안정되지 못했다면 더더욱 내면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하지 못할 확률이  많습니다. 

Ex. 부모의 이혼, 불화, 신체적 정서적 학대,  부모의 편애, 성폭력, 방임, 일관되지 못한 양육태도, 애착 불안, 사고나 트라우마 등등…

 

따라서 본인의 부모의 양육태도와 어린 시절을 되돌아봐야 합니다. 

그리고 몇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봐야 합니다. 

 

  1. 어린 시절 부모에게 가장 화나고 서운했던 일이 있었는가?
  2. 어린 시절 가장 두렵고 무서웠던 것은 무엇이었는가?
  3. 어린 시절 내가 가장 바랬던 것은 무엇이었는가?
  4. 어린 시절 수치스럽고 부끄러웠던 적이 언제였나?
  5. 어린 시절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이 있는가?

그리고 살면서 한 번도 이런 이야기들을  누군가와 나눠본 적이 없다면 당신의 내면 아이는 그 상태에 머물러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나의 내면 아이를 성장시킬 수 있을까요?

 

 그때 나의 나이와 나의 감정, 해결되지 않은 욕구를 알아내야 합니다. 그리고 본인이 그 아이를 인정하고 그 내면 아이가 자라지 못했음 있음을 인정하고 돌봐줘야 합니다. 그때 그 모든 일은 나의 탓이 아녔음을 스스로에게 말해줘야 합니다.

 

그리고 혹시 현재에라도 채워줄 수 있다면  채워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사실 많은 성인 중에 장난감이나 캐릭터를 모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경우에도 어린 시절 자신이 너무 갖고 싶었던 욕구가 좌절되었던 것들이, 성인이 되고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서 자신이 스스로 충족되지 못했던 욕구를 채우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도 어른이 된 이후에도 인형에 집착을 많이 했었습니다. 어린 시절 장난감이 많이 없기도 했지만 초등학교 들어가자마자 어머니는 이제  더 이상 어린이가 아니라고 하시며 많지도 않은 장난감이며 인형을 다 버리셨습니다. 그때 한창 인형놀이가 재미있었지만, 가지고 놀 인형이 사라지고 정말 슬펐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나 부모님이 무서웠던 저는 그런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그 이후 저는 인형에 집착했던 것 같습니다. 용돈이 생기거나, 누가 선물을 사준다고 하면 인형을 사달라고 했으니까요. 성인이 된 후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다 남편과 연애를 하는 중에 저희 남편은 제가 인형을 좋아하는 알고, 저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정말 온갖 종류의 인형을 많이 사다 주었습니다. 가방에 달고 다닐 수 있는 인형에서부터 시작해서 제 몸보다 더 큰 인형까지…그리고 인형을 좋아하는 저를 비난하거나 정죄하지 않고 그대로 인정해 줬습니다. 그러자 어느 정도 제 욕구가 채워지고 나서, 저는 그 집착을 놓을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지금은 절대 돈 주고 인형을 사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우리 아이들의 모든 욕구와 욕심을 다 채워줘야 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으니까요. 다만 아이들이 어느 정도 그 상황이 납득이 되게 이해시켜준다거나 아니면 아이가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할 기회는 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이해되지도 않는 상황을 억지로 속으로 삭히거나 억압하는 경우에 내면 아이가 성장을 멈추게 됩니다.)

 

이런 특정 물건이나 사람에게 집착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외롭고, 아프고, 화나고 사랑에 목말랐던 아이를 지키기 위해 자신이 만들어놓은 방어체계를 알아야 합니다. 그 모습은 사실 여러 가지로 나 타지만 대표적인 몇 가지만 소개하겠습니다. 

  1. 성인이 되고 자신이 꾸린 가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그늘과 부모의 말에 꼼짝 못 하는 마마보이와 마마걸 또한 내면 아이가 자라지 못했습니다. 그들의 경우는 부모의 인정 욕구가 결핍되었거나 아니면 부모의 통제안에서만 평안을 느끼는 경우입니다.  자신의 가정에서 가장이나 엄마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힘들어합니다. 스스로 무언가를 책임지고 결정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자신 없어합니다. 그래서 그런 경우 부모의 결정이나 권위자의 결정을 따르는 것이 편한 경우입니다. 
  2. 그리고 위와는 반대로 모든 것이 자신의 뜻대로 되어야 하는 통제 욕구가 너무 강한 경우 (완벽주의 성향)도 내면의 아이가 성장하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의 어린 시절이 너무 통제 불가능한 환경 (부모의 이혼, 불륜, 사업의 실패 등등 )이었거나, 혹은 부모의 숨 막히는 통제나 제약 가운데 자란 경우에 오히려 어른이 되면 자신도 모르게 통제 욕구가 커져 자신이 속해 있는 모든 환경을  자신이 완벽하게 통제하려고 하고 그렇게 되지 않으면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사실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린 시절 착한 아이가 되는 것이 자신의 유일한 무기였거나 생존방법이 된 경우가 많습니다. 착해야만 어른들의 관심과 인정을 받은 경우입니다. 이 경우에도 자신의 욕구는 제대로 표현해 본 적이 없고, 남들에게 착하게 보이는데 급급한 경우가 많아서 내면 아이는 클 수 없습니다. 
  4. 그리고 허구의 독립심이 강한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은 마치 세상 그 누구의 도움도 받기 싫어하고, 또 누구의 간섭도 받기 싫어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나 자신이 누군가의 짐이 될 바엔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어린 시절 누군가에게 의지하거나 도움을 받지 못하고,  거의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자란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들의 심리적 욕구도 여전히 충족되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특징 외에도 지나친 열등감, 경쟁심, 성공주의 성향 모두 어떤 면에선 우리의 내면의 아이가 성장하지 못해서 나오는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내면의 미성숙은 배우자뿐만 아니라 누구와도 부딪힐 수 있습니다.  매번 똑같은 일에 화가 나거나, 참아지지가 않는다면 우리의 내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Photo by taylor hernandez on Unsplash

 

 

 

 따라서 행복한 부부관계뿐만 아니라 행복한 나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위해선 이 내면 아이를 성장시키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사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내면 아이가 있다는 것도 모르고 잘 인정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는 감정을 억압하는 게 좋은 것이라 배웠고 표현하는 것을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감정조차 읽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아서 사실 치유도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심각한 경우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나와 배우자의 상태가 심각하지 않다면 우리의 내면을 잘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관계를 회복하실 수 있습니다. 전에 제가 올렸던 포스트 '그 무엇보다 친해져야 하는 것은 내 감정'을 참조하시면서 본인과 배우자의 어린 시절 억압되고 숨겨놓은 상처와 감정을 표현하는데 도움이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https://artistherapy.tistory.com/64

그리고 배우자와 같이 이런 감정들을 나누고 서로 이해해주고 보듬어 줄 수 있다면 그 내면 아이는 자라기 시작하고 우리의 관계도 회복될 수 있습니다. 배우자와 본인의 어린 시절의 상처와 아픔을 나눌 때 " 지난 일 가지고 그래. 다 잊어버려" 라던지 " 그때는 다 그랬어. 안 그런 사람이 어딨냐?"라는 식으로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 " 아.. 그랬구나. 그래서 속상했겠다. 아파겠다"라고 받아주고 보듬어 줄 수 있다면 정말 서로가 서로에게 치유자가 되어주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남편에게 가장 고마워하는 부분이 이 부분입니다. 제가 어린 시절의 상처로 아이들과 부딪히며 힘들어할 때 한 번도 저를 비난하거나 정죄하지 않았습니다. " 왜 옛날 일 가지고 자꾸 그러니? 내지는 "지난 일인데 왜 그러냐?"라고 한 번도 저를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매번 그냥  " 에고 힘들었겠다. 그냥 울어.."라고 안아주었습니다.  그 한마디에 남편에 품에서 엉엉 울었던 적이 참 많았습니다. 그런 경험들이 지나고 보니 저에게는 치유의 과정이었습니다.  이런 치유의 과정 덕분에 저의 내면 아이는 정말 많이 자랐습니다.  

 

제가 들은 이야기 중에도 어떤 남편이 자신의 아내가 부부싸움만 하면 “ 빨리 나한테 잘못했다 그래!”라고 요구했다고 합니다.  남편은 그 말이 더 기분 나빠 더 격한 싸움을 매번 했다고 했습니다. 자신만 왜 맨날 사과해야 하냐고... 그러나 그 지긋지긋한 싸움 끝에 알아낸 것이 있었습니다.  아내의 어린 시절 아내의 동생을 사고로 잃고, 친정엄마는 한스러운 마음에 동생의 죽음을 그 당시 동생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아내에게 분을 푸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내는 어린 시절 그 죄책감에 너무 괴로웠으나, 나중에 커보니 동생의 죽음은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닌 그냥 사고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그렇게 큰 죄책감을 준 어머니에게 화가 난 아내가 비슷한 상황이 되면 친정엄마가 아닌 남편에게 사과를 요구한 것입니다.  자신의 그런 행동이 그 어린 시절의 상처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고 아내가 몇 날 며칠을 울며 한을 풀었고, 남편도 그 이후엔 아내가 그런 요구를 가끔 할 때마다 전혀 거부감 없이 아내에게 미안하다 말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좀 더 시간이 흐른 후엔 아내는 더 이상 남편에게 그런 사과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내면 아이가 성장해야 진정한 어른이 됩니다. 아니 내면 아이가 자라야 내가 비로소 평안해집니다. 내 육신의 나이는 점점 자라는데 나의 내면의 성숙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가운데 오는 괴리감이 사실 더 괴롭습니다.   " 왜 나는 이까짓 것으로 아직도 화가 날까?" " 왜 아직도 나는 이런 일이 거슬리는 것일까?" 라며... 내 마음이 성숙해지고 평안해져야 나와 다른 배우자도 자녀의 모습도 있는 그대로 품어줄 수 있습니다. 여전히 배우자 혹은 누군가가 꼴 보기 싫고 사사건건 거슬린 다면 어쩌면 나의 내면 아이를 돌아볼 때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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