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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부부관계

(부부상담/치료) 자녀 앞에서 부부싸움을 할때

by art therapist (아트) 2020. 8. 21.

 

 

Photo by Alex Iby on Unsplash

 

 

 

 

사실 부부가 함께 살다 보면 안 싸우고 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사람마다 각기 성격도 틀리고 자라온 환경이 다르니 당연히 부딪힙니다. 특히 자녀가 있다면, 다들 조심하고 싶지만 때로는 내 감정에 이끌려 기분 내키는 데로 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부모가 싸운다고 어린 자녀들이 불안이나 공포를 제대로 표현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아이들은 이미 겁에 너무 질려 있기 때문에, 대부분 쥐 죽은 듯이 조용해지고 아무 말도 못 합니다. 그러면 또 부모들은 다 괜찮은 줄 압니다. 하지만 절대로 괜찮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부모가 싸울 때 예고 없는 전쟁을 경험한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아이들의 정서에 좋을 리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부부간에 일어나는 문제를 아이들 때문에 무조건 회피할 수도 없겠지요.

 

그럼 자녀들이 있다면 어떻게 부부싸움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자녀들이 아직 언어 표현이 서투른 나이라면, 웬만하면  아이들 앞에서 싸우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이가 어린 아이들의 경우, 엄마 아빠가 싸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고, 또 부모가 화내고 소리치는 낯선 모습에 큰 공포감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영유아들은 아직 대화로 이해시키기도 힘들고, 아이들도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방법이 많이 없습니다. 꼭 배우자와 이야기를 해야 하는 사안이 있다면, 자녀가 잠든 이후나, 자녀가 없는 곳에서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아이들 앞에서 어쩔 수 없이 싸운다면, 언성을 너무 높인다거나 화를 내고 물건을 던지는 행동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합니다. 

 

부부싸움, 심하게 싸우면 아동학대가 됩니다. 

 

위에서 잠깐 언급한것 처럼 자녀 앞에서, 배우자에게 폭언을 하거나 물건을 던지거나 부수는 행위는 폭력에 가깝습니다. 아동학대에서 정서학대라는 것이 있습니다. 정서학대 안에는 자녀들을 향한 언어학 대도 있지만 가정폭력의 증인이 되는 것도 정서학대에 해당합니다. 자녀에게 신체적 해를 주지 않더라도, 이런 정서학대는 아이들의 마음에 심한 상처와 공허함을 남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녀들의 나이가 어릴 땐 몰랐다가 점점 자라면서 여러 가지 정서, 행동문제를 보이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따라서 부부가 싸우더라도 적정한 선과 예의를 지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꼭 알려주세요.

 

학령기전의 아이들은 자기중심적 사고를 합니다. 모든 일을 자기중심에서 생각합니다. 그래서 남들에게 선물을 줄 때도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선물합니다. 따라서 이 시기에 엄마 아빠가 싸우는 것을 보면, 아이들은 자기 때문에 엄마 아빠가 싸운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유 없는 죄책감과 불안감에 시달리게 됩니다. 혹 싸우더라도 아이들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시고 안심시켜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나이가 어느 정도 부모와 대화할 수준이 된다면, 엄마 아빠가 싸우기도 하고 화해하기도 한다는 것을 미리 알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Photo by  Jordan Whitt  on  Unsplash

 


화해를 했으면 아이들에게도 알려주세요.

 

많은 부부들이 어제까지 으르렁거리고 싸우다가, 다음날 아침에 아무렇지도 않게 서로 다정하게 행동할 때가 있습니다. 물론 어른이 된 우리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부부는 하루 밤사이에도 오해가 풀리고 화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그 화해의 과정을 보지 못했다면, 무척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아이들의 불안만 높아지고 눈치만 살피게 됩니다.  특히 사춘기 아이들은 부모의 그런 행동이 이해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만약 배우자와 화해를 했다면 아이들에게도 꼭 알려주세요. 그리고 아이들이 무섭고 공포스러웠던 그 마음을 어루만져 주세요. “ 엄마 아빠가 어제 싸워서 무서웠지? 미안해.. 너희들 자고 있을때, 엄마랑 아빠가 잘 이야기해서 풀었어. 너랑 오빠가 싸우는 것처럼, 엄마 아빠도 싸울 때가 있어. 그렇지만 어제 잘 이야기해서 화해했어”라고 꼭 말해주셔야 합니다. 

 

배우자를 아이들 앞에서 너무 비난하지도 너무 두둔하지도 마세요.

 

많은 엄마 아빠들이 배우자가 없을때 자녀들에게 배우자의 욕을 하기도 하고 하소연을 하기도 합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이유 없는 비난은 자녀에게 상처가 되기도 하고, 엄마 아빠에 대해서 선입견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너네 엄마는 헤퍼서 문제야 문제! “라기보다는 아빠는 엄마가 경제관념이 없어서 너무 싫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낫습니다. 그리고 엄마들이 “너는 절대 아빠 같은 사람 만나지 마라 라던지, 아빠처럼 되지 마라”라고 아빠의 존재를 부정하는 말을 하면 아이들은 너무 혼란스럽습니다. 왜냐하면 내 안에 아빠의 피도 흐르거든요. 그 말은 내 안에 아빠의 모습이 보이면, 엄마는 나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막연하게 사람에 대한 선입견이 생길 수 있습니다. 대신에 “ 엄마랑 아빠는 0000점이 정말 안 맞는다. 혹은 엄마는 아빠의 000 때문에 힘들다”라고 하는 것이 아이를 덜 혼란스럽게 합니다. 

 

또한 자녀를 자신의 비밀친구로 만들지 마세요. “ 엄마가 이런 말 한 거 아빠한테 절대로 말하면 안 된다 내지는 할머니한테 말하면 안 돼” 이런 말은 아이에게 정말 무거운 짐이 되고 이유 없는 죄책감을 심어줍니다. 자녀와 친하다고 자녀를 친구처럼 대하는 것은 정말 위험합니다. 

 

그리고  반대로 무조건 배우자를 두둔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제 아빠가 술에 취해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엄마랑 크게 다투고 나서도,  아이에겐 “ 너는 그래도 아빠를 존경해야 한다 라던지, 아빠가 너무 힘들어서 그런 거다”라고 무조건 두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자녀의 생각이나 감정을 무조건 억압하는 것이기도 하고, 살아가면서 해선 안 되는 행동은 분명히 있는데, 부모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허용된다는 이상한 논리가 성립되기 때문입니다. “ 아빠가 어제 000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이었다. 그런데 아빠도 아직 고치지 못하고 있어서 엄마도 걱정이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낫습니다. 

 

아이들 문제로 싸울때에도 자녀의 존재가 부정당하지 않도록 조심하셔야 합니다. 

 

자녀들이 커가면서, 특히 사춘기엔 부모들이 자녀문제 특히 교육문제로 싸우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아이들, 특히 사춘기 아이들은 자기 때문에 싸우는 부모를 볼 때 견딜 수 없이 고통스럽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부모의 불행에  원인이고 부모에게 짐이 되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마치 자신의 존재 자체가 문제인 것 같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아이들이 자라면  부부싸움의 이유를 좀 더 분명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엄마 아빠가 000문제로 의견 차이가 있지만, 너 때문은 아니다. 엄마 아빠가 잘 해결하려고 그러는 것이다”라는 것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사춘기를 맞이하는 아이들을 둔 부모라면,  부부싸움을 정말 잘하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들도 똑같이 부모의 문제 해결 방식을 보고 배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엄마 아빠가 대화하고 소통하고 합의하는 법을 자녀들에게 가르쳐 줄 것인지, 아니면 화내고 비난하고 회피하는 것을 가르칠 것인지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이전에도 언급했듯이 부부싸움 자체가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서로의 오해가 풀리고 서로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싸움을 하는 방법엔 좋은 방법과 나쁜 방법이 있습니다. 특히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자녀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고 꼭 고려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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