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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부부관계

(결혼연애/예비부부) 나는 왜 이사람과 결혼하려고 하는가?

by art therapist (아트) 2020. 8. 25.

 

 

 

 

 

결혼하기 전에 나는 왜 이 사람과 결혼을 하려고 하는가?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없었다면 지금 꼭 해보라.)  표면적으로는  상대를 사랑하고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결혼하기 전에 정말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나는 왜 이 사람이랑 결혼을 하려고 하는 것일까? 이혼율이 이미 40% 가 넘어버린 이 수치만 봐도 결혼은 쉽지 않은 일인데 나는 굳이 왜 이 힘든 결혼을 하려고 하는 것인지.. 모든 결혼이 상대를 사랑하고 그/그녀와 함께 있고 싶고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겨도 상대와 같이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있다면 너무 좋은 시작이다. 

 

하지만 내가 만난 많은 부부중에 이런 생각도 없이 시작한 경우도 너무 많았다. 그리고 땅을 치고 후회하던지 헤어지던지 하는 경우가 흔했다. 결혼은 하는것도 쉽지 않지만, 헤어지는 것은 더 아프고 힘들다. 

 

가장 많이 보인 위험한 결혼의 시작이 회피성 결혼이다. 지금 본인의 상황이 너무 힘들고 외로워서, 혹은 불행한 자신의 가족으로부터 도피하는 방법으로 결혼을 선택하는 경우다. 이 경우, 여우 피하려다 호랑이 만나는 격이 된다.  본인의 불행이나 외로움이 너무 커서 결혼할 상대방을 객관적으로 볼 수가 없다.  물론 연애할 때 서로를 다 안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 굉장히 비현실적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상대와 내가 평생 할 수 있을지 고민은 분명히 해야한다. 그러나 이런 도피성 결혼은 내가 결혼한 상대를 제대로 보기보다는, 내 절망적인 현실만을 보고 선택하기 때문에 어떤 상황도 이것보다는 낫겠지라는 착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아무리 지금의 상황이 지옥 같고 절망 같다고 해도 결혼을 피난처로 생각하는 것은 정말 위험한 일이다.

 

또 다른 한가지는 배우자를 선택할 때의  한쪽으로 치우친  나의 기준이다. 세상에 나에게 딱 맞는 완벽한 사람은 없지만 그렇다고 결혼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나름의 기준으로 상대를 선택하는 데 그 기준이 어떤 부분에 치우쳐 있을 때이다.  예를 들어 절대 “---하는 사람은 안돼”이다.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 밑에서 자란 딸이 술 먹는 사람과 절대 결혼하지 않겠다고 하거나 혹은 부모의 사업 실패로 재산을 모두 잃어 가족들이 고생한 경우, 난 절대 사업하는 사람과는 결혼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기 쉽다. 물론 어떤 면에서  이런 부분도 자신에게 맞는 사람을 찾는 방법일 수도 있겠지만, 나의 아픔과 상처에 너무 몰두하여 정작 알아야 하는 상대의 가치관, 삶의 태도, 성실함, 인간관계 등을 다 놓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속된말로 술먹는 남자만 아니면 된다고 했다가, 때리는  남자 만난다는 말이 있는 것 처럼.

 

다음은  나는  상대에 대해 확신이 없으나 상대가 나를 너무 좋아해 줘서 결혼을 하는 경우이다. 이경우 남자보다 여자들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상대에 대한 나의 확신보다 상대의 달콤한 약속들과 그의 확신이 너무 강해서 하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 남자들이 연애 동안에 여자에게 100% 맞춰주었기 때문에, 여자들은 결혼도 이런 생활의 연장선상이라 착각한다.  그러나 남자들 대부분 결혼을 하고 나면 다시 원래의  자기 모습으로 돌아가고 여자들은 그 모습에 적잖이 당황하고 실망한다. (참고로 남자는 변한 게 아니다. 그냥 원래 그 모습대로 돌아간 것이다.)  그 당시 여자에게 잘 보이려고 했던 마음은 진심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은 결혼 후엔 오래가지 않는다. 이미 그녀는 그의 가족이 되었으므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에게 맞는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 혹은 세상의 기준에 좋아 보이는 사람이다. 결혼은 평생 함께 하기로한 약속이고 리조트로 놀러가는 것이 아니라 가방메고 높은 산을 등정하는 것과 같다. 오랜 시간 삶을 공유하며 다가올 어려움과 시련을 함께 해쳐 나갈 사람이 필요하다.그러나 많은 경우 상대의 배경과 스펙, 재력을 보고 결혼하는 경우가 많더라.  이런 경우도 참 위험한 결혼이다. 왜냐하면 상대의 능력이나 재력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배우자가 직장을 잃을 수도 있고 그 사람의 배경도 갑자기 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당신은 애정없는 배우자와 계속 삶을 이어갈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Photo by  Beatriz Pérez Moya  on  Unsplash

 

 

그럼 도대체 결혼, 아니 결혼생활에 합당한 사람을 누구일까?

 

나는 결혼을 결혼 생활이라 말하고 싶다. 결혼은 절대로 한 번의 이벤트가 아니다. 부부는 매일 지겨운 일상을 같은 공간 안에서 끊임없이 반복해야 한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에게 보호자가 되어주며 책임지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 그때 필요한 능력은 상대의 인격이고 그 사람이 나에게 잘 맞는 사람인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가수 이효리 씨가 TV에 나와서  모두 이상순 씨와 결혼한 자기를 부러워한다고, 하지만 이상순이라는 사람은 자신에게 맞는 사람이지 다른 모든 여성에게 맞는 사람은 아니라고 했다. 나는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서로 좋아하고 서로 잘 지낼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이 결혼이다.  그렇다고 나에게 100% 맞는 이상형을 찾거나 나에게 100% 맞춰주는 사람을 찾아다니라는 말은 아니다. 세상에 그런 사람은 없다. 다만 저 사람이라면  삐걱거리더라도 이 험한 세상에서 같이 맞춰가며 의지하며 살아 갈수 있을것 같은 사람을 만나야 하는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누구인가를 아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각각 사람들에게 절대로 포기 못하거나 용납할 수 없는 몇 가지들이 있다. 예를 들어 종교, 커리어, 재정문제, 라이프 스타일 혹은 취미생활 등등. 이 모든것들이 뜨거운 연애기간에는 어느정도 이해되고 넘어가 줄수 있는 상황이 된다. 아니 나에게 매력으로 다가 올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나의 일상으로 파고들기 시작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런 다른 사고방식의 차이나 다름이 서로에게 절대로 용납되지 않고 서로 합의가 되지 않은 채 결혼한다면 앞으로 닥칠 갈등과 싸움은 피할 수 없다.

 

두 번째는 나와 그/그녀는  갈등 가운데 문제 해결을 어떻게 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그녀가 아무리 나를 사랑한다고 해도 세상의 모든 문제가 우리를 피해 가지 않는다. 내가 경험한 결혼생활은 어쩌면 장애물 넘기였다. 한고비 넘기면 또 다른 고비가 찾아오고, 그럴 때 마다 나는 배우자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는지 생각해 보아야한다. 연애하는 동안에 이런 것들을 경험해 보지 못했다면 결혼한 후에 적잖이 당황할 것이다. 이 사람이 이렇게 화가 많은 사람이었는지. 잔소리가 많은 사람이었는지 아님 이렇게 회피하는 사람이었는지...  부부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많은 커플들 가운데 오래전에 생긴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고 남아 몇 년을 그들의 관계를 방해하고 있는 것을 많이 보았다. 그러면서 점점 그들은 끝도 없는 싸움과 냉전을 반복했다. 

 

마지막으로 누가 뭐래도 인격이다

 

그/그녀는 책임감이 있는지.. 맡은 일에 성실하고 남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는 사람인지 하는 것이다. 결혼생활은 로맨틱하지 만은 않다. 결혼생활을 40년만 한다고 치고 (요즘은 백세시대라 더 오래해야한다.)  하루에 2끼만 먹는다고 해도 대략 29000번의 식사를 준비하고 설거지를 해야 한다. 일주일에 한 번만 빨래하고 청소한다고 치더라도 2080번의 빨래와 청소를 해야 한다. (이건 내 기준이다. 다른 사람들은 훨씬 더 자주 한다는걸 알고 있다.) 이 와중에 아이가 태어나기 시작하면 이 모든 것을 배로 곱한 것 보다 더 많은 가사노동과 육아를 해야한다. 거기에 아내까지 직장에 다닌다면 둘이 감당해야 할 일은 생각보다 훨씬 더 많다. 이 모든 것을 함께 해낼 수 있는 동역자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 

 

이 모든 조건에 100% 충족하는 사람은 없을 수도 있다. 20-30대의 우리는 한참 미성숙하고 불완전하다. 나도 그랬다. 그러나 당신이 결혼하고 싶은 사람을 만났을 때, 내가 정말 왜 이 사람과 결혼하고 싶은지 깊게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 그냥 나이가 결혼 적령기가 되어 혹은, 지금의 현실의 도피처로 결혼을 생각하는 것은 사실 위험하다.  결혼하기 전에 반드시 우리 관계에 문제가 생기고, 아이가 생기고, 시련과 어려움을 만날 때 어떻게 반응을 할지 고민해야 한다. 왜냐하면 결혼은 지겨운 우리의 일상을 이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참은 부족하고 모자라 보여도 서로가 서로에 대한 신뢰와 함께 해결하려는 노력만 멈추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커플들은 그럭저럭 잘 살아낼 것이다. 

 

하지만, 정말 피해야 할  배우자유형이 있다. 

  1. 양다리 경험이 있거나 바람피운 적이 있던 사람, 혹은 연애기간이 짧고 자주자주 바뀐 사람: 이런 사람에게 사랑을 설레는 감정이라고만 여긴다. 결혼생활 중 설레는 사랑의 감정이 사라지면 다른 설레는 사랑을 찾아 떠날 것이다. 
  2. 스토킹 /집착 경험이 있던 사람: 스토킹/집착은 절대 사랑이 아니다. 그/그녀는 당신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장난감처럼 소유하고 싶은 것이다.  
  3. 폭력성향을 보이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 다시는 폭력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믿지 마라. 당신에게 한 사과는 이성을 찾았을 때 한 것이지만 그/그녀는 또 언제 이성을 잃을지 모른다. 
  4. 알코올/성/마약/게임중독: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이다. 당신은 그들의 치료사나 구원자가 될 수 없다. 
  5. 마마보이/마마걸: 남편의 시어머니 혹은  아내의 친정어머니와 24시간 365일 같이 살 마음이 없다면 미련 없이 떠나라.
  6. 예측할 수 없는 사람: 소위 나쁜 남자/나쁜 여자이다. 그들은 결혼을 해도 당신에게 계속 쭉 나쁜 남자/여자가 될 것이다. 
  7. 천상천하 유아독존: 사람 잘 변하지 않는다. 당신이 그/그녀의 몸종이 되고 싶지 않다면 다시 생각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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