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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부부관계

(부부상담치료/대화의기술) 부부간의 긍정적인 대화/소통의 시작

by art therapist (아트) 2020. 10. 8.

 

 

 

 

 

 

 

 

 

 

 

지금 제 블로그의 유입량은 아직 정말 미미하지만, 처음 시작한 날부터 지금까지 매일 지속적으로 꾸준히 검색해서 들어오는  분야가 있습니다. “부부싸움” "자녀 앞에서 부부싸움"과 “ 말 안 하는 남편/부부”입니다.  그래서  블로그 시작 초반에 부부에 관한 글을 많이 썼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특이한 점은 들어오는 시간이 미국 시간으로 아침과 오전이 많습니다. 그 말은 한국시간으로 새벽시간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그 유입시간과 검색어를 들여다 보고 있으면 가끔 마음이 아플 때가 있습니다. 부부관계가 좋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잠 못 자고 그 새벽에 검색을 하고 들어오신 분들인 것 같아서입니다.  얼마나 속상하고 답답할까 하는 그 마음 너무 이해되어 제 글이 조금이라도  그들 관계에 도움이 되고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참 많이 합니다. 

 

부부싸움에 관한글은 이전에  써놓은 게 많아서 오늘은 어떻게 하면 소통이 단절된 부부 사이에 대화를 “시작” 할까 하는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말 안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이전 글을 참조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심리상담치료 부부/자녀관계) 말 안하는 사람의 심리

많은 부부간의 문제나 자녀문제를 듣다 보면 자주 나오는 하소연중 하나가 배우자나 자녀가 말을 안 한다는 것이 많았습니다. 거의 대부분은 남편이나 아들들이지만 아내와 딸 중에서도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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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미 어색해지고 불편해진 부부 사이에 어떻게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해 봤습니다. 사실 싸우거나 시비거는 것 말고,  긍정적인 대화를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는 부부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만약 부부사이에 이미 서로가 양보하지 못하는 큰 문제가 있고, 그것으로 지속적인 싸움이 오래되었다면 지금 이 글은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아마 그분들은 전문가의 중재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부부사이에 큰 문제나 다툼이 없음에도, 서로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식어져서 혹은 서로 간의 작은 오해로 서먹해진 부부 사이에 다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봤습니다. 

 

1. 부부는 시간이 지나면 서로 덤덤해지고 애정이 식는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많은 커플들이 결혼을 하고 시간이 지나도 우리의 사랑이 뜨거울 거라는 환상으로 결혼을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서로가 노력하지 않으면 사랑이라는 뜨거운 감정은 식어지고 굳어지는 것이 ‘과학적’인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러니 결혼하고 몇년이 지난 커플이라면, 서로 무덤덤해지고 소원해진 것을 배우자의 탓이라 비난만 하지 말고 서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서로 아끼고 노력한 부부는 뜨거운 사랑은 지나가도 따뜻하고 편안한 사랑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제가 반복해서 말했지만 행복한 부부 관계는 만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2. 배우자의 기질/성격을 먼저 이해하셔야 합니다. 만약 배우자가 불안이 높거나 내성적인 기질인 경우 사실 누구랑도 말을 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나를 싫어해서가 아니라 기질 자체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 힘든 성향입니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그/그녀의 마음을 조금 열게 할 수도 있고  아니면 아예 닫히게 할 수도 있습니다. 

 

저희 둘째 아들이 전형적으로 불안이 높고 내성적인 아이입니다. 언어 자체가 다른 두 아이들보다 느리기도 했고, 또 평소에도 그렇게 수다스러운 편은 아닙니다. 그런데 그런 아이가 뭔가 불안하거나 화가 나면 정말 입을 절대로 열지 않습니다. 엄마인 저를 너무 좋아하는데도 말은 하지 않는 것입니다. 처음엔 제가 혼내지도 않고 야단을 치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입도 뻥긋하지 않는 아이가 너무 이해되지 않고 답답했습니다. 이런 성향 때문에 학교에서 문제가 가끔 생기고 오해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아이는 자신의 감정이 너무 차올라 이미 머리가 백지상태가 되어버려 그런 것이지, 저에게 반항을 하려고 하거나 무시해서가 아니란 걸, 나중에  알고는  그 아이가 잠시 감정을 가라앉힐 시간을 줍니다. 그리고 나면 자신의 생각을  짧게라도 어느 정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훈련이 되는데 오래 걸렸습니다. 제가 늘 “엄마는 너의 마음을 알고 싶다. 그리고 니가 말을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너를 오해할 수 있다” 는 것을 꾸준히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비난과 정죄 없이 아이의 말을 들어주려고 하니 요즘은 예전보다는 그래도 감정표현을 조금씩 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저는 표현해줘서 고맙다고 항상 말합니다.  이렇게 많이 좋아졌지만, 하루종일 나불나불 잘 떠드는 두 딸들에 비하면  아직도 한참 멀었습니다. 그러나 그건 아들의 기질이고 성격이니 어쩔 수 없는 것이지요. 다만 이렇게 입다물어 버리는 것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것은 좋은 대화방법이 아니기 때문에 가르쳐야 하는 것입니다. 

 

배우자에게 이런 기질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어릴 때 사회성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경우는 그 성향이 그대로 굳어버리는 것입니다. 그런 배우자의 경우 정말 사회성/대화의 기술을 가르친다는 마음으로 다가가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내가 배우자와 소통하고 싶고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을 잘 전달하셔야 합니다. “ 당신이랑 살아서 너무 답답하다 내지는 나는 벽이랑 이야기 하는 것 같다”라는 비난이 아니라  당신 마음을 알고 싶고 더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을 전달해야 합니다. 나를  비난하고 비판하는 배우자를 맞서서 가까이 가고 싶은 사람은 많이 없습니다. 그러나 상대가 나를 향해 마음 열고  있고 나를 받아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 가까이 가지 않을 사람은 없습니다. 내가 배우자에게 옳은 말이라는 명목 하에 비난하고 밀어내고 있지는 않았는지, 나의 말투와 눈빛을 먼저 살펴보아야 합니다.

 

3. 마중물을 많이 부어야 합니다. 배우자가 원래 말이 없거나 아니면 사소한 오해로 마음을 닫은 경우는 마중물을 많이 부어야 합니다. 우물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마중물이 필요하듯, 때론 소통할 때도 마중물이 필요합니다. 이 마중물은 칭찬과 관심입니다. 평소에 깊은 대화가 오가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깊은 대화는 사실 쉽지 않습니다. 이럴 경우는  백이면 백 싸움으로 끝납니다.  그러나 지나가는 말로 하는 가벼운 칭찬과 관심의 표현은 배우자의 마음을 열어주는 좋은 방법입니다. 물론 한 두번 한다고 배우자가 마음을 열지는 않습니다. 시간이 좀 걸립니다.  이 칭찬을 하려면 평소에 배우자에게 집중과 관심을 보여야겠지요. 그리고 배우자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바라보려는 우리의 ‘노력’이 많이 필요합니다.

 

 

 

 

 

 

 

 

 

 

4. 서로 좋아하는 활동을 같이 하는 것도 좋습니다. 보통 모든 부부는 다른 성향과 만납니다. 그래서 좋아하는 것과 관심 있는 것이 많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부부가 달라도 공통으로 좋아하는 것이 1-2가지는 있습니다. 비슷한 취미가 있다거나,, 종교가 같다거나, 책, 여행,  운동, 봉사활동,  맛있는 요리, 영화, 음악, 악기, 애완견 혹은 육아 등 뭔가 한 가지 정도 있을 수 있습니다. 때론 서로 대화가 오가지 않더라도 같은 공간에서 좋아하는 활동을 같이 하는 것만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긍정적인 유대감과 후에 대화거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함께 있을 때 즐거운 경험이 부부 사이에도 많이 필요합니다. 

 

5. 배우자의 기분 좋을때 그리고 집안의 분위기가 밝고 좋을 때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 같은 경우엔 남편이 배고플땐 정말 아무 말도 시키지 않습니다. ^^  원래 말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배고프면 짜증부터 내거든요. 사실 사람이 너무 피곤하거나 예민할 땐 사실 그 어떤 이야기도 잘 들어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배우자가 언제 기분이 좋은지 그때를 찾아서 가벼운 대화를 시작하면 좋겠지요.

 

6. 대화의 시작은 배우자의 관심사 아니면 공통의 관심사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제가 많은 소통이 안 되는 부부들을 관찰해 보면  대부분은 항상 자기 관심사만 말한다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이 주제에 관심이 있든 없든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직장이나 사회에선 사람들이 상대방에게 예의를 갖추기 위해 들어주는 척이라도 하지만 사실 가정에서 그런 경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다들 상대방이 하는 이야기를 듣지도 않으니 대화가 지속되는 경우가 없었습니다. 따라서 배우자와 대화를 지속하고 싶다면 내가 관심이 없더라도 상대방의 관심사나 공통의 관심사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면 배우자도 언젠가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습니다. 

 

7. 긍정적인 대화의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합니다. 말하지 않은 이유의 대부분은 사실, 대화를 하다가 부부싸움으로 끝난 경험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남편들의 경우 이렇게 되면 아내와의 어떤 대화도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대화를 할 때 상대를 비난하거나 정죄하려는 마음을 누르고 되도록 표현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끔은 오늘은 그냥 배우자의 기분을 다 맞춰주겠다는 마음으로  대화를 시작하면 거의 긍정적인 대화로 끝날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통 배우자와 대화할 때 내가  이 사람을 설득시키거나 고쳐보겠다는 마음으로 다가가면  서로 비난하고 정죄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대화 중에 내가 비난과 비판을 받아서 마음이 상했다면 싸움으로 가지 않도록 그냥 대화를 멈추는 것이 좋습니다. “서로 비난하고 싸우려고 이야기를 시작한 게 아니야 오늘은 그만하는 게 좋겠어. 기분이 나빠지려고 해”라고 하고  멈추시는 게 싸우는 것보다 낫습니다. 

 

위의 열거한 것들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너무 부담스럽고 힘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제시한 것 중에 평소에 하지 못했던 것 한 두 가지라도 시도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때로는 “ 내가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왜 나만 이렇게 해야 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먼저 시도하는 쪽이 언제나 성숙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또 인간관계는 분명히 쌍방향이라 생각합니다. 내가 무엇을 주느냐에 따라 언제 간 다시 그것을 돌려받기 때문입니다. 사랑, 친절과 관심을 쏟아부으면 나중에 그대로 사랑과 친절을 돌려받지만, 비난과 정죄, 비판을 부으면 우리도 언젠가 그것을 돌려받습니다.   그리고 원래 결혼은 맨땅에 집을 짓는 것만큼 지루하고 고단한 과정입니다. 그러나 내가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아서 견고하게 지어놓으면 언제가 그 집이 나를 보호하고 안전하게 지켜줄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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