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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부부관계

(부부치료상담/ 부모자녀상담) 이혼, 자녀들이 상처받지 않고 헤어지는 법

by art therapist (아트) 2020. 11. 12.

 

 

 

 

 

 

 

(이 글은 양쪽 부모 모두  자녀에 대해 책임을 지고 공동육아를 하려고 하는 부모들에게 해당합니다.  가정폭력이나 가출, 범죄 등으로 갑자기 한쪽 부모가 사라지는 경우에 해당되는 글이 아닙니다. )

 

요즘은 이혼은 흠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물론 사회적 시선이 예전과 다르게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바라보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사실 이혼은 당사자들에게 여전히 괴롭고 힘든 일입니다. 한때 평생을 같이 하고 싶을 만큼 사랑해서 결혼한 배우자와 아무 감정 없이 헤어진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특별히 자녀가 있을 경우에는 좀 더 복잡하고 괴로운 일입니다. 개인적으로 자녀가 있다면 이혼을 성급히 결정하는 것을 반대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한집에 살면서 날마다 아이 앞에서 부부싸움을 하고 으르렁거리는 것 또한 사실 아이에게 나쁘기는 매 한 가지입니다. 이혼을 하든 안하든 그것은 당사자들의 결정이지만 자녀가 있다면 정말 좀 더 신중하게 처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제가 초등학교에서 일을 하면서 자주 상담을 의뢰가 들어오는 것이 부모가 이제 이혼을 하기로 결정을 한 경우입니다. 그러면 아이들이 심리적으로 많이 불안해하고 상처를 많이 받기 때문에 정서문제 행동으로 나타기도 합니다. 또 특별히 별다른 문제 행동이 없어도 부모가 이혼을 하면, 대부분 아이들이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이 되거나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아서 미리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녀가 없는 경우는 부부간에 피터지게 싸우거나 소송을 하거나  합의를 보는 것으로 어쨌든 해결할 수 있지만, 아이들이 있는 경우는 아이들이 중간에서 알게 모르게 상처를 많이 받습니다. 연령에 따라  아이들의 기질에 따라 반응하는 모습은 다르지만 아이들은 부모의 이혼이 그냥 무섭고 싫습니다. 그리고 부모들이 이혼을 할 땐 이미 감정적으로 극에 달한 경우가 많아서, 주변을  잘 돌아보지 못하고 이성적으로 행동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때로는 엄마 아빠를 넘어서 양쪽 집안싸움으로 번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실 이혼을 하는 과정에서 자녀들에게 알게 모르게 상처를 많이 주게 됩니다.

 

완벽히 누구도 상처받지 않고  아름답게 이별하는 이혼은 불가능하겠지만, 그래도 둘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들에게 주는 상처를 최소한 하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 어른이고 부모로서 마지막 책임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알아보았습니다. 

 

 

 

 

 

 

 

 

<아이들에게 이혼이 느닷없는 날벼락이 되게 하지 말 것>

부부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고만 생각하거나 설명하기가 힘들어, 배우자가 집을 떠날 때까지 쉬쉬하거나 거짓말로 둘러내는 부모들이 있었습니다. 물론 자녀가 언어능력이 없는 유아기일 경우는 크고 나서 설명할 수 있지만,  자녀와 의사소통이 가능한 정도라면 아이에게 간단하게라도 설명을 해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미리미리 조금씩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엄마 아빠가 이제 곧 함께 살지 않을 거야.” 라던지 “ 엄마 아빠가 너무 많이 싸워서 이제 따로 살면서 너를 돌보기로 했어”라고 미리 설명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갑자기 예고 없이 엄마나 아빠가 사라지면 아이에게 큰 충격이 될 수 있습니다. 

 

<부부의 이혼이 자녀의 탓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하기>

어른들은 미처 생각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아이들의 사고는 어른과는 다릅니다. 부부간의 이혼은 전적으로 어른들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아이들이 부모가 이혼을 하면 혹시 자기 때문은 아닌가? 하고 불안해합니다. 특히 나이가 어릴 경우는 아이들이 자기중심적 사고를 많이 하기 때문에,  모든 것의 원인이 자신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어떤 경우 부모의 이혼을 듣고 갑자기 말을 잘 듣고 착해지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자신들이 변하면 부모가 이혼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말을 안 들어서 엄마가 떠났다든지 내가 아빠를 힘들게 해서 아빠가 집을 나간 것이라 착각하고 오해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너희와 상관없는 엄마 아빠의 문제로 헤어지는 것이라 명확하게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따로 떨어져 살지만 엄마 아빠는 여전히 너희를 사랑한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기>

자녀의 입장에선 사랑했던 엄마 아빠가 헤어지는 것이 꼭 서로를 버리는 것처럼 보입니다. 서로 너무 사랑해서 결혼을 한 사이인데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 하며 떠나기 때문이죠. 그러면 아이의 입장에서도 언제가 자신이 말을 듣지 않거나 잘못을 하면 엄마나 아빠처럼 떠날 수도 있다는 막연한 불안과 걱정에 휩싸입니다. 엄마 아빠의 이혼으로 아이에게 애착 불안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부모로서 여전히 자녀를 사랑하고 책임질 것을 지속적으로 확인시켜줘야 합니다. 

 

<자녀 앞에서 상대 배우자를 비난하거나 욕하지 않기>

이혼을 한다는 것은 배우자에게 불만과 상처가 많아서  하는 것이지만, 웬만하면 자녀 앞에서 배우자의 험담이나 욕은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전에도 말했듯이 사실 자녀는 양쪽 부모 중 누구의 편도 들기 힘든 위치에 있습니다.  어쨌든 자신 안에 부모의 양쪽 유전자를 모두 가지고 있는 아이이니까요.  엄마나 아빠가 상대를 비난하고 욕을 하면 할수록 자신도 같이 거부당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도 있어서, 후에 긍정적인 자아상이나 신체상을 가지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배우자는 미워도 아이의 엄마 자리 아빠 자리를 빼앗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아이를 중간에 두고 법정공방이나 분쟁까지 하지 않기>

가끔 어떤 부부들 가운데 상대 배우자에게 양육비를 주기 싫어서, 혹은 양육권 문제로 법정다툼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물론 부부 사이에 서로 간의 합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법정싸움이 불가피하기도 하지만, 자녀를 생각한다면 아이를 법정이나 증인대에 세우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 스스로 한쪽 부모를 심판 내지는 판단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아이에게 말할 수 없는 심리적 부담감과 죄책감 두려움을 안겨주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부모의 이혼으로 저에게 상담을 받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경찰이 개입되고 법정공방까지 갔던 케이스였습니다. 그 학생은 자신이 태어나지만 않았어도, 엄마 아빠가 결혼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부모의 불행한 결혼생활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엄마 아빠가 이혼을 하고 나서 더이상 집에서 싸우는 모습을 보지 않아서 너무 좋지만, 자신은 엄마아빠가 다시 합쳤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아이의 이 설명할 수 없는 이 복잡한 심경은 누가 책임을 져야 할지 답답했습니다.  물론 그 학생이 나이가 들고 세월이 흐르면 부모의 이혼이 자신의 책임이 아니란 것도,  어쩌면 그때 이혼을 한 것이 잘된 일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때 당시 고작 초등학교 4학년 짜리가 감당하기엔 너무나 복잡하고 무거운 감정이란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부부끼리 살다가  정말 서로 마음이 맞이 않으면 이혼하고 헤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부모 중간에 끼여있는 자녀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이 아파하고 힘들어한다는 것을 한 번 더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위의 학생처럼 쓸데없이 무거운  감정의 짐덩이를 던져주지는 말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남편의 자리 아내의 자리를 포기했다고 해서, 엄마의 자리 아빠의 자리까지 포기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끝까지 자녀에게 책임 있는 부모로서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 자녀를 사랑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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