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려야 한다는,
예술에 대한 대단히 평범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내가 그리는 인물상은 단순하고 다채롭지 않다.
나는 그들의 가정에 있는 평범한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물론 어린아이들의 이미지를 가장 즐겨 그린다.”
-박수근
미술공부를 시작하고 정말 우연한 계기에 박수근 화백 생애에 관한 책을 읽다가 이 구절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나는 또 이분에 관한 책을 모두 다 찾아 읽었다. 그리고 그분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그의 그림뿐만 아니라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던 그분은 살면서도 "예수님 닮은 삶"을 사시려고 부단히 노력하셨다. 그런 그의 성품과 검소함은 그의 그림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모든 그림들이 너무 평화롭고 평범한 일상들이지만, 사실 그때의 상황은 그렇지 못할 때이다.
6.25 전쟁 직후 폐허가 된 한국에서 먹고사는 일이 전부였던 우리 선조들의 삶이 그림처럼 평화롭지만은 않았을 테지만, 그분은 일상의 감사함과 소중함을 찾으셨으리라. 그리고 그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한국의 여성들의 팍팍한 삶을 들여다보셨다. 그 당시 가부장적인 한국문화에서 그는 정말 흔치 않은, 다정한 남편, 자상한 아버지, 그리고 정 많은 이웃이셨다. 나는 그런 그의 따뜻한 마음과 인품이 더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나도 그런 화가가 되고 싶단 생각을 한적도 있었다.
평생 한국에서 밀레 같은 화가가 되고 싶다고 하나님께 그렇게 기도했던 그의 기도를 하나님이 그의 사후에 들어주신 듯하다. 비록 살아생전엔 빛을 보지 못하셨지만, 정말 그는 한국의 국민화가, 한국의 밀레가 되셨다. 그리고 그의 그림은 여전히 내 맘에 큰 위로와 감동을 준다. 특히 코로나때문데 예전 같지 않은 삶을 사는 우리는 금방 불평과 불만을 찾을 수 있지만, 사실 또 돌이켜보면 아직 우리에겐 감사할 거리가 너무 많다. 환경이 주는 어려움보다, 우리가 만들어내는 마음의 이기심들이 어쩌면 우리의 눈을 어둡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정말 소중한 것들은 아직도 우리 곁에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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