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을 보다 보면 늘 심심치 않게 늘리는 것이 있습니다. 무명이였던 연예인들이 방송을 통해 이름을 좀 알리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학창 시절 학교폭력과 일진에 대한 기사입니다. 이렇게 학교폭력이나 일진에 대한 기사가 나기 시작하면, 그 연예인에 대한 악플과 방송에 대한 항의로 그들은 대부분 방송에서 사라집니다. 자신의 이름 석자 알리기 너무 힘든 연예계에서 겨우겨우 빛을 보기 시작한 한 연예인이 다시 추락하는 것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철없던 시절에 한 행동, 그것도 10-20여년전의 실수와 잘못을 가지고 이제 와서 또 대중의 심판의 받아야 할까? 하는 생각입니다. 누구나 살면서 실수도 하고 잘못은 하니까요. 그러나 또 반대로는 그때의 그 실수와 잘못을 제대로 매듭짓지 못한 자연스러운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왜냐하면 피해자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다독여 주지 못한 댓가를 받는 것 같았습니다. 피해자들은 그 세월동안 계속 아파하고 고통스러워 했다는 증거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가해자들이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고 뉘우쳤을때,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사과하고 마무리를 지었다면 이제 와서 피해자들이 득달같이 달겨들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개인적으로 저는 이 학폭이나 일진사건에 대해 양가감정이 있습니다. 학교 상담사로서는 한창 미성숙하고 불안한 시기에 한 잘못과 실수로 자신의 꿈이나 직업까지 포기해야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댓가가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예전 포스트에서도 올렸듯이 자라나는 학생들의 폭력성이나 비행 행동은, 사실 그 아이 자체의 문제보다는 주변 환경이 아이를 그렇게 만든 경향이 많기 때문입니다. 상담사로서 학교 폭력에 대해선 가장 큰 가해자는 자녀를 방치한 부모이고 어른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학생 가해자들이 성인이 되어 그들의 행동을 아무리 뉘우쳐도, 제대로 마무리되지 못한 과거가 이미 기사나 방송에 나가버리면 그 내용은 평생 그들의 꼬리표처럼 따라다닙니다. 이렇게 개인의 실수나 잘못에 대해 냉정하고 가혹한 문화는 사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또 반대로 개인적으로 이런 학폭의 피해자를 가까이서 지켜본 지인으로서 대중의 이런 반응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촌동생이 학창시절 왕따로 몇 년을 고생했고, 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평생 그녀를 괴롭혔습니다. 그것이 그녀의 인간관계와 삶에 얼마나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는지 곁에서 지켜본 언니로서, 만약 내 동생을 괴롭힌 가해자가 버젓이 방송에 나와서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면 저 또한 가만히 있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참 그래서 쉽지 않은 부분인 것 같습니다.
어린시절 아이들이 자신이 생각 없이 한 행동과 잘못이 미래에 이런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안다면, 그들은 절대로 그렇게 행동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린 시절 우리는 참 미련하고 어리석은 존재라서, 우리의 인생이 예측불가에 자업자득이라는 것을 알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가르쳐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살다 보면 누구나 실수하고 잘못할 수 있습니다. 특히 생각이 짧고 충동적인 사춘기때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때 그 일을 제대로 매듭짓는 법을 어른들이 더 잘 훈육하고 교육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적어도 아이들이 살면서 누군가에게 원망을 들을 만한 일을 행했을 때 그것을 제대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게 했다면, 세월이 흐른 후에 그 대가가 이렇게까지 가혹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내가 뿌린 모든 것들이 부메랑 처럼 언젠가 돌아온다는 것을 분명히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드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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