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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가 되는 예술/북리뷰

(추천도서/여행 에세이) 엄마, 일단 가고 봅시다.

by art therapist (아트) 2021. 7. 23.

개인적으로 생각한 일을 실천하는 사람을 가장 멋진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그것이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말이죠. 그런 면에서 한평생 자식을 위해 헌신한 어머니와 단둘이 세계여행을 준비한 아들과 또 그 아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여행을 마친 이 두 모자간은 너무 멋진 분들입니다. 아버지를 여의고 우울해진 어머니를 위해 환갑잔치 대신 세계 예행은 제안한 아들은 너무 엉뚱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모자지간 이여도 편안한 패키지여행도 아니고 배낭 메고 떠나는 세계여행이 60세가 된 엄마에게 전혀 달갑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늘 우물 안 개구리처럼 가게와 자식을 돌보는데 평행을 바친 엄마를 위해 엄마도 아내도 아닌 그냥 사람으로서의 존재를 찾아주고 싶었던 아들의 마음이 책 군데군데서 발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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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30년이 넘도록 작은 가게를 운영하며 자식만을 위해 살아왔다. 자신만의 시간을 가졌을 리 만무, 아들이 공부는 잘하고 있는지, 딸이 밥은 잘 챙겨 먹고 있는지, 그리고 이 아이들이 아픈 곳이 없는지, 행복한지가 엄마의 가장 큰 관심자이자 전부였다. 그래서 가게와 집 말로는 저 밖에 뭐가 있는지 모르고 사신 분이다. 패키지 투어로 짧게 동남아시아 몇 곳을 밟아봤을 뿐, 사실 부산은커녕 대구, 아니 대전도 못 가본 사람이 바로 우리 엄마다.

" 엄마 여행가면 뭘 제일 하고 싶어?"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것들, 근데 나도 그게 뭔지는 모르겠어"

여행 전 엄마와 나누었던 대화다.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것들, 엄마의 말을 들었을 때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하기야 엄마 자신도 모르는 것을 아들인 내가 어찌 알겠는가. 하지만 바로 오늘, 엄마, 딸이 아닌 엄마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하는 일이다. 지금 내 앞에서 몸을 흔들고 있는 바로 저 모습니다. "


엄마와 아내, 며느리 딸로 평생을 살아왔던 엄마에게 자신의 존재를 찾아준 아들이야 말로 정말 진정한 효도를 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아마 이렇게 일 년 가까이 여행을 할 수 있었던 것도 평소 아들과 엄마 사이에 허물이 없고 가까웠다는 증거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모자 사이의 애틋함에 참 마음이 따뜻해 졌습니다.

보통 효도라 하면 자식들이 남들 보란들이 성공을 하거나, 좋은 집, 좋은 차, 해외여행으로 생각될 때가 많습니다. 물론 그것도 효도일 수 있지만, 어떤 면에서 잃어버린 자신을 찾아주는 것 그리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큰 효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노희경 작가님이 극찬한 에세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30세 아들과 60세 노모와 떠나는 배낭여행 그 자체만으로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차고 넘칩니다. 거기다 사진작가인 아들의 아름다운 사진들이 저 같은 집순이도 "아 한번 가보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리고 세계 예행까지는 자신 없지만 엄마랑 국내여행만이라도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엄마의 기력이 더 떨어지기 전에 그리고 떠나시고 난 후 후회하기 전에 말이죠.

 

(북리뷰/ 여행책)리모 김현길씨의 시간을 멈추는 드로잉

"마음을 나누는 것에 서툰 사람이 있다.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거나 그의 어깨에 기대는 것을 어색해하는 사람이 있다. 마음 한 귀퉁이에 자리 잡은 얄팍한 자존심은 타인에게 내 무게의 일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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