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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부모자녀

(사회성 불안/불안한 아이) 선택적 함구증 (Selective Mutism)

by art therapist (아트) 2021. 4. 13.

 

 

 

 

선택적 함구증(Selective Mutism) 이란 발달장애나 언어장애, 그리고 다른 정신질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환경에서 의사소통을 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보통은 친한 사람이나 집에서는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다가 학교, 어린이 집, 그리고 특정 낯선 환경이나 사람을 만날 때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보통 낯선 학교 환경에서 한두 달 정도 말을 하지 않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2-3개월이 지났음에도 학교 활동이나 교우관계에서 어떤 의사소통도 하지 않는 경우 선택적 함구증이라 합니다. 

 

선택적 함구증은 사회성 불안( Social anxiety)의 극단적 형태입니다. 사회성 불안은 자신에게 관심이 집중되는 것을 불편해하고 새로운 사람이나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보다 오래 걸리거나 아주 힘들어합니다. 따라서 이런 사회성 불안이 있는 사람의 경우 학교나 직장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해야 하거나, 경쟁을 해야 하는 구조를 매우 힘들어하고 이런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제기 어릴때만 해도 한국문화에서 이런 사회성 불안이 큰 이슈가 되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정신질환 진단기준에 따르면 전 어릴 때 사회성 불안과 선택적 함구증이 있었습니다. 절대로 먼저 손을 들어 발표를 한 적이 없고 학급 친구들에게도 먼저 말을 걸어본 적이 없습니다. 수업시간 발표를 해야 하거나 앞에 나가서 학급 발표를 해야 할 때 도 다리가 떨릴 만큼 긴장했습니다. 그러나 저희 어릴 때만 해도 이런 아이들을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여기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은 오히려 수업시간에 조용하고 얌전한 저 같은 학생을 선호했고 특별히 선생님들도 제게 다른 관심을 준 적이 없습니다. 그냥 조용하고 내성적인 정말  학교에선  "먼지같은 존재"로  어린 시절을 계속 보냈습니다. 

 

그러나 상담공부를 하고 또 미국에서 수업을 하면서 한국과는 전혀 다른 수업방식과 교육방식에선 저처럼 발표나 토론으로 참여하지 않는 아이들이 더 도드라져 보이고 선생님들에게 요주의 학생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학교를 시작하고 2-3달이 지나면 선생님들로부터 이 선택적 함구증 아이들이 상담의뢰가 많이 옵니다. 그리고 부모들도 학교에서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자신의 아이가 사회성 불안이 알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왜냐하면 집에선 아무 문제없이 의사소통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도 저를 많이 닮아 불안이 높은 둘째 아들이 어린이집과 학교를 갈 때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늘 새로운 사람과 환경에 적응하는데 정말 정말 시간이 많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치원도 처음엔 한국말과 영어를 섞어 쓰는 곳을 보냈다가 영어가 어느 정도 익숙이 된 후에 100% 영어로 하는 유치원으로 옮겼습니다. 그러나 늘 새로운 유치원이나 학교를 옮길 때마다  아들은 짧게는 한두 달에서 길게는 6개월 이상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집에 오면 저에게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말하곤 했습니다.  지금 5학년이 된 아들은 여전히 새로운 학년으로 올라가면 힘들어합니다. 그러나  처음에 학교에 입학했을 때보다는 정말 많이 좋아졌습니다. 

 

이 선택적 함구증은 아이의 기질과 성향에 따라서 6개월정도 지나 새로운 환경에 편안해 지거나, 아이가 커가고 뇌가 성장할수록 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어떤 아이들의 경우 초등학교 다니는 6년 내내 말을 하지 않는 아이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학업과 친구관계에 영향을 많이 주기 때문에 치료가 꼭 필요합니다.  심한 경우 상담이나 약물치료를 하기도 하지만, 정도가 약한 경우는 선생님과 미리 상담을 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녀가 선택적 함구증의 현상을 보이거나 사회성 불안이 보인다면 부모님을 좀 더 세심한 관심과 기술이 필요합니다.  불안이 높은 아이들은 스스로가 안전하다고 여기지 않으면 절대로 마음도 입도 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을 하지 않는 것에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보통은 일단 이 새로운 환경과 사람이 안전한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한 판단이 서야 합니다.  그리고 편안하게 행동해도 괜찮다는 자신감이 생겨야 합니다. 이 과정에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그리고 사회성 불안이 높은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판단하고 정죄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많습니다.  따라서 아이가 스스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자신이 이상한 아이라든지 뭔가 문제가 있는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주지 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강압이나 억압적으로 아이를 밀어붙이지 말아야 합니다.

 

따라서 왜 말을 하지 않느냐? 학교에 무조건 발표하라고 하거나 친구를 사귀라고 아이를 밀어붙이는 것은 아이의 불안만 더 가중시키기 때문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학교에서 뭐가 좋은지, 뭐가 싫은지, 어려운 점은 없는지, 무슨 수업이 재미있고 어려운지 등등의 학교 전반에 대한 관심과 아이의 감정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그리고 아이의 장점과 강점을 강화시켜서 자존감을 세워주는 것이 불안을 낮춰주는 방법이 됩니다. 

 

 

 

 

사실 가장 좋은 방법은 자녀가 유치원이나 학교를 가기전에  아이의 적응력을 미리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사회성 불안이 높은 아이들은 대체적으로 낯가림이 정말 심합니다. 어린 시절 절대로 주 양육자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했다거나 새로운 집, 음식, 옷을 경험하거나 처음 보는 친척을 만날 때 아이들의 반응 보면 불안이 높은지 낮은지 알 수 있습니다.  아이가 조금 낯설어해도 시간이 지나서 잘 적응을 하면 괜찮지만, 새로운 환경이나 사람을 무조건 피하려 한다면 불안이 높은 것입니다. 이런 경우 부모님께서 미리 어린이집이나 학교를 보낼 때 미리 여유 있게 적응할 시간을 가져 주는 것이 좋습니다. 빈 교실을 구경하게 한다던가 선생님과 1대 1일로 먼저 만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사회성 불안이 높은 아이들은 많은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이나 발표 등이 힘들지만 일대일의 상호작용은 잘하는 편입니다. 따라서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자녀가 좋아하는 친구와 일대일 플레이 타임을 가지게 해 줌으로 학교에 친한 친구를 만들어 주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선택적 함구증은 사실 시간이 지나고 아이가 성장하면서 뇌가 영글어가면 많이 좋아집니다.  저를 돌아보고 또 주변의 어른들을 보아도 대부분은 극복합니다. 개인적으로 여전히 주목을 받거나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지금 큰 문제없이 잘 살고 있습니다. ^^ 그러나 마냥  좋아지길 기다리는 경우 시간이 정말 많이 걸립니다. 따라서 자녀가 사회성 불안이 보이고 적응력이 떨어진다고 느끼신다면 부모님들의 관심과 배려로 아이를 도와줄 수 있습니다. 사실 누가 뭐라 해도 그 과정을 거치는 아이들이 가장 괴롭기 때문입니다.  이 선택적 함구증도 기본은 불안에서 출발한 것이기 때문에 자녀의 불안을 잘 다스리게 도와준다면 많이 좋아질 수 있습니다.  자세한 것은 아래의 자녀의 불안을 다스리는 포스트를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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