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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부부관계

(부부생활/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사랑한다면 연리지 처럼

by art therapist (아트) 2021. 2. 18.

 

 

 

 

 

ㅣgoogle image

 

 

 

 

 

이번 주는 저희 동네 대부분의 학교들이 봄방학입니다. 그래서 저도 아이들도 일주 동안 수업이 없습니다. (야호! 너무 신나요 ^^) 이 방학을 위해서 오랜만에 한국 책을 한 20권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기가 막히게 지난주 금요일 밤에 집으로 도착해서 정말 야금야금 아껴서 읽고 있습니다. 마음 같아선 정말 책만 끼고 앉아 책만 읽고 싶지만 아이들을 굶길 순 없으니까요. ㅎㅎ 아무튼 저는 나름 속도를 줄여가며 읽고 있는데, 하루에 한 권도 너무 많이 읽는다며 남편의 핀잔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미국은 한국보다 책값이 비싸기 때문이죠.) 그 20권을 기어이 이번 주에 다 읽을 생각이냐면서요. 한 장 한 장 곱씹으며 읽으라며 말도 안 되는 충고질입니다. ^^

 

 

 

 

 

 

 

 

 

 

 

 

아무튼 그 책들 중에 "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는 책이 있었습니다. 나무의사이신 우종영 씨의 수필집입니다. 나무를 좋아하고 나무를 아끼다 보니, 죽어가던 식물들을 너무 잘 살려내 나무 의사가 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무를 돌보면서 인생과 삶을 배운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나무도 고통을 느끼고 그 고통이 심해지면 자살을 시도한다는 내용과 인간에게 너무 유익을  가져다 주는 나무이지만 이들도 때론 이기적이라는 내용이 기억에 남습니다. 특별히 연리지 내용이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가 보통 사랑의 결정체나 표본으로 두 나무가 서로 붙어서 하나가 된 연리지를 말하곤 합니다. 마치 연인이나 부부가 너무 사랑해서 떨어지기 싫어서 영원히 함께 하는 것 같이 묘사되지만 실상은 그 반대 였습니다.  원래 나무는 자기만의 공간에 그 누구도 허락하지 않는답니다. 그래서 큰 나무 밑에서 그 어떤 나무나 식물이 자랄 수가 없다고 합니다.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햇빛이 잘 들어오지도 않고, 이미 자리를 잡은 나무가 양분을 다 빼앗아 가기 때문에 자신보다 약한 존재들의 씨를 말려 버린다고 했습니다. 어떤 면에선  약육강식의 동물세계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무들 끼리 너무 가까이 심어 놓으면 둘 중 하나는 시들어져 버리거나, 아니면 둘다 치열하게 싸우다 둘 다 죽는다고 합니다. ( 이 부분에서 너무 신기했습니다.) 그러나 간혹 똑똑한 나무들은 둘이 합쳐서 공생할 방법을 찾는다고 합니다. 그때 탄생한 나무가 연리지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더욱더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두 나무가 하나가 되어 공생하기 시작하면 이 나무는 전보다  훨씬 튼튼해지고 건강하게 자란다고 했습니다. 왠만한 해충이나 병도 잘 이겨내고 이전보다 훨씬 생명력이 커진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가장 신기했던 것이 이렇게 하나가 되어도 각자의 특성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둘이 이렇게 합쳐도 빨간 꽃을 피우던 나무는 빨간 꽃을 피우고, 하얀 꽃을 피우던 나무는 원래대로 하얀 꽃을 피운다고 했습니다. 정말 완벽한 공생의 표본이 아닌가 했습니다. 

 

 

 

 

 

 

 

 

 

 

 

작가분도 이 연리지를 보면서 부부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저도 나무의 삶의 사람의 인생과 다르지 않음을 느꼈습니다. 정말 어쩜 부부의 삶과 이렇게 비슷할까 생각했습니다.  결혼한 부부는 내 영역에 다른 누군가를 받아들이는 것과 같습니다. 나의 이기심을 버리지 못하고 상대를 이겨먹으려고 하거나 끝까지 싸우려고 하면 누군가는 시들어 죽거나 둘 다 죽는 결과를 맞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상대를 받아들이고 함께 살 방도를 찾는 경우 나무는 더 건강해지고 튼튼해지는 것처럼, 부부도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면 훨씬 행복하고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으니까요. 이런 공생을 잘 이룬  부부는 이 험난한 세상 가운데 튼튼하게 서로를 붙잡아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되니까요. 

 

연리지는 서로가 너무 간절히 원해서 하나가 된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나무의 겉모습만 보고 완전 착각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그들의 사랑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더 위대한 것 같습니다. 둘 다 그냥 시들어 죽지 않기 위해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함께 성장하고 있으니까요. 이 모습이 사랑의 본질이고 원래 부부가 가야 할 방향이라 믿습니다. 받아들이고 함께 성장하는 것! 그러니 우리도 이제 사랑한다면  연리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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