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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부부관계

( 부부상담/ 행복한 부부생활) 배우자 설명서가 있으신가요?

by art therapist (아트) 2021. 4. 20.

 

 

 

 

남편과 알고 지낸지는 20년이 넘었고 결혼한지는 19년째입니다. 함께 지낸 지가 이제 오래되다 보니 이젠 그 누구보다 서로에 대해 많이 아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이제는 남편을 낳으시고 키우신 부모님보다 남편에 대해 많이 아는 것 같습니다. 가끔 시부모님과 대화를 하다 보면 " 어머님/아버님은 아들을 정말 모르시네요 ^^"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남편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도 저에 대해서 세상 그 누구보다 가장 많이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저는 그 어떤 누구보다 남편과 함께 있을때가 가장 편합니다. 바람이 좀만 불어도 금방 몸이 차가워지는  것을 알고, 잠을 사랑하고 때론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고 ,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 지도 알고, 어떤 상황을 무서워하고 부담스러워하는지도 이미 알고 있으며, 얼마나 걸으면 지치는지 등등 남편은 저에 대해 거의 다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 상황을 알아서 배려해주고 신경 써주는 남편과 함께 있을 때가 가장 편합니다. 저도 남편을 많이 알기 때문에 남편이 싫어하는 행동이나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저희가 처음부터 이렇게 손발이 딱딱 맞지는 않았습니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서로를 알아가기 위해 많이 노력했습니다.  

 

안다는 것은 단순히 겉으로 보여지는 외모 나이 취향을 넘어서, 그의 약점, 강점, 가치관, 좋아하는 성향 그리고 언제 스트레스를 받고 어떻게 풀어줘야 하는지를 아는 것을 말합니다. 한마디로 배우자에 대한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남편이 얼굴이 굳은채로 들어오거나 목소리에 짜증이 묻어 나오면 큰딸은 제일 먼저 저를 부릅니다 " 엄마~ 아빠 기분이 안 좋아. 엄마가 가야 될 것 같아"라고 말합니다.  한마디로 저보고 가서 빨리 달래주고 오라는 것입니다. 그 말은 그 누구보다 제가 남편을 잘 안정시킬 수 있는 사람인 것을 딸은 알기 때문입니다.

부부관계의 친밀함을 높이고 행복한 소통을 위해서는 서로를 아는것이 필수입니다. 단순히 직업, 외모, 학벌이 아니라 배우자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또 어떻게 해야 스트레스가 풀리는지 등등을 많이 알고 있는 부부일수록 관계가 좋아집니다. 복잡한 기계나 정교한 전자제품의 사용법을 잘 알고 있는 사람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의 제품 사용 수준이 하늘과 땅 차이인 것처럼입니다. 부부로 함께 살기로 했다면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배우자를 잘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을 먹으셔야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서로 알아가면 상대는  나쁜 사람이나 미성숙하고 생각 없는 사람이 아니라 나와는 그냥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때 서로를 더 잘 수용하고 인정할 수 있습니다.

 

 

 

 

 

전자 제품이나 기계는 이미 사용설명서가 함께 옵니다. 그래서 사용하다가 고장이 나거나 문제가 생기면 그때 설명서를 읽어보면 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배우자 설명서는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합니다. 일상에서 배우자에 대한 아무런 데이터가 없다가 갑자기 문제나 갈등이 생기면 해결방법을 몰라 우왕좌왕하다가 파경으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 일상을 살아가면서 서로를 관찰하고 대화하고 또 때론 싸우면서 정보를 쌓아가야합니다. 따라서 서로 알아가려고 애쓰고 대화하는 부부가 서로에 대한 정보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가족이 되었으니 서로에 대해 잘 알고 부부이기에 한마음일 것이란 것은 사실 심각한 착각입니다. 사람은 서로 알려고 애쓰지 않으면 상대를 절대로 알수 없습니다. 그 사람이 자녀이든, 부모이든 부부이든 말이죠. 예전 유 퀴즈에서 종양내과 전문의께서 마지막 환자분이 떠나시는 길에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들이라고 하면 생각 외로 많은 가족들이 당황해한다고 했습니다. 생전 환자가 좋아하던 음악이 뭔지도 모르는 가족들이 정말 많다고 했습니다. 아무리 수십 년을 같이 산 가족이라도 관심을 주고 노력하지 않으면 상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그냥 세월만 보내게 됩니다. 

배우자가 힘들어할 때 스트레스 받을때 나만이 알고 있는 그/그녀를 위한 비법이 있으십니까? 그리고 배우자가 어떨 때 가장 감동받고 행복해하시는지 아십니까? 배우자가 가지고 있는 상처나 열등감에 대해 알고 있으십니까? 이런 질문에 확신이 없으시다면 두 분은 아직 서로에 대해 잘 모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배우자에 대해서는 세상 그 누구보다 가장 많은 정보와 이해를 가지시기를 바랍니다. 그럴수록 더 많이 사랑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더 이해하고 사랑하게 될 때 배우자는 진정 나의 반쪽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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