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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부부관계

(부부상담치료/행복한 부부) 우리 부부이야기

by art therapist (아트) 2020. 8. 12.

 

 

 

 

 

 

 

 

 

 

 20년 전 청년예배 키보드 반주자와 찬양 리더로 만난 우리는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저는 교회에서 예배 반주를 하고 남편은 찬양 리더를 하지요. 만 시간을 투자하면, 다들 그 분야에 성공한다고 하지만 저희는 그렇게 되지는 않았습니다^^. 저의 피아노 반주 실력이나 그의  보컬 실력은 사실 20년 전이나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달라진 것이 있긴 합니다. 20년 전보다 외모도 많이 달라지고 또 식구도 둘에서 다섯으로 늘어난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 더 많이 달라진 것은 서로의 향한 사랑이나 신뢰는 20년 전이랑 비교되지 않을 만큼 견고해지고 단단해졌습니다. 사실 우리 부부는 18년의 결혼생활 동안 우리 부부의 문제로 시댁이나 친정, 그 누구에게도 고해 바칠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주변의 여러 부부들의 갈등문제엔 여전히 중재자로 나서는 저희 모습에 우리 둘은 안타까운 마음과 동시에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물론 처음부터 그렇지 않았습니다. 남들 다 그렇듯, 생각하던 것과 다른 그의 모습에, 또 나의 모습에 신혼초엔 서로 적잖이 놀라고 갈등도 있었지요. 그리고 행복하고 건강한 결혼생활을 보고 자라지 못한 우리 둘은 사실 방황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행복한 가정에 대한 갈급함이 너무 컸던 저와 기본적으로 마음이 따뜻하고 재미있는 남편은 믿음 안에서 방향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옳고 그름의 흑백논리가 아니라, 그와 나는 그냥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기 시작하면서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우린 하나님 앞에서 똑같이 그냥 형편없는 죄인이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서로의 실수나 상처를 비난하거나 정죄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또한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을 서로 도와주며 격려하며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이런 관계가 되기까지 정말 하나님의 은혜를 빼놓을 수는 없습니다. 사람의 뜨거운 연애감정은 고작 1-2년을 넘기지 못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 같은 말씀을 깨닫게 하시고, 은혜를 부어주신 덕분에 우리는 서로를 이전과는  다르게 보고 다르게 대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우리의 힘이 아니였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그 은혜가 날마다 하늘에서 떨어지기를 기다리지도 않았습니다. 우리는 우리 관계를 위해 만 시간 이상의 시간과 정성을 들였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과 정성은 우리를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어린 시절의 상처도 많고  경직되어 있던 저는, 남편과 같이 살면서 다시 사랑받고 사랑 주는 경험을 하며 많이 밝아졌고, 예민하고 완벽주의 성향이 강했던 남편은 많이 유해지고 너그러워졌으니까요. 그것보다 더 좋은 건, 세상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남편만 있으면 , 남편도 저만 있으면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 힘을 서로에게 주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희는 아직도 우리 둘 만 있는 시간이 제일 재미있습니다. 

 

이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내가 이제 인생을 마무리하면서, 주변에 정말 도움이 될만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 보니 행복한 가정이 되게 돕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행복한 가정의 시작은 행복한 부부생활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배운 것과 경험한 것들을 나누면서 방황하고 힘들어하는 가정들을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부부의 삶이 모든 부부에게 정답이 될 수는 없지만, 결혼은 무덤도, 미친 짓도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많았습니다. 사실 서로가 조금씩 노력하고 아껴준다면 행복한 부부관계는  부부 자신들에게도 자녀에게도 더없이 좋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전 포스트 행복한 부부의 공통점과 비슷한 점이 많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나눠보고 싶었습니다. 

 

1, 부부가 가정의 일 순위입니다

믿음 안에서  저희 가정은 저희 부부가 가정의 일 순위입니다. 따라서 양쪽 집안의 부모님 일이나, 대소사나 자녀보다, 저희의 합의된 의견이 가장 중요합니다. 한마디로 남편은 남편대로, 저는 저대로 ‘부모를 떠나’ 독립된 성인으로 같이 결정합니다. 어떻게 보면 저희의 각각 부모님은 서운해하실 수도 있으시지만, 결혼한 후로 그 누구의 의견보다, 저는 남편의 의견이 가장 중요했고, 남편도 저의 의견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그리고 자녀를 낳아 키우면서도, 자녀가 우리의 우상이 되지 않도록 하며, 또 아빠의 자리와 엄마의 자리가 소홀해지지 않도록 서로 더 존중했습니다. 

 

2. 서로의 다름을 인정합니다. 

저희도 신혼 땐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지 못해서 갈등이 많았었지만, 이후엔 서로를 비난하고 비판하지 않고 각자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주려 노력했습니다. 그 와중에 일어나는 갈등도 많았지만 그래도 우리는 끝까지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태도로 접근합니다.

 

3. 서로에게 길들여집니다. 

어린 왕자라는 책에서 사랑은  서로에게 길들여지는 것이라고 한 것처럼,  서로의 다름이 보이고 이해되기 시작하면 맞춰주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배가 고프면 짜증부터 나는 남편을 위해, 미리 밥을 차려놓는다던지, 쉽게 피곤해지는 저를 위해, 남편은 아이들을 데리고 밖에 나가 주는 일등둥.. 서로의 다름을 비난하지 않고 서로가 서로를 길들여갑니다. 

   

4. 어떤 대화도 가능합니다. 

이 부분은 남편이 보통의 남자들과 좀 다르기(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 생각하기도 하지만,  부부가 같이 노력하면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갈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희는 그 어떤 대화도 가능합니다. 사소한 일상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직장일, 부부의 성, 육아, 아이들 교육, 사회문제 더 나아가 믿음과 신앙생활, 삶에 이유에 관한 것까지 모든 것을 함께 나눌 수 있습니다. 상대가 말하는 것이 내가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서로 들어주려 하고 이해하려고 합니다. 매일매일 이런 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 우리 사이에 좀 서운하고 문제가 있어도 언제든지 대화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서로 격하게 싸울 일도, 서로 상처 줄 일도 없겠지요.

 

5. 서로에게 아무것도 숨기는 것이 없습니다. 

때론  아주 사소한 일에 서운한 일이 생기더라도 내 감정을 숨기지 않습니다. 서로가 감정적으로 묵혀놓거나 쌓아놓는 것이 없습니다. 비록 내 감정이 유치하고 치사하다 하더라도 표현하고 대화로 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나의 유치하고 치사한 인간적인 면을 서로가 이해하기 때문에 더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그 외에 부부 사이에 그 어떤 비밀도 만들지 않습니다. 

 

6. 감사와 사랑의 표현을 자주 합니다. 

많은 부부가 살면서 가장 놓치고 있는 부분일 수도 있는데, 저희는 서로에게 감사와 사랑의 표현을 자주 합니다. 일상생활 중에서도  자주 하는 편이지만 하지만  생일, 기념일등이면 서로에게 꼭 카드를 전달하는 것으로 마음을 표현합니다. 처음 시작할 땐 남편도 어색해하고 힘들어했지만, 지금은 본인의 생일이나 기념일엔 그 무엇보다 제가 줄 손카드를 기다립니다. 제가 전에 썼듯이 어색함의 강을 건너면 행복이 있습니다. 사랑한다는 말과 고맙다는 말은, 남자든 여자든 언제 들어도 기분 좋은 말이고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기적의 말이기도 합니다.

 

7. 공통의 취미와 관심사를 함께 나눕니다. 

저랑 남편은 참 다른 사람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도 공통으로 좋아하고 즐기는 것이 있습니다. 같이 음악을 듣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거나, 성경공부를 하고 예배드리는 것을 둘 다 좋아합니다. 일주일에 한두 번이라도 같이 즐길 수 있는 시간엔 꼭 함께 하려 합니다. 이 시간들이 서로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고, 대화거리를 많이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8. 생활에 유머가 넘치게 합니다. 

사실 이 부분은 100% 남편 덕분입니다. 처음 신혼 때는 매사에 장난만 치고 웃기기만 하려는 남편이 진중하지 못해 걱정이라 생각했는데, 지금은 결혼생활에서 진중함보다는 유머가 훨씬 더 낫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사실 결혼생활은 생각보다 재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유머와 웃음은 경직되기 쉬운 관계를 유연하게 하고 속상한 마음을 금방 풀어 줄 때가 많습니다. 그러니 배우자의 유머에 웃음으로 화답해주세요. 

 

9. 넘지 말아야 할 선은 넘지 않습니다. 

저희도 살다 보면 의견차이가 생기고 싸울 때가 있습니다.  싸울 당시에는 서로 냉랭하게 하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합니다. 그러나 서로간에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절대로 넘지 않습니다.  사실 부부는 서로의 약점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상대가 더 열받아 할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나고 미워도, 저희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은 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서로의 가족을 들먹인다 거나, 끝내자고 하거나 욕을 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화가나면 사실 무슨 짓이든 가능하지만,  그 이후에 내가 엎어논 상을 치우는 일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닌걸 서로가  너무 잘 알기 때문입니다. 

 

10. 진심이 담긴 ‘빠른 사과’를 합니다. 

같이 살다보면 의도치 않은 실수나 상처를 상대에게 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별거 아닌 것이라 치부하거나, 내 자존심을 세우느라 사과를 미루지 않습니다. 우리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또 내가 의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상대가 상처를 받거나 오해했다면 빨리 사과합니다. 진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저희를 보고 운이 좋았다 말하곤 합니다. 저렇게 잘 맞는 사람끼리 만나서 잘 사는 건 드문 일이라고.. 그러나 많은 분들이 우리가 우리 관계를 위해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하는지 안다면 깜짝 놀라실지도 모릅니다. 물론 저희는 은혜를 받고 복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살면 살수록 남편은 저에게 너무 딱 맞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변에도 보면  본인이 가지고 있는 그것이  은혜인 줄도 복인 줄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 안타까웠습니다. 나중에 후회하고 아쉬워 하는 것보다 내가 먼저 한발더 다가가고 서로 이해함으로,  내가 가지고 있는 은혜와 복을  충분히 누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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