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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부부관계

(부부치료상담/ 부부싸움) 불행한 결혼생활의 이유는 배우자 탓이 아닐수도 있다.

by art therapist (아트) 2020. 8. 10.

 

 

 

 

 

 

 

 

 

 

 

 

 

행복한 결혼생활은 왜 이리 어려울까?

 

몇 년 전 유명 연예인의 결혼이 화제였다.

결혼식 비용도 모두 기부하고 가족끼리 모여 조촐히 가족모임 형식으로 한다고 했다. 혼인신고도 의미 있게 부부의 날에 한 걸로 기억하고 있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몇억씩 들여가면서 결혼식과 신혼집을 장만한다던 요즘 한국 결혼식 모습에 비하면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두 스타의  이런 검소하고 의미 있는 행보가 난 참 이뻐 보였고 꼭 잘살았으면 했다. 

 

결혼이라는  진정한 의미는 모른 채, 결혼식이 마치 결혼인 줄 아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이 세상에서,  이 두 사람은 정말 결혼의 의미를 진지하게 고민한 사람들처럼 보였다. 이후 알콩달콩한 그들의 신혼생활 모습이 tv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마치 결혼장려 프로인 것처럼…

 

그러나 얼마 전 두 사람의 이혼이 한쪽의 폭로전으로 시작되어 인터넷에 도배가 되고 그 이후 안타깝게 두 사람의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다. 그러면서 아.. 정말 결혼이란 게 이렇게 힘든 거구나.

누가 봐도 서로 너무 사랑해 보였고 서로 아껴주는 것 같았는데 그 사랑이 3년을 채우지 못하다니…

 

나 또한 주변에 참 결혼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되고 알게 되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었다. 내가 관찰하고 공부한 경우에도 행복한 부부도 이유가 있고 반대로 많이 싸우고 힘든 부부도 공통점이 있더라. 이 부분만 이라도 개선하면 부부관계가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 글을 쓰게 됐다 

 

첫 번째는 가장 많이 보이는 공통점이 부부 사이에 의견 대립이 생겼을 때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부부였다.

 

그들의 전제는 나는 늘 옳은 사람이고 내 선택이 최선이라는 자기 착각에 빠진 사람들이 많았다. (이런 완벽주의적이고 경직된 사람들은, 그 나름의 심리적 이유가 있다. 그건 다음 기회에 나누는 걸로 ^^) 상대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자신의 기준에서 잘잘못으로 갈라서 상대를 정죄하고 비난하기 시작하더라.

 

그러니 자라온 환경과 타고난 기질이 다른 두 사람이 일상을 공유하고 삶을 나누는 부부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서로의 다름과 생각의 차이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만약 부부 중 한 사람이 이런 성향이 강한 경우, 배우자의 나쁜 습관과 행동을 뜯어 고치겠다는 일념으로 잔소리, 비교, 비난 폭격을 일삼기 일수이다.  그럼 한쪽에선 처음에는 받아주다 떨어나가거나 심리적으로 냉랭한 거리를 두고 사는 경우가 많았다. 만약 양쪽 다 이런 생각을 같이 공유하고 있다면 정말 매일 피 터지는 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 

 

두 번째로 많이 보이는 공통점이 참 서로 대화가 안되더라.

 

사이가 좋지 않은 부부들은 일상적인 대화 외에는 전혀 부부간에 깊은 대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 사람은 A 라 말하는데 다른 한쪽은 B라 알아듣고, 문제 해결보다는 자기 방어와 상대에 대한 비난만 오고 가더라. 그러니 아무리 잘해보려고 대화를 시작해도 5분도 안되서 싸움으로 끝나니 남편은 점점 회피하고, 도망가기 바쁘고 아내는 점점 기를 쓰고 좇아가거나, 점점 냉랭해지는 것을 많이 보았다. 대화가 안되는 관계이니, 서로에게 사과한다던지 용서하는 것도 없고 서로 간의 문제도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다. 그리고  또 하나  대화의 방식에서 주로 나타나는 큰 특징은 아내는 명령조이고 남편은 방어적이었다. 대화라기보다는 한쪽은 비난과 명령의 어투가 많았고, 그럼 배우자는 상대의 비난과 명령에 자신을 방어하기 급급하다가 대화를 아예 회피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니 결혼하고 일어나는 수많은 문제들, 시댁, 친정 문제, 육아문제, 사소한 집안일 문제, 직장문제 등등 하루에도 몇 번씩 일어나는 갈등들이 대화로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그냥 쌓이고만 있었다. 이렇게 되면 부부는 점점 쌓더미 같은 갈등을 두고 멀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세 번째는 원가족에서 심리적으로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경우였다.

 

원가족이라 함은 남편과 아내의 결혼하기 전 가족을 말한다. 우리 사회의 특성상 다른 유럽 국가나 미국처럼 자식이 어른이 되면 완전히 부모로부터 독립을 시키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래서 결혼하기 전까지 서른이 넘어서도 부모와 함께 사는 경우도 많고 결혼할 때 부모의 경제적 지원을 받는 경우도 많다. 그런 경제적 지원을 받게 되면  그게 시댁이던 친정이든 간에 완전한 독립이 힘들다.

 

 그리고 흔히 집집마다 문제없는 가정이 없기 때문에 부모 문제가 자식의 문제가 되는 경우가 흔하다. 그래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도 원가족부모의 문제나 형제자매의 문제가 그들의 일 순위가 되어 원가족에 끌려다니는 경우가 참 많더라. 부모님의 부부싸움의 중재자나 아픈 가족의 간병인등 이렇게 원가족의 해결사 역할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부부 둘이서만 살아도 생기는 문제들이 끝도 없이 있는데 거기에 원가족의 문제까지 합세하면 그 안에서 거미줄처럼 복잡한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갈등들은 끝이 없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배운 부모의 대화 습관, 부부싸움 모습, 문제 해결 방법들을 답습하는 경우도 많았다.  잘못된 건 알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본 대로 배운 대로 하는 부부도 참 많았다. 

 

네 번째는 서로 함께 즐거워하는 시간이 너무 적었다.

 

이 말은 부부가 함께 있어도 즐겁거나 유쾌하지 않았다. 함께 있는 시간이 재미있고 즐거워야 대화거리도 생기고 관계가 더 돈독해질 수 있다. 그러나 어떤 부부는  남편이 들어오건 말건, 아내가 무엇을 하든지 서로 너무 관심이 없었다. 정말 같이 사는 룸메이트나 사업 파트너 정도의 거리만 유지하고 있더라.  그러니 당연히 대화할 시간도 없고 서로 알아갈 시간이 없었고 그런 무관심한 시간이 쌓이면서 서로 점점 더 냉랭해지고 멀어졌다. 물론 이런 경우 오히려 눈에 보이는 싸움의 횟수는 적을 수 있다. 그러나 배우자 뭘 하든지 관심 없고 없고, 배우자와 함께 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이경우 오히려 그들은 심리적으로 이혼한 상태일지도 모른다. 

 

18년째 결혼 생활을 접어들며서, 사람에 대해 공부하면서 한 가지 크게 깨달은 것은 상대를 바꾸려고 하면 할수록 관계는 점점 꼬이더라는 것이다. 상대에게 비난의 손가락을 가리키기 전에 혹시 내가 먼저 바뀌어야 할 것이 있는 것이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내가 이 불행한 부부관계를 개선하는데 할 수 있는 나의 행동이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혹시 우리 부부도 이런 공통점들이 보이고 있다면 변화의 시작을 여기서부터 찾아보는 게 어떻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우리는 결혼을 사랑해서 했다. 그리고 사랑하겠다고 약속했다. 

헤어지는 부부들 대부분 이제 더 이상 배우자를 사랑하지 않는다 한다. 

그러나 결혼 생활을 하면서 에릭 프롬의 사랑의 정의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단순히 강렬한 감정만이 아니다. 

그것은 결의이고 판단이고 약속이다.” 

 

사랑해서 결혼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로 결단하고, 실천하기로 약속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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