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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인간관계

(부부상담치료/부모자녀교육) 애착심리학: 정서적 흙수저에서 탈출하는 방법

by art therapist (아트) 2020. 11. 24.

 

흙수저, 금수저란 말이 낯설지 않은 세상입니다. 한국에선 농담으로 자녀가 잘되려면 조부모의 재력과 부모의 정보력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 언젠가부터 진실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세상이  흘러가는 것을 보아도 물질이나 정보는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더 많이 가지고 누리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참 씁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재정적인 부분에서만 흙수저와 금수저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우리 인간관계에서도 정서적  흙수저와 금수저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물질적인 금수저보다 정서적 금수저가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질적 금수저는 부모가 아무리 재산이 많아도 자녀대에 와서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금방 사라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정서적 금수저는 그렇지 않습니다. 부모에게 안정적 애착과 돌봄 그리고 적당한 훈육과 바른 가르침으로 자란 자녀는,  그 안정된 정서를 기반으로 건강한 인간관계와 가정생활로 행복한 삶을 이루어나갈 확률이 정말 높습니다.  

 

 정서적인 흙수저로 자란 자녀들도 70-75% 이상은 부모의 부정적 관계의 대물림 현상을 겪습니다. 그래서 개인의 삶에서 우울증이나 불안, 공황장애 등의 심리질환을 겪기도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부부관계와 자녀관계에서도 이런 부정적 정서를 반복하기 때문에 다시 우리 자녀에게 흙수저를 대물림해줄 확률이 정말 높습니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악순환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금수저이든 흙수저이든 자녀에게 무조건 전달이 되는 것입니다. 

 

 

 

 저는 전형적인 정서적 흙수저였습니다. 그것을 알게 된 것은 제가 아동학을 전공하고 자녀교육을 배우고 부터였습니다. 저희 부모님의 자녀양육은 정말 건강하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너무  당연했습니다.  그분들도 그들의 부모에게 그렇게 배웠기 때문입니다. 전형적인 흙수저의 대물림이었습니다. 한국전쟁쯤에 가난한 부모 밑에서 모두 자란 저희 부모님은 그야말로 신체적 정서적 아동학대를 많이 당하셨습니다. 그 당시 전쟁 이후 생존이 우선이었던 폐허가 된 한국 상황에서 아이들의 정서니 애착이니 돌볼 여유는 당연히 없으셨습니다. 그래서 전쟁이 참 무서운 것 같습니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살아남는 것이 목적이 되면 때론 인간은 참 잔인해지기도 가혹해지기도 하거든요.

 

그렇게 자란 저희 부모님이 이룬 가정에서 건강한 부부생활이나 자녀양육이 될리 만무했습니다. 학교 문턱도 못 넘어본 저희 친할머니와 외할머니를 보고 자란 저는 미국에 와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땐 모든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대학도 못 다니고 다들 가난하게 자랐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러나 미국에 와보니 그 전쟁 때에도 여자들이 대학도 다니고, 대학원도 나오고 미국까지 온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때  같은 한국이라는 나라에 살았어도 물질적, 사회적, 정서적 차이는 집집마다 100년이 넘게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그들과 출발점이 완전히 다른 내 삶이 좀 억울하기도 했지만, 저라도 이 흙수저를 탈피해야겠다는 마음과 절대로 우리 자녀들에게 이런 부정적 대물림을 물려주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가정에 관해서, 부부관계, 자녀교육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결국은 심리학 공부까지 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같이 정서적 흙수저로 자란 성인들과 부모들을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사실 이 되물림은 단순히 내가 “ 우리 부모처럼 하지 말아야지” 하는 다짐만으론 바꾸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제가 만나본 대부분의 정서적 흙수저들의  모든 꿈은 “ 행복한 가정”이었습니다. 자신들은  어린 시절 한 번도 누려보지 못했기 때문에,  성인이 되고 난 후에 꼭 자신들은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꿈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그들이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고 가정을 꾸리고 살면서,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는 분들은 많이 보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하지 말아야 하는 건 알겠는데, 대신 달리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배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 앞에서 부부싸움을 하지 않아야 하는 건 알겠는데, 그럼 배우자와 갈등이 생길 때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그들은 본적도 배운 적도 없기 때문입니다.  화가 날 때 술 마시고 소리 지르거나 행패를 부리지 않아야 하는 건 알겠는데, 그럼 이런 속상한 마음을 어떻게 해소하고 풀어야 하는지 배운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가운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가, 결국에 본 대로 배운 데로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리곤 “ 나도 어쩔 수 없네.. 우리 부모와 같은 꼴로 산다고” 한탄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흙수저가 금수저가 되는 경우를 우리는 예전에 “ 개천에서 용난다”고 했지요. 그렇게  정서적 흙수저도 금수저가 될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아직 “ 용” 까지는  되지는 못했지만, 부모세대의 악습을 다행히 되풀이하지 않고 나름대로 재미있게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모든 정서적 흙수저들이 금수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사실 제가 블로그를 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제가 느끼는 정서적 흙수저가 금수저가 될수 있는 방법은 2가지입니다. >

  1. 다른 개천으로 가야 합니다. 나를 정서적으로 흙탕물을 만드는 개천을 벗어나 , 나를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개천으로 가야 합니다. 거기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들과 교제하고 사랑을 다시 충분히 받으면 회복이 됩니다. 그래서 사실 결혼이 정말 중요합니다. 나는 흙수저로 자랐지만 정서적으록 건강하고  안정된 가정으로 접붙임이 되면 나의 자존감과 상처가 많이 회복됩니다. 그러나 사실 이 경우는 정말 운좋아야 합니다. 정서적 흙수저인 사람들의 치명적이  약점이 비슷한 사람에게 끌리고 만날 확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자신들의 자존감이 낮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식으로 회복되는  경우는 정말 흔치 않습니다. 그래서 결혼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를 아껴주는 친구, 종교모임, 동호회 등과 같은 좋은 모임과 꾸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2. 정말 건강하고 사랑받고 자란 배우자를 만나 가정을 꾸리는 것이 사실 쉽지 않은 현실에서, 우리가 용이 될수 있는 방법은 사실 교육밖에는 없습니다. 예전에도 많은 개천에 용 난 인물들은 대부분 미친 듯이 공부했던 것처럼 입니다. 내가 공부가 필요하고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기 위해선, “ 내가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 나는 인간관계나 부부관계 자녀교육에 대해서 새로 배워야 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러나 많은 흙수저들이 그냥 편안하게 나의 미래가 금수저로 바뀌길 원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내가 본적도 들은 적도 배운 적도 없는 것이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내가 공부와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으려면, 내가 무엇이 필요하지 먼저 정확한 진단과 판단이 필요합니다.  많은 분들의 경우 자신이  정서적 흙수저 인지조차 인지하거나 인식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자녀를 사랑하고 잘해 주려고 하지만, 모든 부모들이 “ 옳은” 자녀양육을 하지는 않습니다. 때론 그들이 사랑이라고 하는 행동들이 자녀들에게 “독(Toxic)”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나 또한 그런 부모의 행동 때문에 병들었을 수도 있다는 것은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 과정은 부모를 원망하고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치료를 위한 진단과정이라 생각해야 합니다. 사실 우리의 부모들도 그것이 독이란 걸 모르고 행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이 “Toxic Parent/ 독친”에 관한 부분과 불안정 애착 인간관계 부분은 최성애, 조벽 박사님의 책"정서적 흙수저, 정서적 금수저” 에서 발췌했습니다 

 

독친(Toxic Parents) 부모의 유형입니다. 

 

1. 자녀에서 부모의 정서적 신체적 돌봄을 요구한다. 밥차리기. 아플 때 돌봐주기, 화 풀어주기 등…

2. 부모의 감정만 우선이고 자녀의 감정은 무시하거나 거부한다. 

3. 자녀에게 부부나 가족 간의 비밀을 공유하고 거짓말을 시킨다. 

4. 돈으로 자녀를 조종하거나 돈으로 죄책감을 유발한다. "너 키우느라 힘들어서 골병이 든다." 

5. 자녀가 자라는 것이 시기하거나 막는다. 자녀를 여전히 내품의 새끼처럼 취급한다. 

6. 자녀의 개인적인 경계(바운더리)를 존중하지 않고 침범한다. 

7. 자녀에게 외모, 성적 등으로 끊임없이 잔소리, 비난, 질책한다. 

8. 수동적인 공격, 화를 낸다. 말을 하지 않거나 무표정으로 대응한다. 

9. 자녀가 부모를 공포스럽게 느낀다. 

 

이런 독친 부모에게 자란 성인들은 부모와의 불안정한 애착으로 다른 인간관계에서도 이런 불안 애착을 드러냅니다. 

 

첫 번째는 정서적으로 누군가와 “완전한” 결합을 원하는 불안-집착형이 있습니다. 자신이 원한 완전한 인정과 수용을 원해서 누군가에서 조건 없는 사랑과 수용을 원합니다. 그래서 이런 유형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집착하고 소유하려 합니다. 그리고 나를 그렇게 수용하지 않지 못하는 사람은 사랑이 아니라 착각합니다. 그러나 사실 어떤 관계에서도 이런 관계는 건강하지 못합니다. 모든 인간에겐 건강한 독립심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로 많이 보이는 흙수저의 유형은 독립심과 무심함으로 위장하고 하는 일축/거부-회피형입니다. 이들은 부모가 돌봐주고 공감해주는 경험이 전무해, 스스로 자신을 돌보고 책임져야 했기 때문에 누군가를 돌봐주고 챙겨주는 것이 힘든 유형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독립적으로 스스로 일은 알아서 처리하는 능력 있는 사람 같지만 사실 마음의 여유는 전혀 없고 관계에선 방어나 거부로 상처 받을 일을 전혀 만들지 않는 외톨이들입니다. 제가 전형적으로 이 유형에 속했습니다. 이 유형의 경우는 사회적으로는 오히려 독립적이고 똑 부러진다는 소리를 듣기 때문에 자신이 심리적 문제나 상처가 있다는 것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지막은 친밀한 관계를 너무 원하지만 너무 다가오면 두려운 공포-회피형입니다. 이 유형은 어떤 관계에서도 양가감정, 너무 사랑하고 싶지만 또 너무 두려워 마음에 이랬다 저랬다 하는 유형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복잡한 마음이 잘 정리가 되지 않아 다른 이들에게 오해를 많이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마음을 주는 듯했다가 다가가면 도망가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내가 이 세 가지 유형 중에 속하는 것이 있다면, 아마 내가  많이 아팠고 외로웠다는 증거입니다. 그리고  이제 나와 나의 가족을 위해서 변화를 시도해야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 변화의 시작은 나의 상태를 인정하고 책이나 세미나 등으로 새로운 방법을 배우고 또 좋은 사람들과 건강한  교제를 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는 않습니다. 

 

저야말로 호기롭게 이 흙수저의 되물림을 끊어버리겠노라 했지만, 남편과 살면서, 또 세아이를 키우면서 끝도 없이 나오는 나의 상처와 분노 그리고 부정적인 습관들 때문에 얼마나 좌절하고 울었는지 모릅니다. 지금의 제 글과 사는 모습만 보시는 많은 분들은  사실 저희 가정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행복해 보인다며 말을 해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제 상처를 열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이 울고 괴로워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따뜻한 남편과 신앙이 없었다면 정말 힘들었을 것입니다.   솔직히 포기하고 싶었던 것도 많았습니다.  내가 들은 대로 익숙한 대로 내뱉어 버리고 행동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러지 않으려고 죽을힘을 다했습니다. 죽어도 제가 어린 시절 경험한 이 정서적 허기짐을 내 사랑하는 아이들에 물려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정서적으로 본인이 흙수저라고 느끼신다면, 저는 일단 위로 말을 해드리고 싶습니다. 어린 시절 받았던 억울함이나 비난이나 무시는 그 당시 성숙하지 못했던 어른들의 잘못이라고 말해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잘못이 절대 아닙니다. 그러나 이제 내가 공부하고 새로 배우지 않으면 나의 그 아픔은 대물림된다는 것은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우리가 어릴 땐 피해자이기만 했지만, 어른이 된 우리는 가해자도 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힘들고 어렵지만 그 되물림은 충분히 멈출 수 있습니다. 그래야 어른이라 생각합니다. 내 마음속의 얼어버린 그 어린아이를 키우는 것이 나의 배우자와 자녀를 사랑하는 지름길입니다.  물질적으로 금수저를 물려줄 수는 없지만, 정서적으로 모든 아이들에게 금수저를 물려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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