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다 보면 가장 힘든 것이 어디까지 자유를 주어야 하고 어디까지 훈계하고 제한해야 할지 어려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아이들의 독립성, 자율성, 창의성을 위해선 자유를 더 많이 주어야 할 것 같지만, 사회의 한 일원으로 분명히 지켜야 할 규칙이 있고 배워야 할 삶의 태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양육은 이것이 정답이다라고 할 만한 정확한 가이드는 힘듭니다. 왜냐하면 가정마다 부모의 기질과 아이들의 기질이 틀리고 또 가정의 문화, 삶의 가치들이 다 틀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부모의 훈육과 아이들의 자유, 둘 다 포기할 수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각자 자기 자녀에 맞는 양육 방법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 중간의 경계를 정할 때 고려해야 할 상황이 있습니다.
1. 자녀들의 발달과 기질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 아이들이 어릴경우는 사실 부모가 대부분 챙겨주고 도와주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생깁니다. 따라서 아이들이 성장하면 할 수록 자유와 선택권을 많이 주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입니다. 그러니 부모는 나의 아이의 발달이 지금 어느 정도를 할수 있는지 알아야 하고 그에 맞게 스스로 할 수 있게끔 아이들을 격려하고 응원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스스로 씻고 옷을 갈아입는 것쯤은 발달에 문제가 없는 아동이라면 누구나 할수 있습니다. 그런데 4-6 학년 아이들을 샤워를 시켜주고 옷을 챙겨주는 것은 아이들의 자율성에 그리 건강하지 않습니다. 심한경우 마마보이 파파걸이 될 수 있습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은 발달 연령에 맞게 그 또래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것들은 스스로 할 줄 아는 아이들이 자율성, 독립성이 자랍니다.
또한 기질에 따라 아이들의 반응이 천차만별입니다. 어떤 아이들을 뭐든 스스로 주체적으로 하려고 하는 아이들이 있고 어떤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무조건 의지하고 기대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도전적 성향의 아이들은 그들의 도전성이 위험한 행동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경계를 주는 것이 필요하고, 의존적이 아이들은 스스로 맡은 일을 끝낼수 있게끔 격려하고 기다려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자녀의 발달상태나 기질을 제대로 알아서 그에 맡는 경계와 자유를 허락해 주어야 합니다.
2. 자녀를 향한 부모의 기대가 너무 높거나 낮지는 않은지 확인해야 합니다.
: 위의 발달단계의 연장선상에서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너무 과도한 기대 혹은 너무 낮은 기대를 할때가 많았습니다. 많은 부모들이 생각보다 아이들에게 너무 높은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실 두 살 이전의 아이들에게 훈육이랍시고 혼내는 것은 보통, 부모의 말도 안 되는 기대나 인내심 부족인 경우가 많습니다. 정인이 양부모처럼요. 또 다른 예를 들자면,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에게 밥 먹는 동안 밥 한 톨도 흘리지 말고 먹어야 한다거나, 자고 난 뒤에 침대를 정리하고 방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아이들의 발달을 너무 모르는 부모들의 큰 착각입니다. 더 나아가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몇 시간씩 꼼짝도 하지 않고 공부에 집중하길 바라는 것 또한 너무나 큰 기대입니다. 따라서 이런 것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아이를 야단치는 것은 사실 훈육이라고 하기보다는 학대에 가깝습니다.
사실 요즘은 반대의 경우도 많습니다. 아이들이 하고 싶다는 것을 다 해주고 싶은 부모님들이 많아서 사달라는 장난감이나, 먹고 싶은 간식은 무조건 허락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청소년이 된 아이들임에도 불구하고, 부모가 자녀들의 방도 치워주고, 봉사도 대신 가주고 라면 하나도 스스로 만들어 먹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애들이 뭘 제대로 하겠냐뭐요.. 이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자제력, 인내심, 독립심을 배우기 힘듭니다. 이런 아이들이 세월이 흘러 성인이 되었다고 갑자기 독립적이고 자제력과 인내심이 뛰어난 성인이 되지는 않습니다. 이런 성인들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는 참 괴로울 것입니다. 건강하고 독립적인 성인으로 키우기 위해선 그에 합당한 훈련의 세월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3. 부모의 인내심 부족이나 완벽주의 성향이 높지는 않으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특히 아이들은 한번에 배우는 존재들이 아닙니다. 때로는 수십 번 수백 번 반복하며 일러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때론 부모들의 인내심 부족이나 완벽주의 성향으로 아이들을 다그치거나 아니면 아예 아이들에게 도전해볼 기회를 빼앗아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이 처음에 빵이나 쿠키를 만들때 부터 완벽한 정리정돈과 완벽한 빵과 쿠키를 완성하기를 바라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런 뒷정리나 인내심의 부족으로 아이들을 훈육이라는 명분으로 다그치거나 아예 기회를 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숙제를 제때 하는 것이나, 스마트폰 사용 훈련도 처음부터 부모의 규칙을 완벽하게 따르는 아이들은 거의 없습니다. 조금씩 다 실수하고 잘못하면서 배워갑니다. 그러나 그 과정을 부모가 참지 못하고 인내하지 못해서 강압적인 훈육을 하거나 통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의 경계안에서 자녀들에게 자유를 허락하는 방법>
스스로 독립하여 자신을 책임지는 성인이 된 자녀를 제외하고는 무조건적 자유나 무조건적 통제란 없습니다. 따라서 부모는 타협할 수 있는 것과 타협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해야 합니다. 누군가의 안전이나 건강문제 등의 중요한 문제는 타협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마다 다른 취향이나 관심사는 분명히 조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건강한 양육은 부모의 철학이 있는 큰 틀안에서 아이들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부모의 큰 틀은 단순히 부모의 말을 잘듣는 말 잘 듣는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고 독립적인 어른으로 자라나게 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 가르쳐야 할 바를 부모는 반드시 가르쳐야 합니다. 그것이 훈육입니다. 따라서 아이들은 자라나면서 책임감, 자기 절제, 배려 등등의 중요한 인성, 삶의 태도를 부모로 부터 배워야 합니다. 따라서 부모는 늘 그 틀 안에서 아이를 어떻게 훈육해야 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숙제를 마치는 것은, 숙제를 다 끝내는 것이 착한 아이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학생으로서 해야 할 일을 끝내는 책임감을 키우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숙제를 하고 안하고의 문제를 아이에게 자유로 주어서는 안됩니다. 그러나 아이에게 언제 숙제를 하고 언제 끝낼 것인지에 대한 선택은 줄 수 있습니다. 이런 별것 아닌 선택권만으로도 아이들의 자율성은 발달합니다.
다른 예로 스마트폰에 대한 사용도 마찬가지 입니다. 스마트폰을 통제하는 것은 자녀들이 자기절제력배워야하고 아이들이 중독이나 다른 디지털 범죄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함입니다. 따라서 부모가 반드시 스마트폰에 대한 통제권을 가지고 있어야하고 위험성을 아이들에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단순히 우리 아이는 착하니까 잘할 것이다 라는 막연한 믿음이나, 부모의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태도, 혹은 아이들의 매 일분일초를 통제하는 것도 훈육이 아닙니다. 아이들과 하루 적정량을 상의한 후에 언제 얼마큼 사용할지는 아이들에게 선택을 주는 것이, 한계 안에서 자유를 허락하는 것입니다. 하루에 4시간을 하기로 했다면 그 4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아이들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규칙 안에서 선택권을 주어도 아이들은 그 규칙을 범하고 싶어 합니다. 그것은 모든 인간의 본성입니다. 우리 아이가 나쁘게 때문에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10번이고 100번이고 일관적인 태도로 훈육하는 것이 건강한 양육방법입니다.
개인적으로 아이들에게 많은 선택권과 자율성을 주는 양육방법을 선호합니다. 제 자녀교육의 목표는 건강하고 자주적인 성인으로 키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주적인 성인이 되려면 부모와 떨어져도 혼자 스스로를 돌보는데 큰 불편이 없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어릴 때부터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하게끔 내버려 두는 편입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의 실패와 어설픔을 인내하고 지켜봐야 하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또한 저에게도 분명히 아이들에게 훈육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제 양육의 철학과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책임감을 가지는 것, 자신의 삶을 절제하며 검소하게 사는 것, 배우고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완벽보다는 성숙한 사람이 되는 것, 사회의 일원으로 배려하고 섬기는 삶이 되는 것 등등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 기준에 따른 한계와 훈육이 있고 그 안에서 아이들에게 선택을 허락하는 편입니다.
자녀가 어떤 어른으로 자라길 원하십니까? 그 안에 부모로서 훈육해야 할 것과 아이들에게 주어야 할 자유의 기준이 분명히 보이시리 생각합니다. 자녀양육이 어려운 것은 어쩌면 때론 자녀의 발달과 기질을 이해하지 못해서, 혹은 내 자녀교육 철학이 불분명해서 일 때가 더 많습니다. 자녀를 바라보시면서 이 아이가 혼자되었을 때, 어떤 성인으로 어떻게 자라나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길 원하는지, 그 안에 이 문제의 답이 있으시라 생각합니다. 훈육도 자율성도 모두 놓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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