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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가 되는 예술/미술

(미술의힘/관찰력) 미술이 관찰력을 키워주는 이유

by art therapist (아트) 2020. 9. 26.

 

 

7년전 인물화시간 숙제였네요. 지금은 이렇게 그릴수 있을지 의문이긴 합니다. 그림을 안그린지가 오래되어... 

 

 

 

오늘 아침 페이스북에 7년 전 저의 메모리 사진첩에 올라온 사진입니다. 이 그림을 보면 보통 모두들 저에게  '와 진짜 금손이다'라고 말합니다.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들에게 금손이라 칭하는 건 부분적으론 맞습니다. 손이 야무진 사람들이 있긴 합니다.  그러나 사실 그림을  그리는 작업의 시작은 손이 하는 것이 아니라 눈이랑 머리가 하는 것입니다. 눈으로 잘 보고 머릿속에서 그려질 대상이 제대로 분석이 되면 종이로 자연스럽게 옮겨지게 됩니다. 그래서 손이 없는 사람 중에도 발이나 입으로 그리는 화가들이 있는 것입니다. (물론 그분들은 입이나 발을 손처럼 움직이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하시는 대단한 분들입니다.) 우리가 그림이 어려운 이유는 머릿속에 사물이 분석, 정리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시물은 입체인데 종이는 평면이니까요.

 

 

 

그림을 실제처럼 그리고 싶다면, 이런식의 원근법 수업을 꼭 들어야 합니다. 이건 구글 이미지에서 간단히 찾았습니다. 
한 10년도 더 된 원근법 수업을 들을때 그렸던 저희집 거실입니다. 이 그림을 작업실에 너무 오래 방치했더니 비가 새는 바람에 종이가 많이 젖었습니다. 

 

 

그래서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해서 원근법을 꼭 알아야 하고 원근법과 투시법에 따른  평면이 아닌 입체모양을 그리는 것을 배워야 합니다. 이 부분은 거의  과학과 수학에 가깝습니다.  또한 인물을 잘 그리기 위해선 해부학도 알아야 하고요. 저도 인물 그림을 배울 때 정말 사람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뼛속 깊이 근육 하나하나까지 배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거기다 명암을 넣고 색깔을 넣는 것은 좀더 복잡해지고 어려워 집니다.  그러나 어쨌든 기본은 관찰입니다. 그래서 사람이든 사물이든 입체적으로 총체적인 각도에서 관찰하고 배웠기 때문에 사실 훈련된 화가들은 종이에 실제 사물과 똑같이 그릴 수 있습니다. 물론 똑같이 그림을 그리는 것이 화가의 자질이라던가 그림의 목적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런  훈련은 창의력과 다른 일을 할때에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그림을 그리는 순서가 이런 복잡한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그림을 그리면 관찰력과 집중력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미술해부학시간에 그린 갈비뼈(?) 측면이네요. 정말 이시간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뼈라는 뼈는 다 그려 봤어요^^
이렇게 사람을 뼈속까지 공부하고 원근법을를 다 배우고 나면 사람다운 사람을 그릴수 있습니다. ^^누드화 시간에 그린 그림이네요

 

 

어릴때  부터 그림에 대한 갈망이 있었습니다. ( 왜 그당시 부모들은 그렇게 음악과 미술을 싫어하셨을까요?) 그래서  결혼을 하고 애를 낳고 뒤늦게 그림 공부를 시작하고 그렇게 10년 넘게 공부했지만, 사실 지금은 그림을 못 그린 지 오래되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 인생에 그림을 공부한 것을 너무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직업적으로 큰 성과는 이루지 못했지만 제 삶에서 여러 가지 좋은 밑거름과 장점이 되어주거든요. (그리고 언젠가 다시  그림이라는 칼을 빼어들 날이 오기를 기다리며 한쪽 마음에 품고 있습니다.) 특히 그림 공부하면서 배운 관찰력은 일상생활 전반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림그리는 작업은 손의 협동작업이 일어나는 순간이라 집중을 하지 않으면 해낼수 없기 때문에 집중력도 많이 키워줬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소위 흔히 말하는 몰입의 경지도 경험해 보구요. 특히  지금은 상담 할 때  내담자의 미묘한 표정의 변화나 행동의 변화 등을 찾아내는 데 이 집중력과 관찰력이 많이 쓰입니다. 

 

상담자로서 필요한  기술중 하나가 "티 안 나게" 내담자를 관찰하는 기술입니다. 저도  상담하는 아이들이 제 방에 들어올 때  정말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야말로 한 번에 스캔을 합니다. 사실 사람의 외모가 그의 심리상태를  말해줄 때가 많거든요. 제대로 씻고 다니는지, 또래에 비해 너무 작거나  말랐는지,  멍든 곳은 없는지, 손톱을 물고 뜯은 흔적은 없는지,  머리는 정리정돈이 되었는지, 옷이 많이 해어지거나 맨날 똑같은 옷만 입고 다니는 건 아닌지,그리고 말할 때 어떤 습관이나 행동이 있는지, 어떤 단어를 반복하는지 등등  상담을 하는 동안은 저의 눈과 귀가  내담자에게 온통 집중해야만 하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고도의 집중력과 관찰력이 정말 필요하고 저는 그림을 공부한 덕분에 어떤 면에선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 관찰력은 우리의 정서를 훨씬 풍부하게 하고 다른 이를 더 잘 이해하게 해주는 좋은 방법입니다. 그래서 계절의 변화를 감지하고 지나가는 들꽃에게도 관심을 바라봐주고 하는 사람들이 감수성도 더 풍부합니다.  또한 사실 우리 자녀와 배우자를 잘 관찰하다 보면 이해 되지 않았던 부분들이 이해될때도 있습니다. 

 

미술 수업에서 관찰력을 발달시키기 위해서 수업시간에 참 기상천외한 수업을 많이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는 사실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은 시간들도 있었는데, 지나고 보니 제 눈과 뇌를 협동시키고 조절하는 능력을 키우느라 한 활동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종이를 한 번도 보지 않고 사물에만 시선을 둔 채 그림 그리기, (정말 눈이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한마디로 손은 그냥 눈이 따라가는 데로 그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쓰던 손이 아닌 반대 손으로 그림 그리기, 사물을 한 10초만 보여주고 기억나는 대로 그리기. 30초 만에 인물스케치 하기, 10분 만에 인물 페인팅하기, 혹은 종이를 목탄으로  완전히검정 바탕을 만든 다음 지우개로 지워내면서 그리는 것입니다.  듣기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이 수업들은 정말로 내가 익숙한 데로 보던 세상을 달리 보게 해주는 과정이었습니다. 이런 익숙함을 비트는 과정을 반복했기에 생각의 전환을 주고 관찰력을 향상시키지 않았나 싶습니다. 

 

 

10분안에 그리는 인물동작 페인팅이였습니다. 이 연습은 중요한 부부만 빨리 캐치할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그림을 공부한 덕분에 저는 관찰력이  다른 사람에 비해 날카로워지긴 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복잡한 과정이 아니더라도 관찰력은 얼마든지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관찰력의 시작은 사물이나 상대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하니까요. 요즘 같은 계절, 주변에 흩날리는 나뭇잎의 모양이나 그 안에 몇 가지  색깔이 들어있지 찾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자녀와 배우자의 얼굴도 한번 자세히 쳐다보세요. 우리가 몰랐던 부분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뭐든지 자세히 보아야 아름다운 거거든요.

 

 

벌써 낙엽이 지는 계절이네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정말 다양한 무늬와 색깔을  찾을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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